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hrodite at Paphos, Rod Jellema (1927-2018)
Aphrodite at Paphos
Rod Jellema (1927-2018)
When I saw her gliding
naked through the surf
divine body of
perfect glistening flesh
I snapped up my
binoculars and they
blinded me normal again.
파포스의 아프로디테
로드 젤레마
그녀의 벌거벗은 모습이
파도에 미끄러지면서
완벽하게 빛나는 자태의
성스러운 육체를 내가 보았을 때
난 망원경을 잽싸게 꺼냈고
그러자 난 눈이 멀어서
다시 정상이 되어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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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제목인 “파포스의 아프로디테”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면, 파포스는 사이프러스 섬에 있는 지명으로 아프로디테 여신의 신전이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아프로디테는 로마 신화에서는 비너스 여신에 해당하는 그리스 신화의 여신으로 인간의 애욕을 관장하는 일이 주 업무인 여신입니다. 태양을 움직이거나, 천둥이나 우박을 만드는 신과 같은 다른 신들의 권능보다 얼핏 그 힘이 약해 보이기도 하지만, 인간들의 삶에는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는 신입니다.
사랑의 신, 아프로디테의 탄생 신화는 여러 학설이 있지만 그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천신 우라노스의 횡포를 견디다 못한 대지의 신 가이야가 아들 크로노스를 시켜 우라노스의 생식기를 자르게 했고 그 잘린 생식기가 바다의 파도 위를 떠돌다가 그 포말에서 태어난 것이 바로 아프로디테라는 것입니다. 그 후 아프로디테는 서풍의 신 제피로스의 인도로 키티리 섬으로 갔고, 계절의 네 여신인 호라이의 접대를 받고 백사장에 도착했으며, 그녀가 발을 디디자 꽃들이 피어나 온 섬을 뒤덮었다고 신화는 전해집니다. 보티첼리의 유명한 그림, “비너스의 탄생”은 바로 이 장면을 묘사한 것입니다.
위 시는 세 개의 의미맥락이 이어지는 7개의 행으로 되어 있습니다. 처음 의미단위인 4행에서는 아프로디테의 벌거벗은 아찔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나신은 성스럽고 완벽한 몸매로 파도를 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는 보티첼리의 그림에서처럼 파도의 포말에 떠내려 오고 있는 비너스의 균형 잡힌 몸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러나 이 시의 5행부터는 균형 잡힌 평화로움이 깨지고, 황급하게 망원경을 집어 드는 화자의 동작이 갑작스럽게 등장합니다. 이는 화자가 아프로디테의 나신을 더욱 가까이 자세히 보고자 하는 욕심에서 비롯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망원경을 들기 전의 모습은 신비스럽고 성스러운 자태이지만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는 육체는 욕망과 소유욕의 대상이 되어서 화자를 다시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려 눈멀게 합니다.
이 시는 우리에게 역설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름다움을 대할 때 망원경으로 보듯 자기 자신과 가까이하려는 욕심을 가지고 보게 되면 더 정확하게 볼 수는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 신비로움을 제대로 볼 수 없는 눈먼 상태가 됩니다. 오히려 사적인 욕심을 버리고 신비로운 감각을 유지한 상태에서 보는 꿈의 세계 그리고 신화의 세계에서는 우리의 상상력을 통해서 아름다움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갖게 되어 세상을 조화롭게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그림: 김 분임
아리아 72.7 x 53.0 Watercolor on pa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