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금암동의 거북바우(거북바위라 해야 하나 옛 이름 그대로 거북바우라 쓴다)를 찾아간 것은 순전히 재야 인문 사학자 천판욱 선생님 덕이다. 그가 거북바우 가봤느냐고 했을 때에야 몇 번이고 말로만 듣고 가보지 않았던 거북바우를 생각해낸 것이다.
금암동 거북바우는 행정구역상 전주시 덕진구 금암 2동에 속하며 도로명으로는 거북바우 1길 16-6번지, 천년이지움 아파트 단지 내에 있다. 전에 KBS 전주방송국이 있던 자리다.
전주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시외버스 터미널을 거쳐 전주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팔달로와 기린로가 만나는 금암 분수대를 지나면 천년 이지움 아파트가 높이 솟아 있다. 아파트 정문 바로 옆에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는 커다란 거북이 한 마리를 볼 수 있다.
이 거북바우가 ‘전주 미래 유산 10호’로 지정되어 있는 보호물로써 길이 17m, 폭 5.3m, 두께 2m, 무게 250t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것이란다. 크기만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바위다.

이야기는 천년도 더 되었던 후삼국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견훤이 후백제를 세우고 도읍을 전주로 정하였을 때에 전주의 북쪽이 허전하여 북쪽을 지키는 영물인 현무, 거북을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전주에는 사방을 지키는 수호신이 있다. 동쪽을 지키는 백호에 해당하는 기린봉이 있고 서쪽을 지키는 청룡에 해당하는 완산칠봉이 있으며 남쪽을 지키는 주작에 해당하는 승암산이 있다.
그런데 북쪽이 호남평야로 이어지는 너른 벌판이라 오래전부터 전주의 기운이 북쪽으로 새어나간다고 북쪽을 단속하는 일을 해왔다.
전주 덕진 연못은 그래서 만들어 놓은 것이며 숲정이도 북쪽을 가리기 위하여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었던 자리다.
견훤은 전주를 도읍지로 정하고 북으로 새어나가는 전주의 기운을 막기 위하여 기린봉에서 마당재를 지나 도당산을 거쳐 벋어 내려온 물왕멀 줄기인 금암동에 거북을 만들어 북쪽을 지키게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일 뿐 진실을 가리기에는 너무 먼 옛날의 이야기다. 저렇게 250톤이 넘는 큰 바위를 끌어다가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이야기다. 북쪽이 허전하여 궁리하던 차에 거북이 모양을 한 바위가 발견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거북은 예로부터 수명이 200년이나 간다고 소문난 영물로써 장수와 무병, 다산과 번성을 상징하는 귀물이다.
거북바위는 전국적으로 여러 곳에 있다.
강원도 정선을 비롯하여 전남 고흥, 충북 괴산, 경남 거창과 산청, 경기 포천, 부산 기장에도 있고 서울 은평구에는 흰 거북바위가 있다. 그중에서 전주의 거북바위가 가장 크고 역사적 의미가 깊은 거북바위다.
전주의 거북바우는 다른 곳의 거북바위와는 다르게 거북이의 배 아래에 공기 통로를 만들어 바람이 통하게 하였다. 바위가 앞을 막아 사람이 갑갑해서였는지, 거북이 배를 시원하게 해 주려고 통로를 만들었는지 알 수 없으나 거북이를 생각하는 인간의 동물 사랑하는 마음과 자연을 아끼는 자연애라고 생각해 두고 싶다.
이제 거북바우는 전주의 북쪽이 아닌 전주의 한가운데를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다. 오다가다 볼 수 있는 시내 한 복판에 있으니 틈을 내어 거북바우를 찾아가 보존 상태도 살펴보고 전주 사람들의 무병장수도 기원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