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가을꽃을 준비하는 화초 앞에서

다가올 일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작성일 : 2022-01-05 07:18 수정일 : 2022-01-05 08:41 작성자 : 이용만 기자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는 산길 옆에 추운 겨울인데도 새파란 잎을 자랑하고 있는 화초가 있다. 바로 꽃무릇 잎이다. 가을이 되어야 꽃대가 올라오는데 추운 겨울인 지금부터 준비를 하는 것이다.

 

꽃무릇 잎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반성하게 된다. 저렇게 추위 속에서도 먼 날을 바라보며 치열하게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저 꽃무릇처럼 먼 날들을 바라보며 준비를 하지 않고 있는 내가 부끄럽기까지 한다.

가을에 피울 꽃이라면 다른 화초들처럼 따뜻한 봄부터 잎을 피워도 될 텐데 이 추운 겨울에 덜덜 떨면서 겨울을 나고 있을까?

 

어차피 올 일은 닥쳐온다. 피하려 해도 올 것은 온다. 그렇다면 미리 준비하는 게 낫다. 아직 멀었다고 게으름을 피우거나 느긋하게 미뤄두었다가는 많은 날들을 보내버리고 일이 코앞에 닥쳐서야 허둥대게 된다. 그런 사람에게는 아무리 많은 시간을 주어도 해놓은 일은 똑같다.

꽃무릇이 가을에 피울 꽃을 준비하느라 겨울 내내 추위 속에서도 뿌리를 튼튼하게 살찌우고 있듯이 여유 있을 때 미리미리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사람마다 성격에 따라 일을 준비하는 스타일이 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일이 생기면 준비하는 기간이 길든 짧든 상관없이 바로 처리하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은 아무리 기간이 길어도 기간이 가까워 와야 일을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

일을 미루고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은 꽃무릇을 보고 깨우쳐야 한다. 꽃무릇 앞에서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석산이라고도 부르는 꽃무릇은 가을이 되는 9월과 10월에 꽃대가 올라와 꽃을 피우는데 높이 30cm~50cm 정도 자란다. 반그늘에서 잘 자라며 피처럼 붉은색의 꽃과 달걀 모양의 비늘줄기가 독성을 가진 탓에 ‘죽음의 꽃’으로 불리며 꽃말도 ‘슬픈 추억’이다.

 

일본이 원산지이며 추위에 약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이남에서 자란다. 가을이면 전북 고창의 선운사와 전남 영광의 불광사가 절 주변을 온통 꽃무릇의 붉은 색으로 물들인다. 산속의 작은 냇가를 따라 퍼져 있는 것은 위에서 뿌리가 떠내려 오면서 퍼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 산이나 절 주변에서 파랗게 잎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 꽃무릇이다. 가을에 피울 꽃을 위해 지금부터 뿌리에 영양을 비축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준비성을 배워야 할 것이다. 추운 겨울을 마다하지 않고 참고 견디고 있는 인내성도 함께 배워야 할 것이다.

 

‘내일 할 일은 내일로 미루자’고 핑계 대던 사람들은 꼭 눈 속에 파랗게 자라고 있는 꽃무릇 잎들을 찾아가서 게으름을 반성하고 할 일은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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