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쓰기로 시작하는 글쓰기 공부

완산노인복지관 완산문예반

작성일 : 2021-07-05 05:56 수정일 : 2021-07-05 08:45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수많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소설보다 더 많은 사연들을 안고 살아온 사람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이 세상을 떠나버리면 어떻게 될까?

그 사람이 간직하고 있던 이야기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죽기 전에 한 줄이라도 내 이야기를 써놓자고 모인 사람들이 완산복지관의 ‘완산문예반’ 사람들이다.

 

전주시 완산동 초록바위 아래 자리 잡고 있는 완산복지관은 양지복지관의 분점으로 2017년 1월에 개관하여 지금까지 완산동과 서학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전주 시내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통하여 각자의 취미와 기호에 따라 학습하고 기능을 익히는데 기여하여 왔다.

 

그중 하나로 개설된 “완산문예반”은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글로 나타낼 수 있는 글쓰기반 동아리 활동으로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를 글로 써놓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글공부를 하는 곳이다.

 

 

이곳에는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가입비나 회비도 없다. 수강생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동아리다. 또한 처음부터 글을 써야 하는 것도 아니다. 와서 서로 이야기하고 글을 읽다 보면 나도 글을 써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때에 글을 써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한 줄 쓰기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일기 쓰기다. 내가 했던 일을 그대로 쓰는 것이다.

“나는 어제 산책을 했다.”

“나는 어제 시장에 갔다.”

“나는 어제 친구를 만났다.”

이렇게 한 줄만 쓰는 것이다.

이렇게 쓴 글을 버리지 말고 책상 서랍을 한 칸 비워놓고 거기에 넣어두는 이다. 그리고 다음 날 꺼내어 한 줄을 더 쓰는 것이다.

“나는 어제 산책을 했다. 전주천변을 걸었다.”

쓴 글을 다시 책상 서랍에 넣어 둔다. 다음날 다시 꺼내어 한 줄을 더 쓰는 것이다.

“나는 어제 산책을 했다. 전주천변을 걸었다. 친구 00이를 만났다.”

다시 서랍에 넣어 둔다. 다음날 해도 되고 며칠 있다가 꺼내어 읽어보면 무언가 더 쓰고 싶은 것이 생각난다. 그러면 한 줄 더 쓴다.

“나는 어제 산책을 했다. 전주천변을 걸었다. 친구 00이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이렇게 한 줄씩 더 쓰다 보면 제법 긴 문장이 나온다. 매일 한 줄씩 써 내려가는 것이 방법이다.

 

글을 처음 쓰는 사람은 무엇을 쓸 것인가가 생각이 나질 않고 어떻게 써야할 지가 고민이다. 또 처음부터 글을 잘 쓰려고 하는 것이 탈이다. 내가 한 일을 일기 쓰듯이 그대로 간단하게 적는 것이다. 한 줄만 쓰는 것이다.

그 한 줄 쓰기가 글쓰기의 시작이다.

 

이렇게 시작을 하다보면 어느새 내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이야기도 쓰게 된다. 가장 기억에 남아 있는 일, 힘들고 어려웠던 일, 가슴에 새겨진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서른 살 때의 일이었다.”

“서른 살 때의 일이었다.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서른 살 때의 일이었다.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자기의 생각과 느낌까지 들어간 글이 나온다.

 

완산문예반에서 글쓰기를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한 줄 쓰기부터 글공부를 시작한 사람들이다.

매주 목요일에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공부를 한다. 첫 시간은 시나 수필 작품을 감상하거나 작가에 얽힌 이야기를 나눈다. 둘째 시간에는 회원들이 써온 작품을 읽으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굳이 작품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줄어든다. 친했던 친구가 멀리 이사를 가기도 하고 세상을 떠나기도 한다. 가족들과의 대화도 점차 줄어든다. 가끔씩 들리는 자녀들과는 생각도 다르고 화젯거리도 달라 세대차가 점차 깊어간다. 끼리끼리 모여야 말문이 트인다.

 

그러나 취미나 하고 싶은 일이 같을 때에는 세대 간의 벽이 허물어진다. 그래서 동아리 활동이 필요하다. 먼저 익힌 자가 나중 시작하는 사람을 지도해 줄 수가 있다. 화젯거리가 같아서 대화가 통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었던 수많은 사연들을 가슴에만 묻어두고 아무런 흔적도 없이 세상을 떠나가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한 줄 쓰기로 시작하는 글쓰기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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