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과도한 높임말’이 우리 사회의 원활한 소통을 저해하는 일종의 ‘언어적 과부하’를 일으키고 있다. 카페에서 들리는 “커피 나오셨습니다”나 매장의 “제품은 품절이십니다”와 같은 표현은 주어에 맞지 않는 ‘-시-’를 남발한 대표적인 사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최근 발표한 ‘개선이 필요한 공공언어 30선’은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진단을 내놓았다. 국민의 93.3%가 이러한 과잉 높임 표현에 피로감을 느끼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자료: 문화체육관광부 · 국립국어원 '개선이 필요한 공공언어 30선' (2026.2.12.)
단순한 말실수를 넘어선 어법 오류는 정보 전달의 정확도를 떨어뜨려 사회적 불편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국민들이 가장 시급하게 교정해야 한다고 꼽은 항목은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를 ‘말씀이 있겠습니다’로 바로잡는 것이었다. 또한, 질환처럼 번진 ‘되-돼’ 혼동(90.2%)과 ‘염두에 두다’를 ‘염두해 두다’로 잘못 사용하는 오류(74.8%), 그리고 ‘(알아)맞히다’와 ‘맞추다’의 혼동(71.2%) 등 기초 어법에 대한 교정 요구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언어 건강을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다.
행정 용어와 외래어의 무분별한 사용은 국민의 알 권리를 방해하는 일종의 ‘소통 장벽’이다. ‘이니셔티브’, ‘리터러시’ 와 같은 외국어는 직관적인 우리말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블랙 아이스’ 대신 ‘도로 살얼음’을, ‘스쿨 존’ 대신 ‘어린이 보호 구역’을 사용할 때 비로소 국민의 안전과 소통 효율이 높아진다. 공공언어는 좁게는 공공기관의 언어부터 넓게는 신문, 방송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모든 언어를 포함하기에, 그 사회의 건강 상태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야 한다.
조사 대상 30개 항목 전체에 대해 ‘바꿔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평균 61.8%에 달하며, 쉽고 바른 언어 사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이미 형성되어 있음이 증명되었다. 이에 발맞춰 문체부와 국어원은 영상 콘텐츠 제작 및 ‘쉬운 우리말 다짐 이어가기’ 챌린지를 통해 대대적인 인식 개선 캠페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 또한 건강한 신체를 위해 정기검진을 받듯, 일상 속 잘못된 언어 사례를 국립국어원 누리집에 제보하는 등 능동적인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 사물에 대한 과한 예우보다는 듣는 이를 배려하는 명확한 소통이 진정한 ‘언어의 건강’을 지키는 길임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