서해안의 보석, 천리포수목원

바닷길과 접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

작성일 : 2020-08-07 16:02 수정일 : 2020-08-07 16:42 작성자 : 이상희 기자

충남 태안반도 서북쪽 천리포 해안가에 자리한 천리포 수목원은 서양인 최초로 한국에 귀하한 미국인 칼 밀러(Carl Ferris Miller) (한국 이름은 민병갈(閔丙渴))원장에 의해 조성됐다. 그는 천리포 해안가에 있는 척박한 땅 18만 평을 구입하여 1만 6천여종의 식물이 자라는 세계적 수준의 수목원을 세워 평생을 한국의 식물자원 연구 등에 이바지 했다.

  사진 이상희 기자

천리포수목원은 2000년에는 국제수목학회에 의해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선정되었다. 2009년 3월 일반에 공개되기 전 천리포수목원의 별명은 ‘신의 비밀정원’으로 허락을 받은 식물연구자나 후원회원만이 출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천리포수목원의 수종은 경기도 포천 강릉 숲의 국립수목원보다 더 많은데, 대표적인 수종으로 목련이 700여종, 호랑가시나무 600여종, 동백나무 500여종, 무궁화 300여종, 단풍나무 250여종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환경부는 2006년 천리포수목원을 가시연꽃, 노랑무늬붓꽃, 망개나무, 매화마름, 미선나무 등 멸종위기종 5종의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했다.


사진 이상희 기자

매표소를 지나 수목원 입구에 들어서면 각종 식물을 판매하는 화원이 자리하고 있다. 화원 뒷문으로 나가면 식물원으로 가는 산책길이 이어진다. 산책길을 따라 걷다가 모퉁이를 돌아가니 왼쪽으로 시원한 바다가 펼쳐진다. 테라스처럼 만들어진 공간에서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 바다뷰를 감상하며 망중한을 즐기는 모습이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비현실적인 느낌이다.

해변가에 접한 산책길을 따라 걸으며 바라보니 넓은 해변에서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는 모습도 보인다. 장마철이라 그런지 한산하다. 수목원과 바다 풍경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천리포수목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이라는 슬로건에 걸맞는 멋진 풍광을 갖고 있다.


해변길에서 벗어나 수목원으로 들어가는 계단을 올라가면 천리포 수목원을 만든 민병갈선생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한국의 자연에 심취하여 1970년부터 시작한 나무 심기는 30여 년 만에 척박하고 해풍이 심한 천리포 민둥산을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탈바꿈시켰다. 나무를 존엄한 생명체로 보고 인간이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닌 오로지 나무를 위한 수목원을 가꾸는 일에 정성을 쏟았다.

외국분이 타국에 와서 이렇게 아름다운 수목원을 만드는데 일생을 바쳤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생전에 선생은 3백년 후를 바라보고 수목원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나의 미완성 사업이 내가 죽은 뒤에도 계속 이어져 내가 제2조국으로 삼은 우리나라에 값진 선물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속담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했는데 민병갈 선생께서는 대한민국 국민과 후대손들에게 천리포수목원이라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보물’을 남겨주었다.

 
사진 이상희 기자

수목원은 밀러가든, 에코힐링센터, 큰골, 낭새섬, 목련원, 침엽수원, 종합원 등 7개구역으로 나뉘는데 일반 관광객에게 개방된 곳은 밀러가든과 에코힐링센터 일부이다. 그럼에도 두 시간 정도는 할애하여야 충분히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넓다. 천리포수목원은 국내 수목원 중에서도 그 종류가 많기로 손꼽히는 곳답게 사방을 둘러서 온갖 종류의 꽃과 나무들이 풍성하게 자라고 있다. 특히 수국과 나리꽃이 많이 자라고 있었는데 바닷가 근처 기후조건이 잘 맞는가 보다.


천리포 수목원은 목련과 수국이 절정인 초봄과 초여름에 가장 방문객이 많지만 사계절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다. 인근의 만리포수해수욕장과 함께 일박이일 패키지 여행코스로 올 여름 휴가지 버킷리스트에 추가해 볼것을 추천한다.

 

 

 

 



이상희 기자 seodg10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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