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 지나 서학동 예술마을을 가다

전주의 다양한 공예문화를 한 눈에 접할 수 있는 창작예술 마을

작성일 : 2022-03-29 11:36 수정일 : 2022-03-29 15:47 작성자 : 이상희 기자

전주에 살다보니 주말에 딱히 갈 곳이 없으면 한옥마을과 그 일대를 자주 찾는 편이다. 3월에도 벌써 두 번이나 한옥마을 나들이를 했다. 한옥마을은 전주에 사는 사람이 누리는 연중 특혜 중 하나다.

 

주말 오전 찾아간 한옥마을은 코로나 여파 때문인지 비교적 거리가 한산했다. 그런데 오늘 목적지는 한옥마을 지나 청연루가 서 있는 청연교 너머에 있 서학동예술마을이다

한옥마을 주 도로라고 할 수 있는 경기전 앞을 지나 오른쪽으로 꺽어 들어가면 수로가 흐르는 길로 이어진다. 수로길을 따라 한옥마을을 벗어나면 청연각이라는 누각이 서 있는 청연교가 나온다. 청연교 끝에서 횡단보도를 한 번 건너 오른쪽 작은 도로로 들어가면 서학동 예술마을로 접어드는 길이다.

 

청연루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한옥마을과 전주천 풍경이 한데 어우러져 한폭의 산수화를 선사한다.

 

서학동 예술촌은 소규모 공방과 갤러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예로부터 수공예품이 발달한 전주의 다양한 공예문화를 한 눈에 접할 수 있는 창작예술 마을이다. 이 마을은 '선생촌이라 불렸을 만큼 예전에는 교사와 학생들이 많이 살던 마을 이라고 한다.

 

2010년 음악을 하고 글을 쓰는 부부가 이 곳에 터를 잡은 후 화가. 자수가, 사진작가 등 예술인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여 지금은 20여가구 30여명의 예술인들이 모여 작업하고 갤러리에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창작 예술 마을이 되었다.

 

서학동 예술마을에 들어서니 흙 공예 공방 앞 길가에 점토로 빛은 토기 인형들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지난 가을 화사하게 피어서 예쁜 풍경을 연출했을 갈색으로 말라서 시든 국화분과 봄을 기다리다 지친 듯 모로 고개 숙인 말 조각상과 묘한 조화 이루며 쓸쓸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공방 이름이 '큰 주댕이‘ 인 곳에는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정스러운 토기 인형들이 하나 같이 큰 입을 크게 벌리고 웃고 활짝 웃고 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유쾌해 보이던지 그냥 같이 크게 따라 웃게 된다. 어쩌다가 '큰주댕이'만 만들게 되었는지 작가의 변을 들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벼리채라는 곳은 돌 담 너머로 황토 집이 보인다. 황토 집이 로망인데 들어가 볼 수 없어서 그저 아쉽다. 조만간 오후 시간에 다시 방문해서 내부도 취재해야겠다.

 

서학동예술마을 제일 안쪽에 작은 공터에 조각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오른쪽에는 서학동예술마을의 유래가 자세히 설명된 게시판이 서있다.

'얼쑤 좋다' 마음가는대로 창작의 꽃을 피우며 살아가는 예술인들의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를 표현했을까. 색채 테라피라 할 만큼 다양한 색감으로 그려진 조형물에서 활기찬 분위가 전해진다. 깨진 타일을 붙여서 만든 알록달록 여러 가지 색으로 모자이크된 돌의자도 인상적이다.



서학동 예술마을 안쪽 끝까지 올라갔다가 좌우로 늘어선 공방과 갤러리들을 다시 둘러 보면서 천천히 되돌아 나왔다.

돌담으로 둘러 쌓여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는 집은 마당이 궁금하여 까치발을 들어 마당 안을 기웃거려 본다. 연두 빛 나뭇잎과 색색의 꽃들이 마당 한 가득 피어나 새들의 지저귐으로 시끌벅적한 정원 풍경이 상상된다.

 

서학동 예술 마을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집은 길에 서서도 잘 보이는 기와 지붕과 벽을 뚫고 나온 연통이 있는 집이다. 한 쪽 벽이 나무 벽인데다 길가로 난 격자 모양의 창문이 정감있게 다가온다.

 

오전 시간이라 한 시간 정도 돌아다니다 보니 추워서 예술마을 초입에 있는 카페에 들어갔다. 작은 카페인데 공간을 여러 개로 나누어서 프이빗하게 이용할 수 있어 좋다. 젊은 사장님이 훈남에다 커피 맛도 아주 그만이다.

 

이제 꽃샘 추위도 물러가고 완연한 봄이다. 지난주에는 울타리에 노란 개나리가 만개하였고 들판에는 솜털 뽀송한 연두빛 어린 쑥이 올라와 쑥쑥 자라고 있다. 주말 나들이 장소로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면 한옥마을 찍고 전주 서학동예술마을을 찾아 볼 것을 추천한다.

이상희 기자 seodg10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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