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사람들의 향내가 깃들어 있는 군민의 휴식처
시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생긴 잠깐의 여유가 뜻밖에도 유익한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순창 토박이 이용옥 사무국장을 만나러 갔다가 시간이 남아 무작정 걸어간 것이 뜻밖에도 처음 보는 멋진 공원을 만나게 된 것이다.
순창군 순창읍사무소 한쪽 마당을 가득 채운 새로 조성된 군민의 쉼터, 일품 공원.
공원임을 알리는 안내석에는 ‘자연애‧숭고‧우애‧은혜‧존경, 일품 공원 기념식수’라고 쓰여 있는 글 아래 2016년 5월, 순창군수 황숙주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 공원이 조성된 것은 2014년 산림청 녹색자금 지원으로 순창군 산림조합에서 조성을 하였는데 나무를 기증받기 시작한 것은 2016년 5월부터임을 알 수 있는 안내석이다.
공원으로 들어서니 커다란 나무 아래 돌 안내문들이 곳곳에 서 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모두가 기증한 나무에 대한 안내문이다. 수종이 무엇이며 몇 살짜리이고 어디에 있던 나무를 누가 언제 기증했는지 자세히 쓰여 있다.

일품 공원이 시작되는 곳에는 일품 공원이 조성될 당시의 순창 군수였던 황숙주 군수의 기념식수를 비롯하여, 순창군민들이 기증한 나무들이 곳곳에 우뚝 우뚝 서있다.
동계 수정에서 온 수령 150년짜리 소나무를 2016년 11월에 장홍균 씨가 기증하였고, 구림 은북에서 100년 된 팽나무를 2016년 9월에 이창규 씨가 기증하였으며, 금과의 홍영기 씨는 160년 된 소나무를 기증하였고, 180년 된 소나무를 순창 백산에서 성용덕 씨가 기증하였다. 또 순창 백산에 있는 소나무를 성용덕 씨와 최주천 씨가 기증하였으며 인계에서 진계모 씨는 100년 된 석류나무와 70년 된 느티나무를 기증하기도 하였다.
개인뿐만 아니라 종중에서도 오래된 나무들을 기증하였다.
300년 수령의 소나무를 인계에서 청주 한 씨 영회공파에서 기증하였으며, 250년 수령의 소나무를 금과의 설 씨 문중에서 기증하였다. 동계 내령에서 온 160년 수령의 소나무 2016년 11월에 전주 이 씨 장락정파 종중에서 기증하였으며, 180년 된 소나무를 적성 괴정에서 경주 김 씨 동호공파에서 기증하였다.
그리고 팔덕 청계산에 있는 130년 수령의 소나무를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기증하기도 하였다.
그밖에도 돌 안내판의 글씨가 보이지 않은 것들이 서너 그루 더 있었다.
공원의 앞부분에는 2017년 12월 28일에 세워진 ‘순창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의자에 앉아 있는 소녀상은 추운 겨울을 상징하듯 털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두르고 있다.
그 옆의 안내판에는 순창군민의 정성과 마음을 모아 순창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였으며 석 달에 걸친 모금 캠페인으로 순창 군민과 타 지역 주민 2,569명과 140개 단체, 그리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다수의 군민이 함께 힘을 모아 60,146,851원의 기금으로 조성하였다는 안내문이 있다.
그리고 순창 금과 출신 설정환의 ‘소원’이라는 시도 적혀 있다.
바람에 쓰러진 감나무에
감꽃 피고
비탈진 산밭에
메밀꽃 도라지꽃
참깨꽃 무장다리꽃
한가득 피는 마을을
한 마리 나비되어
훨훨 날고 싶다.
일품 공원에는 기증한 나무 외에 야외 공연장과 흔들의자와 물레방아와 수세미 덩굴 터널이 있다. 물놀이형 수영시설도 있고 이리저리 뚫린 산책길에는 군데군데 운동시설도 있다.
바쁜 일정 잠시 미뤄두고 이곳 일품 공원으로 나와서 순창의 이곳저곳에서 수백 년 산을 지키다가 이곳으로 옮겨온 귀한 나무들을 만나면서 순창 사람들의 정취에 몸과 마음을 흠뻑 적셔보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