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 채식주의자는 죄인인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한강의 『채식주의자』

작성일 : 2026-04-20 06:09 수정일 : 2026-04-20 09:16 작성자 : 이용만 기자

 

 

 

한강은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람이다.

여러 사람이 노벨문학상 후보로 오르내렸지만 한강이 먼저 노벨문학상을 움켜쥐었다.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한강이 누구야?”

그때부터 한강에 대한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고 한강의 작품 채식주의자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채식주의자는 앞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문학상인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국제 부커상(International Booker Prize)은 영국 연방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맨부커상을 보완하여 20046월에 만들어진 문학상이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격년으로 영어로 출간되거나 영어 번역으로 출간된 작가와 작품을 대상으로 상을 주었다.

 

2016년부터는 맨부커 국제상을 개편하여 해마다 영어로 번역된 소설을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하여 수상하였는데 우리나라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수상을 한 것이다.

 

2016년 맨 부커 국제상 수상작으로 채식주의자(영어 제목 The Vegetarian)를 쓴 한강 작가와 영어로 번역한 영국 번역자 데버러 스미스가 공동 수상하였다. 상금은 5만 파운드인데 작가와 번역가가 나눠 갖게 된다.

 

채식주의자2004년 한국어로 발표되어 2007년 단행본으로 출판된 소설이며, 스미스는 21세 때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사람으로 런던대학교 소아스에서 한국학 석사, 박사 과정을 전공했다. 3세계 문학을 영국에 소개하는 비영리 출판사 틸티드 악시스 사장이다.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  표지

 

 

채식주의자3부작으로 되어 있다.

1부작은 채식주의자2004창작과 비평여름호에 게재되었다.

2부작은 몽고반점으로 2004문학과 사회가을호에 게재되었으며, 3부작은 나무불꽃으로 2005년 문학판 겨울호에 게재되었다.

한강은 이 세 편을 2002년 겨울부터 2005년 여름까지 썼다고 했다.

채식주의자는 따로 있을 때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합해지면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고 한다. 세 개가 합해져야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한강 작가는 소설가 한승원의 딸이다. 한승원은 이미 잘 알려진 우리나라 중견작가로 현재 전남 장흥 해산토굴이라는 곳에서 소설을 쓰고 있는 사람이다.

한승원 작가는 자신의 고향, 장흥과 바다를 배경으로 서민들의 애환과 한, 생명력을 글로 써왔다

대표작으로는 불의 딸, 아제아제바라아제, 포구, 동학제, 아버지를 위하여 등이 있다.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 소설가의 집필실이 있는 '해산토굴' 

 

한강은 노벨상 수상에 대하여 기자들이 몰려들었지만 기자 회견을 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사람이 죽어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기자 회견을 하겠느냐며, 기자 회견을 하지 않았다.

 

채식주의자는 평범한 소설은 아니다.

채식주의자가 된 영혜가 겪는 고통은 심했다. 누구도 채식을 하는 영혜를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 지금 이 사회는 조금 다른 사람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세상인 것이다. 남편이나 가족들이 채식하겠다는 영혜를 이해하고 협조했다면 아무렇지도 않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채식을 하는 사람이 특별히 잘못한 것이 아니요, 죽을죄를 지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편이나 가족은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여 고기를 억지로 먹이려 했고 윽박지르고 야유를 했다.

 

1부 채식주의자에서는 남편과 아버지가 직접적인 가해자로 나온다. 남편은 아내의 채식으로 자기의 식사가 불실해지고 사회적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한 사람이다. 아버지는 아버지의 권위가 무너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가족들도 누구 한 사람 영혜 편은 없다.

 

2부 몽고반점에서는 비디오 아티스티인 형부가 처제의 몽고반점에 대한 집착으로 인하여 형부에게 이용당한다. 처제의 몸에 꽃을 그리고 자신의 몸에도 꽃을 그려 성적 결합을 이루는 기괴한 장면을 비디오 아트로 연출해 내는데 몰두한다.

 

3부 나무불꽃은 언니인 인혜의 시선으로 바라본 동생의 고립과 정신적인 붕괴에 대한 연대다.

동생인 영혜가 폭력과 압박이 없고 아무 죄가 없는 나무가 되겠다는 동생을 돌보며 자기도 성실한 딸과 성실한 아내로서 살아가기를 강요당하고 있는 피해자임을 자각한다. 나무불꽃처럼 분출하고 싶은 욕구를 잠재우며 살아가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채식주의자』에 있는 한강 작가 소개 부문

 

한강은 어린 시절에 목격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기억을 바탕으로 인간이 저지르는 잔인함과 그 속에서 희생된 사람의 존엄성을 끊임없이 묻기도 했었다.

노밸문학상의 직접적인 대상이 된 소년이 온다는 그러한 배경에서 나온 작품이다.

 

한강 작가의 문장은 인간의 육체적 반응을 세밀하게 그려내어 읽는 이가 마치 현장에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그녀의 글은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아름답다는 평을 듣는다.

 

결국 채식주의자인 영혜는 정상적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조금 다른 것에 대한 이해와 경종을 울린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작품 속에 나오는 채식주의자는 다른 특이한 사람에 비하여 전혀 이해나 대우를 받지 못했다. 기초생활 수급자나, 장애인이나, 성소수자에 비하면 아무런 대우가 없다. 가장 기초적인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한 것이다.

 

  소설가 한강과 아버지 한승원 작가의 관련 사진들 

 

 

한강은 채식주의자를 쓸 때의 고통을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채식주의자를 쓸 때, 컴퓨터 대신 손으로 썼다. 손가락의 관절이 아팠기 때문이다. 손으로 쓴 글을 다른 사람이 타이핑 해주면 여백에 손으로 고쳐 쓰고 인쇄를 해오면 여백을 이용해 고치고 그것을 다시 타이핑 해서 또 고치는 일을 반복했는데 인내를 요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나마 손으로 쓸 수 있을 때가 좋았다. 백지 한 장을 채우기 전에 손목이 아파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 눈물도 나오지 않을 만큼 나는 지쳐버렸다.”

 

한편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거치는지를 말하는 예가 된다.

 

노벨문학상을 심사한 스웨덴 한림원은 작가가 지닌 서정적인 문체가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에 당당하게 대응하고 우리의 삶이 얼마나 연약한지 여과 없이 보여준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여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한다.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이러한 각고의 노력 끝에 얻어진 보상인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용만 기자 ym60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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