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23일 토요일. 전주 한옥마을에 연계되어 있는 서학동 국립 무형유산원 야외무대.
코로나 거리두기가 풀린 첫 번째 주말이어서인지 한옥마을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다시 주차대란이 벌어지고 사람들의 물결로 한옥마을을 가득 채웠다.
그런데 한옥마을이 꽝꽝 울리도록 신나는 굿판이 벌어지고 있었으니 전주천 건너편에 있는 국립무형유산원 야외무대에서 나는 소리였다. 소리를 따라 발길을 옮겨보니 한바탕 신나는 광대 놀음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름 하여 “광대 판 판 판!” 전통 연희 놀음판이다.
“얼쑤, 잘한다. 절씨구 에헤!”
관중들과 함께 어울려 있는 출연자들이 신나게 판을 벌이고 있었다.
마침 광대 줄타기가 한창이었다. 줄타기는 가끔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이곳에서 공연하고 있는 줄타기는 특이한 3중 줄타기였다. 공중에서 줄을 타고 노는 전통 줄타기가 벌어지고 있는데 땅에서도 땅바닥에다 줄을 늘어놓고 줄을 탄다. 그런가 하면 땅에서 조금 떨어진 낮은 공중에도 또 줄을 탄다. 인형이 줄을 타는 것이다. 3중 공연이다.
전통연희 판놀음인 ‘광대 판 판 판’은 국립 무형유산원에서 2022년 4월 22일과 23일 양일에 걸쳐 야외무대에서 벌인 공연이다.
4월 22일 금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연희집단 The 광대’에서 벌이는 “당골 포차”가 공연 되었는데 ‘단골’이 아닌 ‘당골’이다. 단군의 아버지 환웅이 운영하는 포장마차란다. 여기에 좌충우돌 현대인들의 코믹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같은 날 오후 7시 30분부터는 호랑이띠 4개 팀이 벌이는 "연희 1986" 공연이 공연되었다. 1986년 생 호랑이띠들이 모여 벌이는 사물놀이, 살판, 버나더스 형제들, 장고마칭, 모듬북, 얼른(마술) 등 옴니버스 형식의 다양한 종합 연희극이 펼쳐졌다.
다음 날인 4월 23일 토요일에는 1시부터 ‘용기 정화굿’ 패들이 "기 놀이 퍼레이드"를 벌였다. 기를 든 사람들이 전주천에서부터 풍물의 반주에 맞추어 국립 무형유산원 야외무대까지 오면서 거리공연을 벌였다.
이어서 광대 줄타기가 펼쳐졌고 곧바로 '발광 엔터테인먼트' 팀이 벌이는 “쌈구경 가자”가 펼쳐졌다. 구경 중에는 뭐니 뭐니 해도 싸움구경이 최고라는 그 쌈구경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벌이는 쌈구경은 적이나 원수가 되어서 싸우는 게 아니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쌈구경인 것이다. 싸움에서 이긴 팀의 동네는 논농사가 잘 되고 진 팀의 동네는 밭농사가 잘 된다는 양쪽 다 잘되는 싸움인 것이다. 공연은 버나 싸움, 살판 싸움, 장단 싸움 등으로 펼쳐졌다. 거기에 사자춤까지 곁들여졌다.

이어서 벌어진 판은 “노름마치 풍”이었다. 전통음악의 원형을 기반으로 한국음악의 신명나는 바람을 선보이는 공연이다. 코로나를 비롯한 모든 액운을 물리치고 만복을 기원하는 비나리를 시작으로 사물놀이와 EDM이 결합한 콘서트다. 구음과 타악, 피리와 대평소 선율에 EDM이 얹혀져 호랑이들의 탈춤이 신명 나는 놀이판을 연출해 내는 공연이다.
한국 무형유산원 야외 공연장에서는 이번 공연뿐만 아니라 주말이면 정기적으로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다음 달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가족 공연인 “이야기보따리”가 펼쳐지며 6월 4일부터는 “이수자뎐”이 펼쳐지고 7월 9일에는 “출사표”가, 10월 7일에는 “멕시코의 마리아치”가 공연되며 10월 22일에는 “전통예술의 품격”, 11월 12일에는 “명인 오마주”가 공연되고 12월 10일에는 “송연공연”이 펼쳐진다.
또 문화가 있는 날 기획 공연으로 “21세기 무형유산 너나들이” 공연이 매월 마지막 수요일 저녁 7시 30분에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한 번 자리를 잡고 앉으면 신명에 겨워 일어설 수가 없는 공연들이 일 년 내내 이루어지는 곳이 국립 무형유산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