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명화 다시보기, ‘나의 왼 발’

뇌성마비 장애인이 발가락에 분필을 끼우고 전하는 사랑과 희망에 관한 가슴 뭉클한 메시지

작성일 : 2021-11-26 12:18 수정일 : 2021-11-26 13:31 작성자 : 이상희 기자

영화 ‘나의 외발’은 1991년에 개봉된 꽤 오래전 영화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시점인 2021년에 다시 봐도 각본, 영상, 음악, 배우들의 연기 등에 있어서 최신 개봉 영화와 비교해 어느 것 빠지지 않는 수작이다. 특히 주인공 크리스티 역을 맡아 왼발 만 사용할 수 있는 뇌성마비 환자 신체를 완벽에 가까운 신들린 연기로 선보인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6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 주연상과 15회 LA 비평가 헙회 남우 주연상, 24회 전미 비평가 협회 남우주연상 등 내노라 하는 영화제에서 수상 했다.

1957년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크리스틴 브라운은 전신이 뒤틀리고 마비된 채 왼발만을 간신히 움직일 수 있는 중증 뇌성마비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그러나 어머니의 끝없는 희생과 사랑으로 남달리 깨끗하고 맑은 영혼을 갖고 성장한다. 어려서부터 그림에 소질을 보인 이 뇌성마비 소년은 자라면서 독창적인 작품 스타일로 미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19세가 되었을 때 뇌성마비 전문의 아일린 콜을 만나 제대로 된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면서 불분명한 발음을 교정하고 의사 소통까지 가능해진다. 크리스티는 미모의 여의사 아일린의 헌신적인 치료와 돌봄을 받으면서 그녀를 깊이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아일린에게는 이미 약혼자가 있었고 아일린이 크리스티에게 보여준 애정은 의사로서 환자에게 또 한 인간이 인간에게 보여준 순수한 애정이었을 뿐 연인의 감정은 아니었다.

실연의 고통과 충격으로 자살까지 기도하던 크리스틴은 강인한 정신력으로 자신의 소년 시절과 가난하지만 열 명의 넘는 형제자매들이 함께한 따뜻한 가족, 청년기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한 자서전을 저술하여 작가로서도 성공한다. 작가가 된 크리스티에게 의사 아일린 콜은 뇌성마비 장애인 후원 모임 참가해 줄 것을 부탁한다. 그 곳에서 크리스티는 메리라는 간호사를 만나 첫 눈에 반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하지만 메리는 당황스러워 하면서 부담스러운 감정을 내비친다. 그러나 크리스티는 포기하지 않고 장애를 극복한 집념으로 구애에 성공하여 마침내 당당히 메리의 사랑을 쟁취하는데 성공한다.

뇌성마비로 태어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말조차 하지 못했던 어린 크리스티를 사람들은 그의 지능에도 장애가 있다고 단정한다. 그러나 그의 정신은 비장애인과 동일했으며 단지 자신을 표현하기 힘든 육체에 갇혀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 그가 말을 하고 글을 쓰고 싶게 만든 것은 엄마의 지극한 사랑과 그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갓 태어난 아기 동생보다 먼저 엄마라고 불러보고 싶다는 강렬한 동기가 그로 하여금 발가락에 분필을 끼우고 ‘MOTHER’ 라고 쓰게 만든 원동력이 된 것이다.

생애 처음으로 사랑한 여인에게 거절 당하고 실연으로 스스로에게 좌절하며 삶을 포기 하려던 크리스티를 잡아주고 나아 작가와 화가로 성공하여 세상 가운에 우뚝 서게 해준 힘도 엄마와 가족의 사랑이었다.

크리스티는 자신의 인생에 주어진 출발선에서 서서 최선을 다했다. 때로 우리는 자신의 출발선을 경제적인면만 바라보고 흙 수저, 동 수저라 부르며 비관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누구나 신체적, 경제적, 정서적 출발선은 다르지만 눈에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고 말해준다. 가족이기에 조건 없이 서로 사랑하며, 포기하지 않은 강한 집념으로 꿈과 행복을 찾아가는 것, 때론 절망스럽지만 그럴지라도 꿋꿋하게 견뎌내며 자신에게 주어진 삷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멋진 삶’ 이라는 가슴 뭉클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이상희 기자 seodg10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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