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효자 소나무

어미를 업고 있는 아들 소나무

작성일 : 2021-03-21 15:13 수정일 : 2021-03-22 08:46 작성자 : 이용만 기자

 

효(孝)는 사람만 하는 것인가?

사람에게만 효자가 있는가?

 

사람이 아닌 다른 동물 가운데 효자로 널리 알려진 동물이 까마귀다. 까마귀는 새들 중에서 반포조(反哺鳥)라 하여 받아먹은 것을 되돌려 주는 새라 한다. 흔히 쓰고 있는 사자성어 반포지효(反哺之孝)는 까마귀를 두고 한 말이다.

 

까마귀는 어려서 어미 새가 먹이를 물어다 먹여준 것을 잊지 않고 어미 새가 늙으면 새끼 새가 먹을 것을 날라다 주며 봉양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먹이만 물어다 주는 것이 아니고 자기 몸에 넣어 먹기 좋도록 불려서 어미 새에게 먹여준다는 것이다. 짐승만도 못한 놈이라는 말은 까마귀의 효도에서 나온 말이라 한다.

 

일본에서는 집을 수리하기 위해 스레트 지붕을 철거하는데 스레트 못에 몸의 아랫부분이 박힌 도마뱀이 발견이 되었다. 그런데 그 도마뱀이 살아 있는 것이었다. 필시 스레트 지붕을 이을 때 못질하면서 박힌 것이라면 2년이 넘었는데 그때까지 어떻게 살아 있을 수가 있었을까? 궁금하여 공사를 중단하고 숨어서 지켜보았더니 다른 도마뱀 한 마리가 먹을 것을 가져다주는 것이었다. 그 도마뱀이 새끼였는지 동료였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사람들은 효자 도마뱀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럼 나무는 효자 나무가 없을까?

우리 동네에는 ‘효자 소나무’가 있다.

 

팔달로에서 모래내를 거쳐 소양 쪽으로 벋은 길이 안덕원로인데 안골 사거리를 지나 조금 가다 보면 인후도서관이 나온다. 인후도서관 뒷산이 통천김씨들 묘가 있는 노루 명당인데 그곳에서 대광사 쪽으로 가다 보면 삼호 아파트 뒷길에 효자 소나무가 있다.

 

큰 소나무와 작은 소나무가 나란히 서 있는데 그 형상이 작은 소나무가 큰 소나무를 업고 있는 형상이어서 사람들은 효자 소나무라 부른다.

 

필시 큰 소나무에서 떨어진 솔씨가 싹을 틔워 자랐을 것인데 한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어 마치 업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모양만 그러는 게 아니고 효자로서의 일도 했다는 것이다. 그곳에서 오래 살았다는 주민의 말에 따르면 어느 해부터인가 큰 소나무가 생기를 잃고 시들시들하더니 이내 작은 소나무도 함께 시들해지더라는 것이었다. 두 그루의 소나무가 병이 들어 시들어 죽나 보다 생각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작은 소나무가 기운을 차려 잎이 파래지더니 얼마 후 큰 소나무도 싱싱해졌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보고 사람들은 필시 어미 소나무가 병이 드니 아들 소나무가 걱정이 되어 함께 시들시들하다가 기운을 차려 어미 소나무를 봉양하여 병을 낫게 했으리라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효자 소나무라 불렀다는 것이었다.

 

도당산의 효자 소나무 이야기를 알려준 사람이 그림을 그리는 황오현 화백인데 효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어미를 업고 있는 자식으로 보이고 효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자식에 의존하는 짐이 된 어미로 보인다는 것이었다. 효자 소나무가 있다고 알려 준 것으로 보아 황오현 화백은 효심이 많은 사람임이 분명하다.

 

효자 나무는 소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다.

효자 소나무가 있는 도당산에는 또 다른 효자 나무들이 있다. 뿌리가 약해져 옆으로 기울어져 있는 큰 나무를 작은 나무가 지탱해주고 있는 나무들이다. 한 나무가 힘들게 지탱하고 있는 나무도 있고 여러 나무가 함께 지탱해주고 있는 나무들도 있다. 이왕이면 여러 나무들이 함께 지탱해 주고 있는 모습이 한 부모를 여러 자식들이 보살피고 있는 모습 같아 보기에 좋다.

      

 

현대의 효도에 대한 개념도 장자의 단독 봉양보다는 자녀들이 다 같이 봉양하는 것이 아름다운 효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부모에 대한 효심이 약해질 때마다 효자 소나무를 찾아가 효도에 대한 경각심을 배워왔으면 한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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