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시산책)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 A. E. 하우스만

When I Was One-and-Twenty A. E. Housman

작성일 : 2026-01-19 11:32 수정일 : 2026-01-19 12:03 작성자 : 정석권 기자

When I Was One-and-Twenty

A. E. Housman

 

When I was one-and-twenty

I heard a wise man say,

"Give crowns and pounds and guineas

But not your heart away;

Give pearls away and rubies

But keep your fancy free."

But I was one-and-twenty,

No use to talk to me.

When I was one-and-twenty

I heard him say again,

"The heart out of the bosom

Was never given in vain;

'Tis paid with sighs a plenty

And sold for endless rue."

And I am two-and-twenty,

And oh, 'tis true, 'tis true.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

A. E. 하우스만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

한 현자가 이렇게 말하는 걸 들었지.

돈은 얼마든지 주어도 좋지만

네 마음을 줘버리면 안 돼.

진주나 루비는 다 주어도 좋지만

하지만 너의 마음은 잘 간직하도록 해라.”

하지만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

그런 말해 봤자 내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지.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

그 사람이 또 이렇게 말하는 걸 들었지.

"가슴에서 꺼내주는 마음은

결코 그냥 헛되게 주는 것이 아니야.

거기에는 많은 한숨이 뒤따르고

끝없는 슬픔이 따르게 되는 법이지.”

이제 내 나이 스물하고 둘이 되니

, 그게 맞는 말이네, 그게 맞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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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E. 하우스만 / A(lfred) E(dward) Housman (1859-1936)

영국 시인.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하고 런던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라틴어 교수를 하였다. 절제되고 소박한 문체로 낭만적 염세주의를 표현한 서정시를 써서 유명해졌다. 1896년에 [슈럽셔의 한 젊은이(A Shropshire Lad)]를 내었다. 라틴어 교수 시인답게 간결하게 다듬어진 고전적 문체가 돋보인다. 영국 시단이 모더니즘 영향을 받기 전에 전통적인 소재와 기풍으로 썼지만, 세기말 시인들과는 구별되는 시를 썼기 때문에 늘 현대 영시 선의 첫 부분에 수록된다.

서정시에서 나타난 모질고 직설적인 면은 학술적인 글에도 그대로 이어져, 냉소적 기지로써 상식을 옹호한 그는 많은 사람의 두려움을 샀다. 강의록 시의 명칭과 본질 The Name and Nature of Poetry(1933)은 하우스먼의 신중한 예술관을 보여주는 책이다. 그의 형제인 로렌스는 그의 시를 골라 유고집 알려지지 않은 시 More Poems(1936)를 출판했다. 서간집 Letters1971년에 나왔으며, 그의 생애와 작품을 소개한 A. S. F. 가우의 A. E. 하우스먼 A. E. Housman1936년에, 리처드 퍼시벌 그레이브스가 쓴 전기 학자 시인 하우스먼 A. E. Housman : The Scholar Poet1979년에 각각 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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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짧고 쉬운 서정시이지만, 인생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냉정하고 비관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전기적으로는 하우스만은 대학 시절에 동성애적 기질이 있어서 그로 인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괴로운 시절을 보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꼭 이 시를 전기적으로 해석해서 동성애로 인한 사랑의 절망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이 시의 처음에 나오는 현자(賢者)는 인생의 쓴맛, 단맛 다 보고 젊었을 적의 무분별한 열정은 결국 후회와 절망만 남겨준다는 인생 경험을 체득한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 시의 화자인 스물한 살의 젊은이에게 함부로 마음을 주지 말라는 충고를 합니다. 우리나라 유행가 중에서 님은 먼곳에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래는 마음을 주고 난 뒤에 떠나간 님에 대한 아쉬움과 서러움을 이렇게 노래하지요. “마음 주고 눈물 주고 꿈도 주고 멀어져 갔네. 님은 먼 곳에.“

 

그러나 이 시의 화자는 스물하나의 세상 물정 모르는 앳된 젊은이입니다. 그래서 세상 경험이 많은 현자의 충고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지요. 아마도 자신의 혈기와 자유로움으로 항상 안절부절못하는 젊은이는 누가 뭐라 해도 자신의 마음을 바쳐 사랑의 대상에 몰입하는 특권을 가지고 있지요.

 

이 시의 두 번째 연에서도 현자는 같은 충고를 반복하면서 함부로 마음을 주게 되면 어떤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해서 경고합니다. 마음을 주게 되면 한숨과 눈물과 회한이 따르는 법이라고. 둘째 연에서의 마지막에는 이 짧은 서정시의 극적인 반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제 스물두 살이 된 화자는 바로 작년의 부질없음에 대해서 깨닫고 현자가 했던, 자신이 무시했던, 충고가 사무치게 맞는 말이라고 반복해서 말하며 시를 마무리합니다.

 

어쩌면 하우스만이 이 짧은 서정시에서 전제로 하는 것은 우리가 사는 삶은 철저하게 일회성이며 결코 되돌아가서 다시 살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시행착오를 하면서 과거에 대해서 후회하고 슬퍼하긴 하지만, 그 일회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숙명적으로 스물하나 때는 기꺼이 마음을 주고 조건 없는 사랑을 하고, 스물둘 때는 또 뼈저리게 후회하지만, 그 후회도 결국 헛된 것은 아니며 우리 청춘의 열정과 몰두의 대가이니 그 또한 인생의 귀중한 한 부분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 시는 슬프면서도 아름답고 간명하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사진: 정석권
정석권 기자 skcheong@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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