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남아 있는 정월대보름 세시풍속

정월대보름에 행하는 행사들

작성일 : 2026-03-03 05:27 수정일 : 2026-03-03 09:52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오늘이 정월대보름이다.

정월대보름은 음력 115일을 말한다.

금년도 정월대보름은 양력으로는 33일이다.

 

 

한국의 전통 명절인 정월대보름

 

정월대보름은 음력 1월의 보름날을 가리키는 말로, 음력 115일에 해당하는 한국의 전통 명절이다. 설날 이후 처음 맞는 보름날로 '상원(上元)', 혹은 '오기일(烏忌日)'이라고도 한다. 오기일(烏忌日)이란 까마귀를 기념하는 날이라는 뜻이다.

 

전에는 정월대보름을 설날보다 더 성대하게 지냈던 명절이었다.

정월대보름 전날인 음력 114일부터 행하는 여러 가지 풍속들이 있다. 원래는 설날부터 대보름까지 15일 동안 축제일이었으며, 이 시기에는 빚 독촉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큰 축제였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공휴일로 지정되어 일을 하지 않고 전부터 내려오던 놀이를 하면서 노는 날이다.

이보다 좀 더 옛날에는 정월대보름 이튿날을 실질적인 한 해의 시작으로 여기기도 했다.

또한 설날에 세배를 못 드렸던 분에게 세배를 드릴 수 있는 마지막 날이기도 하였다.

 

정월대보름은 일 년 중 가장 큰 달이 뜬다하여 달맞이를 하는 날이다.

설날부터 연날리기를 했던 아이들이 정월대보름에 연날리기를 멈추고 연을 달집과 함께 태우는 날이기도 하다. 그동안의 액운을 연에 담아 함께 태웠다.

 

 정월대보름에는 달집을 만들어 흉한 것들을 다 태워보낸다. 

 

정월대보름에는 부럼, 오곡밥, 약밥, 귀밝이술, 복쌈, 김과 취나물 같은 묵은 나물 및 제철 생선 등을 먹으며 한 해의 건강과 소원을 빌었다.

또한 고싸움, 석전과 같은 행사와 다양한 놀이를 하였는데, 이 풍속들은 오늘날에도 일부 이어져 행해지고 있다. 지역별, 마을별로 제사를 지내는 곳도 있다.

예로부터 정월대보름에는 한 해의 계획을 세웠는데, 이 과정에서 한 해의 운수를 점쳤다.

 

 정월대보름에는 각종 민속행사가 행해졌다. 

 

정월대보름 유래

 

정월대보름의 기원과 관련된 전설 중에 사금갑(射琴匣)이 있다. 원전은 삼국유사기이 제1편 소지왕 이야기다.

신라 시대, 소지 마립간이 정월대보름에 천천정으로 행차하기 위해 궁을 나섰는데 갑자기 까마귀와 쥐가 시끄럽게 울었다. 그리고는 쥐가 사람의 말로 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따라가 보옵소서."

그러자 임금은 신하를 시켜 까마귀를 따라가게 했다. 신하가 까마귀를 어느 정도 따라가다가 어느 연못에 다다랐을 때, 돼지 두 마리가 싸움을 하고 있었다. 신하는 돼지 싸움을 보다가 그만 까마귀를 놓쳐 버렸다. 잠시 후에 연못에서 노인이 나와서 신하에게 편지 한 통을 주면서 말했다.

"그 봉투 안의 글을 읽으면 두 사람이 죽을 것이요, 읽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입니다.“

신하는 궁에 돌아와 임금에게 편지 봉투를 주면서 연못의 노인이 한 말을 전했다.

 

임금은 편지를 꺼내서 읽어 보았다. 그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사금갑(射琴匣) - 거문고 갑을 쏘시오.’

임금은 곧 거문고 갑을 활로 쏜 다음 열어 보니 두 사람이 활에 맞아 숨져 있었다. 이 두 사람은 왕비와 어떤 중이었는데, 중이 왕비와 한통속이 되어 임금을 해치려 했던 것이다.

그 뒤 정월대보름을 까마귀의 고마움을 기념한다는 의미로 오기일(烏忌日)이라 해서 찰밥을 준비해 까마귀에게 주는 풍속이 생겼다고 한다. 이후 이 찰밥이 발전해 약밥이 되었다.

 

 

정월대보름 풍속

 

대보름 전날 밤에는 아이들이 집집마다 밥을 얻으러 다녔다. 또한 이날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고 믿었기 때문에 잠을 참으며 날을 샜다. 잠을 참지 못하고 자는 아이들은 어른들이 몰래 눈썹에 쌀가루나 밀가루를 발라 놀려먹었다.

 

아침이 되면 부럼깨기 및 귀밝이술 마시기를 시작하며, 새벽에 '용물뜨기'를 하거나 첫 우물을 떠서 거기에 찰밥을 띄우는 '복물뜨기'를 하였다. 오늘날에는 여러 지방 단체 주최 행사들이 연이어 열린다. 자정에 이르러서는 달집 태우기 및 쥐불놀이를 이어 하며, 풍년을 비는 행사를 끝으로 대보름을 마무리 짓는다.

 

 

김치 먹지 않은 정월대보름

 

대보름에는 김치를 먹어서는 안 된다고 여겼다.

김치를 먹으면 몸이 간지러워지는 피부병이 생긴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백김치를 먹으면 머리가 하얗게 세고, 동치미를 먹으면 논에 이끼가 끼어 그 해 벼농사를 망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정월대보름에는 종류를 불문하고 모든 김치를 먹지 않았다.

 

정월대보름에는 무슨 연유에서인지 개에게 밥을 주지 않았다.

개에게 먹이를 주면 여름철에 파리가 많이 꼬이고 개가 마른다고 여겨서 대보름에는 하루 굶기는 풍습이 있었다.

여기에서 즐거워야 할 명절이나 잔칫날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켜 "개 보름 쇠듯 한다"라는 속담이 생겼다.

 

 

정월대보름 음식

 

옛날에는 정월대보름에는 겨울철에 구할 수 있는 음식 거리를 모두 동원하여 잘 먹고 노는 날이었다. 견과류가 그렇듯이 온갖 묵나물도 당시로서는 입맛을 돋구는 좋은 음식이었다. 대보름에 온갖 음식을 해서 많이 먹는 것은 곧이어 다가올 농사철에 대비하여 영양을 보충하자는 뜻이었다.

 

1. 부럼

정월대보름에는 만사형통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며 아침 일찍 부럼을 나이 수만큼 깨물어 먹는 관습이 있다. 이를 '부럼 깨기'라고 하는데 부럼을 깨물면서 부스럼이 나지 않도록 비는 관습이 남은 것이다.

실제로 견과류는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건강에 좋으며, 적은 양으로도 높은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는 건강식품이다.

 

 정월대보름에는 껍질이 단단한 부럼을 깨서 먹었다. 

 

다만 깨먹는다는 상징성 때문에 견과류 중에서도 껍질이 단단한 견과류에 집착하다 보니 정월 대보름날에는 껍질이 남아있는 견과류가 정월대보름 용품으로 많이 유통된다.

 

 

2. 오곡밥

찹쌀, 기장, 수수, 서리태, 적두를 섞은 풍년을 기원하는 잡곡밥을 말한다.

오곡밥은 여러 가지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식품이기 때문이다.

 

3. 복쌈

말 그대로 풍년을 기원하며 복을 싸서 먹는 것을 의미한다.

김이나 취나물, 배추잎, 토란잎, 피마자잎을 오곡과 싸서 먹는다.

열양세기기(洌陽歲時記)에는 많이 먹어야 좋다고 하였고, 농가에서는 첫 숟갈을 쌈 싸 먹어야 좋다고 하였다.

 

4. 진채(陣菜)

묵은 나물을 진채라 한다.

구체적으로 박, 버섯, , 순무, 무잎, 오이, 가지 껍질 등을 가리키는데, 여름에 더위를 타지 말라고 해당 나물을 준비했다는 조선시대의 기록이 있다. 보통은 19가지를 준비하지만 충분치 않다면 그보다 줄여서 준비한다. 진채에 포함된 나물 외에 호박잎, 도라지, 콩나물 등도 쓰인다.

 

정월대보름에는 진채를 비롯하여 나물 중심으로 밥상을 차려 먹었다. 

 

5. 귀밝이술(이명주)

이른 아침에 부럼을 깨는 것과 동시에 술을 한 잔 마시는 관습이 있었다. 이름처럼 귀가 밝아지고 귓병을 막아주며 1년 동안 좋은 소식만을 듣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주기 위한 술이다. 그날은 아이들에게도 술을 주었다.

 

6. 팥죽

정월대보름에도 팥죽을 먹는다. 동지 때와 유사하게 악귀를 쫓아내기 위해 먹는 것이며, 오곡밥을 만들 때 있는 팥과 병행해서 만들기도 하였다.

 

7. 약밥

약밥은 사금갑(射琴匣) 설화에서 까마귀에게 고마움을 표식하기 위한 것이 발전하여 약밥이 되었다.

 

 정월대보름에는 약밥을 만들어 먹었다. 

 

정월대보름 풍습

 

1. 보름밥 훔쳐먹기

백가반이라 하여 14일 저녁 집집마다 다니면서 오곡밥을 훔쳐 먹는 풍습이다. 훔친 밥을 가지고 마을의 일정한 장소에 모여 함께 나누어 먹으며 즐겁게 시간을 보낸다.

 

2. 복토 훔치기

부잣집이나 번화가의 흙을 가져다가 자기 집의 부뚜막에 발라 한 해 동안 생업이 잘되기를 기원하는 풍속이다. 서울특별시에서는 주로 번화가인 종로의 흙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 하도 사람들이 많이 가져가서 종로의 길을 보수하는 관원들이 고생했다고 한다. 한 두 주먹씩 가져가는 걸 넘어서 아예 삽과 곡괭이로 퍼가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부잣집에서는 아예 보초를 세워 흙 퍼가는 일을 방지했다고도 한다.

 

3. 용알뜨기

115일 새벽에 닭 울기를 기다렸다가 가장 먼저 우물에 가서 물을 뜨는 행위이다. 이때 뜬 물이 용의 신력이 있다고 여겼다.

 

4. 벼가릿대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농가에서 대보름 전날 짚을 묶어서 기 모양을 만들고 그 안에 벼, 기장, 조의 이삭을 넣어서 싸고 목화도 같이 장대 끝에 매단다는 볏가릿대 관련 기록이 있다. 이는 농사를 가장한 가농작으로 화간, 화적이라 부르며 풍년을 기원하는 의례이다.

 

5. 과일나무 시집보내기

대추나무, 배나무, 감나무 등의 가지에 돌을 끼워 넣고 일종의 모의 성행위를 묘사하여 열매의 풍년을 기원하는 풍습이었다.

 

6. 달불이

달불이는 달불음, 월자, 윤월이라 부르며, 14일에 콩 12개로 12개월을 표시하여 수수깡 속에 넣고 이를 우물 속에 집어넣은 다음 15일에 꺼내어 콩의 모양에 따라 매달 강수량을 예측하였다.

 

7. 달맞이

초저녁에 달을 맞이하는 행위로 동네에서 달이 가장 먼저 뜨는 동산에 모여 달맞이를 하였다.

 

8. 더위 팔기

남에게 더위를 파는 풍속. 아침 일찍 일어나서 친구나 이웃을 찾아가 이름을 부른다. 이름을 불린 사람이 무심코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가라" 또는 "내 더위 네 더위 맞더위"라고 외친다. 이러면 이름을 부른 사람의 더위가 대답한 사람에게 넘어가게 된다. 반대로 더위를 팔려는 것을 눈치채고 대답 대신 "내 더위 사가라"라고 외치면 이름을 부른 사람이 오히려 더위를 사게 된다. 옛날에는 감당 못할 정도로 더위를 많이 산 사람이 억울해서 엉엉 울다가 그 더위를 키우던 똥개에게 팔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9. 달집 태우기

대보름날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모아놓은 짚단과 생소나무 가지를 묶어서 무더기로 쌓아 올려 달집을 세운 다음, 불에 태워서 풍년을 기원하며 소원을 비는 풍습이다. 예로부터 풍년을 기원하는 풍속이다. 달집이 화염에 활활 잘 타오를수록 마을이 태평하고 그 해는 풍년이 될 거라는 징조라고 한다. 달집을 태우면서 풍물패가 주변을 맴돌며 풍악을 울린다.

 

10. 방생

14일 밤 붕어, 자라를 사서 강에 놓아주고 소지 축원을 올렸다.

 

11. 액막이 연

연을 날리다가 줄을 끊어 연이 멀리 날아가게 하는 의식. 다만 정월 대보름 이후에는 연을 날리는 사람을 멸시했는데 대보름 이후부터는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12. 동제

정월대보름의 대표적인 행사로 설날에는 개인적인 의례가 많지만 정월대보름에는 공동의례가 많다. 동제는 마을의 평안과 풍요를 위하여 마을에서 섬기는 수호신에게 합동으로 올리는 공동의 제의로, 마을신앙의 행위적 표현이다. 섬기는 마을신은 지역에 따라 산신, 용신, 서낭신 등으로 다양하다.

 

 

 

정월대보름 놀이

 

1. 다리밟기

말 그대로 다리를 밟아 밟은 사람의 다리가 튼튼해지라고 하는 것이다. 정월대보름 밤에 다리를 밟으면 다릿병을 앓지 않는다고 한다. 답교 또는 답교놀이라고 하며 전국적으로 성행하였다.

 

 

2. 쥐불놀이

정월대보름에는 논두렁 밭두렁에 있는 해충을 죽이기 위하여 쥐불놀이를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금지되어 있는 놀이기 때문에 쥐불놀이를 하면 안 된다.

 

3. 달집 태우기

달집의 경우 보름달이 뜨기 시작하는 초저녁에 불을 붙이는데, 문을 동쪽으로 내야 한다는 관습이 있다.

 

4. 강강술래

여자들이 모여 강강수월래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었다.

 

5. 사자놀이

주로 단오에 행해졌던 봉산탈춤의 일종으로 정월 대보름날 액막이 목적으로 행해졌다.

 

6. 줄다리기

영남 지방의 줄다리기가 가장 유명하며 그 밖에도 지역별로 다양한 형태의 줄다리기가 존재한다. 현재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7. 차전놀이

경상북도 안동 지방에서는 정월대보름에 차전놀이를 행하는데, 정확히 날짜를 지켜서 하지는 않고 대강 이 즈음에 한다.

 

8. 영산 쇠머리대기

현재의 창녕군 일대인 영산지방 중심으로 행해진 행사. 양팀이 서로 거대한 목우를 부딪혀 대결을 하는 행사이다. 경기 전에 상대 진형을 무너뜨리기 위해 진잡이놀이를 한다. 마찬가지로 영남지방이기에 줄다리기도 같이 한다.

 

9. 고싸움놀이

정식 명칭은 광주 칠석 고싸울 놀이며 줄다리기의 변형이다. 줄다리기 행사 전에 치러진 경기다.

 

10. 지신밟기

주로 영남 지방의 농민들이 정월대보름에 하는 풍속. 땅 속의 귀신(地神)을 밟아줄 집에 농악대를 중심으로 한 동네 사람들이 들어가서 마당, 뒤뜰, 부엌, 창고 등을 일일이 밟고 돌아다니며 지신을 밟아서 잡귀를 쫓고 복을 불러들이기를 기원하는 행사이다.

 

 

중국과 일본 정월대보름

 

중국에는 같은 날에 원소절이라는 명절이 존재한다. 반대로 일본의 '고쇼가츠'(小正月)는 다른 명절들이 그렇듯 메이지 유신 이후로 양력화되었으며 팥죽을 먹는 풍습이 있다. 한국의 정월과 같은 한자를 쓰는 쇼가츠(正月)는 설날을 의미한다.

 

대보름 다음 날인 음력 116일은 '귀신날'이라고 해서 이날 집 밖을 나가면 귀신이 달라붙기 때문에 외출을 피하고 집에서 지냈다. 이는 설날부터 시작된 정초 놀이를 대보름까지 많이 놀았기 때문에 하루 정도 조용히 지낸 뒤 생업에 종사하기 위하여서였다.

 

 
이용만 기자 ym60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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