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午砲) 소리 들려주던 오수의 망대(望臺)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제188호

작성일 : 2021-06-10 15:18 수정일 : 2021-06-10 16:16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전라북도 임실군 오수면 오수리에는 시계가 없던 시절 정오를 알려주기 위하여 오포소리 들려주던 망대가 지금도 남아 있다.

 

아련한 옛날, 정오가 되면 “오~~~” 하고 울려주던 사이렌 소리

시계가 없던 그 시절엔 들에서 일을 하다가 오포소리가 나면 점심밥을 먹으러 집으로 들어갔다.

오수의 오포 소리는 오수뿐만 아니라 주변의 지사, 삼계 성수와 장수군 산서, 남원의 덕과와 사매, 그리고 순창군 동계까지도 들렸다.

 

오수에 있는 망루는 지금부터 80년 전인 일제강점기 때인 1940년 무렵 붉은 벽돌을 수직 원통형으로 쌓아올려 망루 위에 육각형의 망대를 두었으며 높이가 12m에 이른다.

원통형 안쪽으로 벽을 따라서 빙 돌아가면서 철제계단을 만들어 망대에 오를 수 있게 하였으며 육각형의 망대에는 6개의 각 면마다 밖을 내다볼 수 있는 개구부를 만들어 사방을 조망하고 감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망루의 위쪽인 망대에는 사이렌을 설치하여 매일 정오에 한낮임을 알려주는 오포의 역할을 하였다. 뿐만 아이라 주변 지역의 산불을 감시하였으며 비상시에는 위급상황도 사이렌을 울려 알려주었다.

 

해방 후에는 치안 유지를 위해 정오뿐만 아니라 통행금지가 시작되는 밤 12시와 해제되는 새벽 4시에도 사이렌을 울려 알려주었다.

한국동란 때에는 근처의 빨치산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경계하는 수단으로도 쓰였다.

망루 아래에는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제188호”라는 안내판이 새겨져 있다.

 

“오포(午砲)”는 대포의 일종이다. 낮 12시가 되면 시간을 알려주기 위해 멀리까지도 들릴 수 있는 대포를 쏘았다하여 오포라고 했으며 그 후 대포 대신 사이렌이 울렸는데 그대로 오포라고 불렀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천기상대에서 정오를 알리기 위해 쏜 대포가 오포의 시발점이었다. 나중에는 대포 대신 사이렌을 울렸다. 12시가 되면 “오~~~” 하는 사이렌 소리가 1분 정도 들렸고 사람들은 들에서 일을 하다가 허리를 펴고 사이렌 소리가 끝날 때까지 서서 사이렌 소리를 들었다. 이때부터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점심을 먹으러 집으로 들어갈 준비를 했다.

당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소리를 가장 멀리까지 전할 수 있는 방법과 수단이 바로 오포였던 것이다.

 

오수의 오포소리는 다른 지역의 오포소리와 다른 점이 있다. 오수는 기차역이 있어서 기차가 역 가까이 와서는 기적을 울렸는데 그 기적소리가 멀리 십 리,이십 리까지도 들렸다. 특히 밤이나 비 오는 날은 더 잘 들렸는데 때로는 덜커덩거리는 기차 바퀴소리까지도 들릴 때가 있었다.

오수에서 들리는 기차의 기적소리와 함께 들려왔던 정오의 오포소리는 멀리 멀리 퍼져 오수의 소리가 되었고 더 멀리 퍼져나가라고 높은 망루를 만들어 그 위에서 울렸던 것이다. 그 망루가 지금까지 근대문화유산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주변을 정리하지 못해 망대 옆에까지 물건들이 놓여있어 망대의 주변을 가리고 있다는 점이다. 망대를 관리하고 있는 기관에서는 망대 주변을 흙밭으로 놓아두지 말고 잔디를 심고 꽃을 심어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다운 면모를 갖추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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