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와 전주초등학교의 시발점이었던 전주향교
전주 한옥마을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오목대와 이목대가 보인다. 그 산 밑을 돌아 한벽루를 향하여 가다 보면 오랫동안 전북지역 유학의 정신문화 본산이었으며 지금도 유림의 정신적 지주로서 근대 전북교육의 산실이었던 전주향교(전교(典校) 최인열(崔寅烈)가 있다.
향교에 이르면 먼저 정문인 만화루가 웅장하게 버티고 서 있고 경내로 들어서면 대성전을 비롯한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밑둥의 둘레가 10m가 넘는 아름드리 커다란 은행나무의 위압에 눌려 저절로 옷깃을 여미어 자중하도록 만들고 있다.
전주향교(全州鄕校)는 고려 공민왕 3년인 1354년에 풍남동에 있는 경기전 북쪽 편에 건립되었다. 그 후 태조 영정을 봉안할 경기전을 건립하기 위해 향교가 전주부 서쪽 화산동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화산동은 성내에서 멀고 전주천을 건너 다녀야 하는 불편이 많아 선조 36년인 1603년에 관찰사 장만의 상계(上啓)에 의해 현재의 위치로 다시 이전하게 되었다.
현재 전주향교는 1만여 제곱미터의 넓이에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대성전을 비롯하여 내삼문, 명륜당, 장판각, 계성사, 교직사, 사마재, 동재, 서재, 동무, 서무 등 여러 채의 건물이 있다. 출입문만 해도 정문인 만화루를 비롯하여 일월문, 입덕문, 계성문 등이 있으며 건물이 총 17동에 100여 간에 달하고 있다.
사적 379호로 지정되어 있는 대성전에는 공부자(孔夫子)를 정면으로 모시고 안자, 증자, 자사, 맹자를 중앙에, 그 외 우리나라의 성현(聖賢) 18현(賢)을 동서로 배열하고 공문십철(孔門十哲)과 송조(宋朝) 6현(賢), 중국의 7현 등 23위의 유현(儒賢)을 동‧서무에 설위(設位)하고 계성사에는 오성(五聖)의 고위(考位)를 모셔 총 51위(位)의 성현(聖賢)을 모시고 있다.

670여 년의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전주향교는 교육의 전당으로써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유림들의 교육의 전당뿐만 아니라 근대교육의 전당으로서의 역할도 해낸 것이다.
현 전북대학교의 전신으로써 1950년 4월에 법학과와 국어한문과를 시작으로 초급대학인 명륜대학을 설립하여 운영하다가 1953년에 국립대학교인 전북대학교로 승격 인가되어 1955년에 덕진 캠퍼스로 이전되어 갔다.
또한 1897년 고종황제의 칙령에 따라 전주향교에 전북 최초의 공립소학교를 개설하였는데 이것이 현재 전주초등학교의 전신이다.
전주향교는 초등학교에서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근대교육의 산실이기도 했던 곳이다.
전주향교는 한 때 전라남북도와 제주도까지 관할하는 전라도 수도향교(首都鄕校)로서의 역할을 해왔으며 현재는 전주 전역과 완주 일부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최초로 개설한 ‘일요학교’에서 초‧중‧고등학생을 비롯한 청소년 교육을 실시하여 윤리, 도덕, 한문, 서예, 예절을 가르치고 있다.
또 ‘인성교실’을 마련하여 하절기와 동절기로 나누어 실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어린이 예절교육 반’을 개설하여 시내의 500여 유치원과 어린이집 아동들에게 고유의 전통예절과 다례 실습, 민속놀이, 우리 가락 익히기 등을 가르치고 있다.
아울러 성인을 위한 ‘전통문화학교’도 운영하여 전통예절과 서예, 한문, 건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시조교실’을 운영하여 건전한 정서함양을 위하여 우리 고유의 전통정악(傳統正樂)인 시조창(時調唱)을 지도하고 있으며 우리의 미풍양속인 전통 혼례예식을 실시할 수 있도록 전통 혼인식(婚姻式)과 회혼식(回婚式)을 거행하도록 혼례식장으로 개방하고 있다.
향교에는 수령 수백 년 된 은행나무가 여러 그루 서 있는데 가을이면 커다란 황금의 나무가 되며 거기에서 떨어진 은행잎이 황금바닥을 이루어 탄성을 자아내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전주향교는 유명한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최근에 방영된 “연모”와 “옷소매 붉은 끝동”이 여기에서 촬영되었으며 성균관 스캔들, 보통의 연애, YMCA야구단, 락락락, 구르미 그린 달빛 등 많은 영화들의 촬영지가 되고 있다.
이날 아름드리 은행나무 아래에서 정호승 시인의 시 ‘첫눈 오는 날 만나자’를 낭송하던 여인도 행여 드라마 속의 여인은 아니었을까….
10여 년이 넘도록 전주향교의 이모저모 살림살이를 보살피고 있는 김학철 씨는 철저한 봉사정신과 향교에 대한 애착이 없이는 이곳 향교 업무에 종사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전북도민을 비롯한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우리의 고유한 전통예절과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한 바른 인성 교육에 힘쓰고 있는 전주향교에 대하여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