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다니던 산책길에 작은 무덤이 하나 생겼다.
무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은 도독한 흙더미다. 그런데 둘레를 꽃으로 장식을 해놓았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아크릴로 만든 기념패 하나가 놓여 있다. 비석패인 것이다.
거기 쓰여 있는 사연이 너무 가슴 아프다.
럭키 사랑, 엄마 사랑!
엄마 사랑, 럭키 사랑!
럭키야, 사랑하는 내 아가 럭키야.
태어난 지 6개월밖에 안 된 너를 이렇게 보내야 하는구나.
애지중지 귀하게 키웠던 너를 이렇게 내 손으로 보내게 되었구나.
너를 중성화 수술을 시킨다고 한 것이 뜻하지 않게 너를 보내고 말았구나.
법의 심판을 받을 필요도 없는 돌팔이 수의사에게 수술을 맡긴 것이 결국은 너를 보내게 되고 말았구나.
이 후회스러운 일을 어디 가서 하소연할까?
엄마 가슴은 찢어질 듯이 아프다.
이직은 솜털도 안 마른 이제 겨우 6개월밖에 안 된 너를 어떻게 보내라고 그렇게 가고 말았니?
럭키야, 다시는 아프지 말고 꽃길 따라가거라. 길 잃지 말고 가거라.
엄마가 꼬옥 안아 줄게. 엄마 사진 안고, 엄마 옷 덮고 편히 쉬어라. 네가 좋아하는 인형도 가지고 너를 사랑하는 엄마 마음과 함께 천국으로 데려다줄게.
다음 생에는 좋은 집에서 태어나 이생에서 못다 한 삶을 더욱더 행복하게 살아라. 엄마가 널 자주 보러 갈게. 엄마가 보러 간다고 갈 곳을 놓치면 안 돼. 알았지? 꼭 좋은 데로 가렴. 엄마가 간절히 기도해 줄게. 사랑해, 럭키야.

사연이 절절하다. 너무도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럭키를 묻으면서 자기가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덮어준 것이다. 아크릴판 비석패에는 럭키의 사진 2장이 함께 새겨져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천진한 모습이다.
내일모레면 임실 오수에서는 의견제가 열린다.
주인이 오수장에 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술에 취해 들판에 쓰러져 있는데 들불이 일어나 주인을 향하여 다가오자 근방의 방죽에 뛰어들어 온몸에 물을 적시어 주인 주변을 딩굴면서 물로 적시어 주인을 구하고 지쳐서 죽은 의견을 기리기 위한 행사다.
그런가 하면 미국에서는 외딴집에 살던 사람이 외출을 하고 돌아와 보니 아이가 상처가 난 채 겁에 질려 울고 있는데 그 옆에 자기가 키우던 개가 몸에 피를 묻힌 채 헐떡거리고 있는 광경을 보고 홧김에 총을 들고 나와 개를 사살해 버리고 밖에 나와 보니 늑대 한 마리가 쓰러져 있었다. 그제야 사태를 짐작한 주인이 울며 개를 안았지만 개는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그래서 그 개를 정원에 묻어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산책길의 개는 이러한 의견은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가슴이 아픈 것은 왜일까? 개를 위한 것이 아닌 인간의 작은 욕심으로 중성 수술을 시도하다가 죽게 했다는 죄책감 때문이다. 개의 중성 수술이 어려운 수술은 아닐 텐데 실수를 해서 죽게 한 것이다. 돌팔이 수의사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동물병원 수의사가 아닌 면허도 받지 않은 사람이 한 것 같다. 그러기에 더욱 마음이 아픈 것이다. 겨우 6개월 살고 세상을 떠나야 하는 안타까움이 크다.
산책길에 새로 생긴 작은 무덤.
무심히 지나다니던 길이 숙연히 지나가야 할 길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