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어둠 속 산길을 오르는 발걸음에는 늘 설렘이 담긴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숨을 고르며 정상에 오르면, 떠오르는 해와 함께 한 해의 다짐도 자연스레 마음에 새겨진다. 해마다 같은 산을 오르면서도 이 의식이 반복되는 이유다. 그러나 이 낭만적인 풍경의 출발점에는 한 가지 전제가 있다. 바로 몸이 그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상태인지다.

해마다 오르던 산이라는 이유로 준비를 줄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겨울 산은 매번 다른 조건을 만든다. 밤사이 얼어붙은 등산로, 예고 없이 불어오는 바람, 이른 새벽의 급격한 체온 저하는 늘 같은 위험을 반복한다. 행정안전부 재난연감에 의하면, 실제로 최근 3년간 등산사고 통계를 보면 겨울철 사고는 줄어드는 듯 보이지만, 1월에는 사고와 인명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새해를 맞아 산을 찾는 사람이 다시 늘기 때문이다.
해맞이 산행은 이동보다 정상에서 멈추는 시간이 더 위험하다. 움직일 때 흘린 땀이 식으며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능선과 정상은 바람에 그대로 노출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조금 참자’는 의지가 아니라, 미리 준비한 방한 장비다. 여벌 옷, 장갑과 모자, 따뜻한 음료는 산행의 부속품이 아니라 건강을 지키는 최소 조건이다.
어두운 새벽 산행에서는 손의 자유가 곧 안전이다. 이마등을 사용하면 균형을 잡기 쉽고, 미끄러운 구간에서도 즉각 대응할 수 있다. 눈 예보가 없더라도 얼어붙은 길을 대비해 아이젠을 챙기는 것은 경험자일수록 더 잘 아는 원칙이다. 익숙함은 때로 가장 큰 방심이 된다.
심한 떨림, 발음이 흐려짐, 갑작스러운 졸림은 저체온증의 신호일 수 있다. 이때는 사진 한 장, 해 한 번 더 보는 것보다 하산이 우선이다. 함께 오른 일행의 상태를 살피는 것 역시 해맞이 산행의 중요한 준비다.
해맞이 산행은 도전이 아니라 반복되는 새해의 의식이다. 그리고 그 의식이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늘 같은 원칙이 필요하다. 체온을 지키는 준비는 설렘을 줄이지 않는다. 오히려 해가 떠오르는 순간, 몸이 안정되어 있을 때 그 장면은 더 또렷하게 기억된다. 새해의 첫 해는, 안전하게 맞이하고 무사히 내려왔을 때 비로소 한 해의 출발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