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소리 30리까지 울려 퍼지던 오수의 기차

90여 년 동안의 수많은 사연을 안고 서있는 옛날의 오수역

작성일 : 2022-06-22 20:09 수정일 : 2022-06-23 09:01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지금 서울행 기차가 홈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승객 여러분들께서는 한 걸음씩 뒤로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서도역을 지나 오수역을 향하여 칙칙 푹푹 들어오고 있던 기차는 새까맣고 우람했으며 무시무시했다.

 

덜커덩거리며 기차가 역으로 들어설 때는 프래트홈에 서 있는 사람들의 발바닥이 쿵쿵 울리던 오수역이었다.

기차가 도착하면 까맣게 사람들이 가차에서 내렸고 내린 만큼 올라탔다.

열세 살 꼬마가 30리 길을 걸어와 기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서 있던 기차역이 그대로 있고 30리 밖에 있는 우리 동네에서 들었던 기차 지나가는 소리가 지금도 여전한데 옛날의 오수역은 쓸쓸함만 가득하다.

 

오수역은 오수 사람들뿐만 아니라 근방의 지사, 산서, 삼계, 동계, 덕과. 성수면 사람들이 서울이나 여수를 가던 길목이었다.

 

전라선 공사기간 중 가장 공사를 하기가 어려웠던 지역이 오수 지역이었다고 한다. 철마가 지나가면 조상님 묘가 들썩인다고 밤중에 공사해놓은 것을 파헤쳐버리곤 했다는 것이다. 양반들이 많이 살던 곳이라는 얘기다.

 

전주보다 해물이 쌌던 이유는 여수에서 직접 장사들이 기차를 타고 올라오기 때문이었다.

“멸치 사이다, 김 사이다.”

여수의 특이한 어투로 물건을 팔던 사람들을 자주 보았던 그 옛날의 오수역은 결코 작은 역이 아니었다. 설날이나 추석 무렵이면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오수역 안과 밖의 광장이 가득하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특급열차가 쉬어가던 곳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기차도 지나가지 않고 옛 역사만 남아 있는 황혼의 노을처럼 쓸쓸한 곳이 되어버렸다.

 

오수역은 전라선이 개통을 하던 1931년 10월 1일부터 문을 열고 영업을 개시하던 역이었다.

1951년 11월 9일, 한국전쟁으로 역사가 소실되어 버렸고 1958년 7월에야 역사가 새로 지어졌다.

2004년 4월 1일부터는 특급열차인 새마을호가 오수역에서 정차를 하였다.

2004년 8월 5일에는 그동안 73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드나들던 남악리 오수역을 대명리 신 역사로 옮겨 운행을 시작하였다.

지금은 무궁화호만 잠시 쉬었다 가는 한가한 역이 되어 있다.

 

그러나 옛 오수역 부근은 의견공원과 연계하여 새로운 오수의 명승지로 발돋움하고 있으며 추억에 젖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다행히 지금도 옛 오수역사가 그대로 서 있고 오수역 앞마당도 그대로 남아 있어 추억의 광장이 되어 있다.

 

옛 오수역은 영화 ‘광복절 특사’ 촬영지이기도 하다.

김상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설경구, 차승원, 송윤아가 주연을 맡았던 이 영화는 광복절만 되면 리바리벌 되던 영화였다.

6년 동안 숟가락 하나로 땅을 파 탈출에 성공하여 신문을 보았더니 다음날인 광복절 특사로 풀려날 사람들의 이름 중에 자기들의 이름이 있었던 무석과 재필의 이야기다. 하루만 참았으면 떳떳하게 교도소를 나올 수 있었는데 탈옥수가 되어버려 쫓겨다녀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세월은 덧없이 흘러 그때에 이곳을 오가던 사람들의 모습은 간 곳이 없으나 그때 그 시절의 역사는 그대로 옛 추억을 새록새록 들추어내고 있다.

 

어릴 때에 오수역 옆에 살았다는 균자 언니는 지금도 그곳으로 달려가 옛 집을 둘러보며 기찻길 따라 하얗게 피어 있던 벚나무를 따라 목마 타고 멀리 떠나가던 엄마 생각에 눈시울이 뜨겁다.

 

 

옛 오수역에는 미카 5-48번을 단 기차가 그대로 서있다. 내가 기차에 오르기만 하면 금방이라도 기적을 울리며 출발할 것 같다. 이 기차를 타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서울로 부산으로 향하였는가.

그리고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기차를 타고 다시 오수역으로 오고 싶어 하는가.

 

“저것이 오수에서 들려오는 기차 소리다.”

30리 밖에서도 비 오는 날에 들려오던 소리가 기차의 기적소리라고 알려주시던 아버지도 이 세상을 떠나고, 처음으로 오수장에 나를 데리고 와서 멸치국수를 사주시던 어머니도 떠난 지금의 오수지만 어느 곳보다 더 애잔하게 다가오고 있는 추억의 장소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정확하고 빠른 전라북도 소식으로 지역공동체의 건강한 내일을 위한 건강한 정보를 전달드리겠습니다."
저작권ⓒ '건강한 인터넷 신문' 헬스케어뉴스(http://www.hcnews.or.kr)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수 #오수역 #오수의기차 #옛날오수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