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에 이르는 길 -
어떻게 해야 그 보이지 않는 행복에 닿을 수 있을까? 나태주 시인은 그 로드맵을 네 단계로 제시한다. 감사, 만족, 기쁨, 그리고 비로소 행복이다.
행복으로 가는 첫 번째 디딤돌은 ‘감사’다. 감사는 거창한 성공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태양을 바라볼 수 있음에 감사한다. 길가에서 아낌없이 산소를 내뿜는 식물들이 있음을 알고 잠시 바라본다. 이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주어진 것’임을 깨닫는 순간 마음에 ‘만족’의 싹이 튼다. "탐욕의 반대는 무욕(無慾)이 아니라 만족이다."는 시인의 말처럼, “이만하면 됐다, 참 고맙다”라고 느끼는 자족의 마음이 우리를 불안의 늪에서 건져 올린다.

만족이 쌓이면 마음엔 은은한 ‘기쁨’이 번진다. 큰 파도처럼 밀려오는 쾌락이 아니라, 잔잔한 호수 위에 일렁이는 윤슬 같은 기쁨이다. 이 기쁨이 우리 삶의 구석구석을 채워 더 이상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이라는 상태에 머물게 된다. 행복은 쟁취하는 전리품이 아니라, 감사와 만족과 기쁨의 시간을 성실히 통과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삶의 향기인 셈이다.
행복에 이르는 길은 밖이 아니라 안으로 굽어 있다. 나를 인정하고, 나를 용서하며, 나의 작은 성취를 안아주는 자애로운 마음이 그 길의 시작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고 감사하지 않는다면 세상 그 어느 곳에서 행복의 조각을 찾을 수 있겠는가.
우리가 행복이라는 단어에 집착하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우리 내면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갈증을 느끼는 사람만이 물을 찾듯이 행복을 갈구하는 행위 자체가 현재 우리가 행복의 결핍 상태에 있음을 방증한다. 행복은 목표 지점에 세워진 깃발이 아니다. 깃발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사람의 눈에는 길가에 핀 들꽃도, 머리 위로 흐르는 구름도 보이지 않는다. 오직 도착해야 한다는 강박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은 그 걸음마다 묻어있는 먼지와 햇살 속에 스며들어 있다.
지금 이 순간, 행복해지려고 애쓰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내 곁에 있는 것들을 자세히 그리고 오래 들여다보자. 아침 햇살 한 줌에 감사하고, 내게 주어진 오늘 하루에 만족하며, 사랑하는 이의 눈동자에서 작은 기쁨을 발견하는 것. 그 단순하고도 꾸준한 반복이 우리를 어느덧 행복이라는 목적지 없는 여행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 행복하기 때문에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기 때문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