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00주년을 맞은 임실 오수 둔데기 마을의 삼계강사(三溪講舍)

남원부 둔덕방 9개 마을, 7개 성씨 자손의 교육장

작성일 : 2021-07-19 08:06 수정일 : 2021-07-19 09:01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전북 임실군 오수면 둔덕리에는 올해 400주년을 맞는 유서 깊은 삼계강사(三溪講舍)가 있다.

 

삼계(三溪)란 이곳 둔덕리 동쪽으로 흐르는 거령천, 동남쪽에서 서북쪽으로 흐르는 율천, 남쪽에서 서북쪽으로 흐르는 오천이 합수하는 곳이라 하여 삼계(三溪)라 한다. 세 줄기의 냇물이 한 곳으로 모이는 곳에 세어진 강사라 하여 붙여진 삼계강사(三溪講舍)는 지금부터 400년 전, 조선 중기인 1621년에 세워진 강사다.

 

 

강사(講舍)란 배우는 학동들을 가르치는 집을 말하며 이곳에는 삼계강사를 운영하기 위한 삼계강사계안(三溪講舍契案)이 보관 되어 있다.

삼계강사계안(三溪講舍契案)이란 전에 남원부 둔덕방이었던 이곳 둔데기 마을을 중심으로 아홉 개의 마을에 살고 있던 전주이씨, 삭녕최씨, 청주한씨, 순천김씨, 진양하씨, 흥덕장씨, 남원양씨 등의 일곱 개 성씨들의 대표가 모여 자녀들의 교육을 위하여 계를 조직하고 공동으로 운영하였던 문서를 말한다.

 

임진왜란 이후에 고을 단위로 일종의 ‘계(契)’가 조직되었는데 이러한 마을 단위로 조직된 계를 동계라 한다. 삼계강사계안도 일종의 동계인데 한 마을이 아닌 여러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특별한 목적을 가진 계라 할 수 있다.

 

현재 삼계강사에는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60호 지정된 135권의 서책과 92장의 고문서가 소장되어 있는데, 서책 135권 중 127건은 동계와 관련된 것이고 6건은 교(轎)계와 관련된 책이며 고문서 92장은 모두 동계와 관련이 있는 문서들이다.

 

135책 가운데는 계문서 39권, 동상안 12건, 기일록 3건, 시도기 50건, 추수기 5권, 깃기 4권, 용하기 20건, 치부 5권, 회계기 3건, 전장기 11건, 분정기 3건, 중수기 1건 등이 포함되어 보존되고 있다.

 

고문서 가운데는 토지매매명문 28건, 패지 9건, 통문 7건, 회문 3건, 소지류 2건, 전령 2건, 서목 6건, 품목 3건, 서간 2건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토지매매명문의 경우 전답 주인, 매입자, 전답 위치, 전답 크기, 매매가격은 물론이고  매매 이유, 팔려고 하는 전답 소유의 경위, 매매의 증인, 문서작성자, 문서의 성격까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오늘날의 토지나 건물 매매문건보다 훨씬 자세하게 기록이 되어 있다.

 

예를 들면 1726년에 작성된 토지매매 문건 중 하나에는 임재천이 임성기에게 조상전래답으로 내려오던 사동방 수동에 있는 4두락, 15복, 4속의 땅을 41냥에 매매한다는 내용이 자세하게 쓰여 있다.

 

이 삼계강사(三溪講舍)는 조선시대를 거쳐 한일합방 전까지 학동들의 교육 장소로 이용되었으며 한일합방 이후에는 오수공립보통학교 교실로 3년간 사용되기도 하였다.

 

이곳 삼계강사에서 수학하던 사람들은 충효 정신이 투철하고 나라가 위급할 때는 적극적으로 구국활동을 펼친 사람들이 많은데 그 중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서 독전어사를 지냈던 이상형과 임진왜란 때 의병 활동을 했던 이유형, 이국형 등을 들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이곳에서 민족정신이 투철한 애국지사들을 포함한 외부 강사들을 초청하여 민족자강과 애국 사상을 고취하는 강의가 열려 구국의 장이 되기도 하였다.

 

본래는 7개 성씨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해주오씨가 합류하여 8개 성씨로 운영하고 있다.

삼계강사(三溪講舍)와 삼계강사계안(三溪講舍契案)은 조선 후기의 교육과 동계에 대한 소중한 자료로써 향토문화 연구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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