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암산과 기린봉을 안고 있는 아중 호수

아중 호수 수변로를 걷노라면

작성일 : 2022-02-25 08:50 수정일 : 2022-02-25 11:49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는 동부 우회도로가 끝나가는 지점에 있는 아중 호수는 치명자산이라 불리는 승암산과 기린봉, 그리고 묵방산과 행치봉을 안고 있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소담하게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그런대로 딱 맞는 호수다.

 

호수가 시작되는 수문 옆 둑에는  ‘아중호수, 아중천 사랑비’가 서 있다. 아중천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 세워놓은 비다. 거기 이렇게 쓰여 있다.

“아중호수와 아중천은 기린토월의 달빛이 이어져 흐르는 아름다운 자연가원으로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의 향연과 수려한 산세가 그대로 담겨 있는 전주의 자랑거리입니다. 전주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과 즐거운 문화 공원으로 자자손손까지 누릴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소중하게 가꾸고 시켜나갑시다.”

 

아중호수 둑 위로 올라서면 너른 후수의 물과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이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식혀준다.

최근에 수변 산책로를 댐에서부터 동쪽의 동부우회도로 동산까지 이어놓아서 시민들이 물위를 한가롭게 걸을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하루 일만 보씩 걷기로 작정한 사람들이라면 이곳 수변 산책로를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금방 목표량을 채울 수 있다.

 

아중 호수는 사람들만 쉬어가는 곳이 아니다. 지나가던 기러기도 쉬어 간다. 때로는 물 위를 헤엄치며 부지런히 자맥질을 하던 기러기들이 호수의 반절쯤 얼어붙은 얼음 위에 앉아서 수변 산책로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역관광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녀석들은 앉을 때도 옹기종기 모여 앉지 않고 줄을 맞추어 한 줄로 앉는다.

해가 기울어지는 오후가 되면 기린봉과 승암산이 그림자를 호수에 내리고 고달팠던 하루를 쉬기도 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수변 산책로 중간중간에 제법 넓은 광장을 만들어 놓아서 삼삼오오 떼를 지어 이야기도 하고 공연도 할 수 있게 만들어놓았다.

이 테마광장은 폭이 27m로 기둥 길이가 12m이며 두께가 27cm로 200여 명이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들어놓은 광장이다. 바닥에 설치한 목재는 내구성이 강한 천연목재 모말라를 사용하여 방부 처리가 필요 없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였다.

이곳 아중호수를 찾는 시민들의 편익을 도모하고자 파고라, 벤치, 공연장 등을 마련하고 음향 시설과 아름다운 야간 광경을 표출하기 위하여 경관 조명 시설을 설치하였다. 이곳에서는 때때로 무명가수들의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학창 시절, 한벽루 아래 전주천에서 목욕하기에는 좀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 나이가 되어서는 기린봉과 승암산 사이의 산마루를 넘어와 이곳 아중 저수지에서 목욕을 하기도 했었다.

교육대학을 다니던 여름에는 내 친구 만수가 서학동에서 이곳까지 와서 목욕하면서 다이빙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아 가족들이 달려와 호수 주변에서 울며 안타까워하던 일이 있었다.

그때가 아카시아 꽃이 막 질 무렵인 5월이었는데 그날은 중간고사 시험 보던 날이었다. 학교에 갔다가 그 말을 듣고 시험을 포기하고 아중 저수지로 달려왔는데 가족들이 저수지 둑에 서서 ‘만수야, 만수야!’를 소리 지르고 있어서 나도 따라서 눈물을 흘리며 애를 태우기도 했었다.

결국 군산에서 해녀들을 데려와 저수지 아래 바위 사이에 발이 끼어 있는 그를 건져내었다.

그는 고향이 정읍이었는데 딸 넷에 아들 하나인 귀한 아이였다. 교육대학을 마치면 고향에 가서 농장을 경영하며 아이들을 가르치겠다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시내 쪽에서 아중 저수지를 올 때는 일부러 기린봉을 올랐다가 땀을 낸 후에 이곳에 와서 목욕을 하기도 했다. 그 무렵에 기린봉 아래 아중리 쪽 산속에 노숙하는 철학자가 산다는 말을 듣고 그를 찾아 산속을 헤매기도 하였다.

 

또 기린봉 주변에는 석탄을 캐는 채굴장이 보이기도 했는데 외발 달린 석탄 수레로 새까만 돌들을 굴속에서 퍼내오기도 하였다. 제대로 석탄도 캐내지도 못하고 폐광이 되고 말았다. 그런 일은 군경묘지가 있는 승암산 아래 이목대 아래에서도 있었다.

 

아중 호수의 물은 수문을 통해 아중천을 이루면서 아중천길 동로와 서로를 통해 산책길을 마련해 준다. 이 길은 우아동과 인후동 호성동을 거쳐 전주의 동쪽을 흐르다가 종남산에서 내려오는 소양천으로 유입되어 고산천을 만나 전주의 북쪽을 흐르는 물줄기를 이룬다. 그러다가 전주천과 삼천이 마주쳐 만든 추천과 만나 만경강이 되어 너른 호남평야의 젖줄로 흐른다.

 

아중 호수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민들의 발길이 그치지 않는다. 특히 저녁에는 화려한 불빛이 물 위에 비쳐 또 다른 풍경을 펼쳐낸다.

 

전주의 동부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의 휴식과 안정을 선사해주는 아중 호수는 많은 수량과 함께 넉넉한 마음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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