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청춘이로되 몸이 따라 주지 않는구나.”
그냥 들어 넘길 말이 아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그래도 금방 죽을 사람은 아니다.
의욕이 있기 때문이다. 의욕이 있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여든 살 이후의 사람들의 사망 원인은 병이 아니라, 삶에 대한 의욕 상실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많은 사람이 80대 중후반, 특히 85세 전후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다.
나이 든 사람들이 세상을 떠난 후에 가족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특별히 아픈 데는 없었다고 하고, 큰 병 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병이 나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이 죽음은 결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세상에 이유 없는 것은 없다.
나이 든 사람의 사망 원인은 특별한 하나의 ‘병’이 아니라 몸 전체에 대한 복합 붕괴 현상으로부터 오는 사망이다.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기능이 동시에 무너지는 상황에서는 죽음은 쉽게 침범한다.
심장은 뛰고 있지만 자율신경의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폐는 숨을 쉬고 있지만 기침 반사와 면역 방어가 약해지며 뇌는 의식이 있으나 회복 탄력성이 약해진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작은 병도 방어력과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대수롭지 않은 한 번의 감기, 한 번의 낙상도 크게 작용을 한다.
밥맛이 없다며 식사 몇 번 거르는 일도 병으로 이어지고 조금만 악화되면 사망으로 이어진다.
가장 치명적인 사망 요소
85세 전후 사망의 공통 분모는 의외로 단순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근육 소실과 탈수다.
노년기에 일어나는 근육 감소증은 단순히 힘이 없는 것뿐만 아니다.
근육은 면역 저장고 역할을 하며 혈당을 조절하고 낙상을 방지해 주며 호흡을 보조해 주는 역할을 한다.
나이 들어 움직이기를 싫어하여 걷지 않으려 하고 밥맛이 없다고 먹는 양이 줄어들면 이미 죽음의 출발선상에 선 것이다. 몸은 회복 불가능한 하강 곡선에 들어선 것이다.

나이 든 사람들의 사망은 의욕 상실이 가장 크다.
다음은 삶에 대한 의욕 상실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존재의 이유를 상실하는 것은 삶의 의욕을 잃는 것이다.
이제는 나이 들어 아무것도 못 한다는 의욕의 상실감은 사망의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노년기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은 ‘사람은 병보다, 의욕 상실로 빨리 죽는다.’는 것이다.
“내가 이 나이에 무엇을 하겠어. 이미 늦었어.”
이것이 사망을 재촉하는 무서운 말이다.

서툴러도 의욕이 있는 사람은 빨리 죽지 않는다.
나이 들면 사회적으로 역할이 중단되고 또래 나이가 하나둘 저세상으로 가서 친구와의 단절이 이루어지다 보면 아침에 눈을 떴는데 막상 할 일이 없어 막막한 생활이 이어진다.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삶의 목표를 잃을 때, 죽음은 시작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식욕 감소로 이어지고 활동 저하로 이어지며 이것이 계속되면 몸에서 호르몬 분비가 저하되며 면역력의 감소로 직결된다.
85세 전후 사망의 결정적 요인
젊었을 때는 몸은 아프면 자가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고령의 어느 시점 이후, 몸은 이렇게 판단한다.
“어차피 늙었는데 회복해서 뭐 해. 그냥 살다가 가는 거지”
이를 의학에서는 생리적 철수라 부른다.
치매도 아니고, 암도 아니지만 몸 전체가 서서히 ‘종료 모드’로 들어가는 것이다.
몸이 회복 포기 상태로 접어든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치료보다 생활의 태도가 생존 기간을 좌우한다.
팔십을 넘기고 나면 사람들은 의사에게 묻는다.
“이제 살면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요?”
의사는 대답하지 않지만, 몸은 이미 대답을 한다.
85세 전후, 많은 이들이 큰 병 하나 없이 조용히 생을 마친다.
오래 사는 비결은 약이 아니라 삶에 대한 의욕이다.
조금씩이라도 계속 움직이는 사람, 하루 한 번이라도 사람을 만나러 밖으로 나가는 사람, 내가 아직 할 일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
이들은 같은 나이에도 몇 해를 더 산다.
노년의 생명 연장은 병원 치료가 아니라 그날 하루를 살아낼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것을 이루었을 때, 위로가 되고 편안함이 온다.
그것이 가장 강력한 처방이다.

마음이 즐거운 사람은 오래 산다.
나이 든 사람들이나 가족 중에 그런 사람이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는 병원에 의존하는 것보다 삶에 의욕을 주어야 한다.
팔십을 넘겼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밖으로 나가도록 해야 한다. 물론 그때까지 걸어 다닐 수 있는 체력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누군가와 만나는 약속이 있어야 한다.
오늘도 할 일이 있어야 한다.
이것들이 약보다 강하다. 다만 속도를 늦추고, 짐을 내려놓고 살아 있는 하루하루를 가볍게 이어갈 뿐이다.
오늘은 소중하다.
시간이 곧 세월이다.
하루가 일 년이다.
귀중한 하루를 그냥 보내지 말고 잘 보내도록 하는 것이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천금같이 소중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