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게 밥 떠먹여주는 사람

내 자녀 길들이기

작성일 : 2020-10-12 10:43 수정일 : 2020-10-13 09:12 작성자 : 이용만 기자

TV 프로그램 가운데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 중 한 프로그램에서 ‘개에게 밥 떠먹여 주는 사람’이 방영되었다.

 

끼니때가 되면 개가 소파에 벌렁 드러누워 있고 주인인 아주머니가 개밥을 가지고 와서 떠먹여 주는 것이다. 참 별난 일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느냐고 물었더니 개가 병이 나서 밥 먹을 기운마저 없어 소파에 뉘이고 밥을 몇 번 떠먹여 주었더니 그 후로 버릇이 들어서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끼니때가 되어도 밥을 떠먹이지 말고 내버려두면 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계속하여 밥을 안 먹고 버틴다는 것이다. 얼마 정도 안 먹여보았느냐고 물으니 하루를 그렇게 하다가 불쌍해서 밥을 떠먹여 주었다는 것이다. 그 후로는 포기하고 아예 밥을 떠먹여 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몇 사람의 의견을 물었더니 이구동성으로 ‘미친 짓’이라는 것이다. 그런 쓸데없는 일을 왜 하느냐는 것이다. 그 여자가 잘 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하루가 아니라 이틀이고 사흘이고 굶기면 제가 알아서 밥을 먹는다는 것이다.

 

문득, 우리도 개에게 밥 떠먹여주는 그런 일을 하고 있지는 않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자녀교육에 있어서 그런 일을 하고 있지는 않는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침마다 자녀를 깨워주는 사람, 그리고 입고 갈 옷과 양말을 챙겨주는 사람, 학교와의 거리가 멀지도 않는데 매일 차를 태워서 등교시키는 사람, 학원에 가는 시간을 매일 알려주는 사람, 그리고 대학생인 자녀 방을 청소해 주는 사람, 환갑을 넘긴 남편의 밥을 끼니마다 챙겨주는 사람….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개에게 밥 떠먹여 주는 사람이다. 서로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가능하면 빨리 저 혼자서 하도록 길들여야 한다. 자녀에게 그렇게 뒷바라지 하다가 결혼을 하면 누가 그 일을 해줄까? 서로 자기에게 해달라고 하면서 미룰 것이 아닌가. 장가를 보낸 아들집에 갔다가 며느리는 가만히 있고 아들이 주방일을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사람도 있다.

 

‘내가 아들을 어떻게 키웠는데, 나한테는 손끝 까딱도 않더니…….’

 

배신감마저 들더라는 것이다. 누가 잘못한 것인가. 개에게 밥 떠먹여 주는 사람은 개가 잘못한 것인가, 사람이 잘못한 것인가.

 

다시 한 번 개에게 밥 떠먹여 주는 일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일이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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