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노송동 천사마을 골목길을 걸으며

주민 모두가 천사가 되고 싶은 마을

작성일 : 2022-03-16 11:53 수정일 : 2022-03-18 08:50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전주 노송동은 천사가 살고 있는 마을이다.

얼굴 없는 천사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하여 이제는 주민 모두가 천사가 되고 싶은 마을이다. 그래서 천사마을이라 이름을 붙였다.

온 동네가 다 천사마을이지만 어딘가 중심지는 있어야겠기에 노송동 인봉로에 천사광장을 만들었다. 그렇다고 크고 화려하게 만든 것이 아니고 작고 소박하게 만들었다.

 

거기에는 “천사마을입니다”라는 안내판이 서 있고 한쪽에는 얼굴 없는 천사에 대한 작은 돌비가 서 있다.

 

얼굴 없는 천서여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

 

그 아래에 이 천사마을 광장을 만든 때가 2009년 12월이고 시민의 뜻을 모아 전주시장이 세운다는 문구도 쓰여 있다.

 

또 다른 광장에는 “희망을 주는 나무”가 있고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에는 얼굴 없는 처사에 대한 찬사와 천사마을 사람들에게 보내는 갖가지 격려의 문구가 쓰여 있다.

 

 

한쪽에는 “별빛 마루 야외극장도 있어서 자선공연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천사와 함께 꽃길만 걸어요.’라는 이름 아래 천사꽃길에 대한 안내판도 있다. 거기 보면 이 꽃길은 지역주민들에게 쾌적한 생활환경과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기 위해 노송동 마을공동체 천사길 사람들이 가꾸고 관리하는 꽃길이며 소박한 꽃길의 정겨움이 발걸음에 즐거운 보탬이 되길 소망한다고 쓰여 있다.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20여 년 전인 2000년 성탄절 무렵에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을 나이 어린 초등학생을 시켜 노송동 동사무소에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동사무소 근처에 돈을 갖다놓고 전화로 어느 곳에 돈이 있으니 가져다가 어려운 사람들 돕는 일에 써달라는 말을 남기는 일을 계속해 왔다.

전화 한 통화만 남기고 사라져버린 얼굴 없는 천사는 그 후 지금까지 22년 동안 선행을 해왔는데 그가 누구인지 베일에 싸여 있다. 다만 간결한 쪽지만 남겨 놓았을 뿐이다. 그 쪽지에는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십시오. 힘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만 쓰여 있다. 그 쪽지의 필체를 감정하면 주인공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기증자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에 헤서는 안 될 것이다.

그가 놓고 간 박스 안에는 지폐 뭉치와 동전이 들어 있는 돼지 저금통까지 있어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어려움 속에서도 푼푼이 모은 것임을 알 수 있다.

그가 2000년부터 21년 동안 기부한 돈은 738,633,150원이며 이 돈을 노송동에 사는 주민 4,121세대에게 도움을 주었다 한다.

몇 년 전에는 얼굴 없는 천사가 놓아둔 돈을 절취해간 사건이 발생하여 경찰의 수사 끝에 찾아온 일도 있었다.

 

이러한 선행에 힘입어 노송동 주민들은 매년 10월에 ‘천사 축제’를 개최하여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고 있으며 주민들도 이웃사랑 나눔 실천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진정한 기쁨은 받는 것보다 나누어 줄 때에 있다고 한다. 천사마을 사람들처럼 작은 것이라도 이웃을 위해 나눌 수 있을 때에 진정한 마음의 기쁨이 오고 화평과 화해가 이루어질 것이다.

 

한때는 언론 기관에서 얼굴 없는 천사를 밝혀내려고 며칠 동안 잠복 취재를 벌이기도 하고 CCTV를 설치해 보기도 했지만 끝내 밝혀 내지 못했다.

기부자의 뜻에 따라 누구인지 밝혀내지 말고 얼굴 없는 천사를 산타클로스처럼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하나의 전설로 남겨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노송동 천사마을은 전주미래유산 03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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