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북쪽을 지켜온 두 개의 거북바위

두 개의 바위에 얽힌 슬픈 이야기

작성일 : 2026-05-03 09:20 수정일 : 2026-05-04 09:57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전주 금암동에는 두 개의 거북바위가 있다.

두 개 다 전주의 북쪽을 지켜온 수호신들이다.

하나는 모래내 시장에서 북서쪽을 바라보면 언덕 위 비탈에 착 붙어 있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거북바위요, 또 하나는 거기로부터 조금 떨어진 언덕 위에 있는 후백제 견훤이 만들어 세웠다는 거북바위다.

하나는 북쪽을 향하여 가파른 길을 기어가고 있고 또 하나는 남쪽을 향하여 기어가고 있다. 마치 서로를 향하여 기어가고 있는 형상이다.

모래내 사람들은 두 개의 바위를 형제바위라 부른다.

 

그중 언덕 위에 서 있는 거북바위는 길이 17m, 5.3m, 두께 2m, 무게 250t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거북바위다. ‘전주미래유산 제10로 지정되어 있다.

서기 900년 견훤이 전주에 후백제를 세우고 북쪽을 수호하기 위하여 만든 바위라 한다.

 

  후백제 견훤이 만들어 세운 국내 최대의  금암동 거북바우

 

예로부터 어느 지역이든 그 곳을 수호하는 네 개의 수호신을 세운다.

전주를 지키는 사방 수호신으로 좌청룡으로 서쪽 완산칠봉을, 우백호로 동쪽 기린봉을, 주작으로 남쪽 승암산을 세웠다. 그런데 북쪽이 허하였다. 그래서 이곳에 현무인 거북바위를 만들어 북쪽을 지키게 한 것이다.

옛날의 전주는 전라감사가 근무하던 전주감영을 중심으로 삼았던 것이다. 그곳에서 보면 금암동 거북바위는 북쪽이 분명하다.

언덕을 기어오르고 있는 거북바위는 오랜 세월을 땅속에서 지내오다 비바람 풍파에 흙이 씻겨 내려가면서 자연스럽게 돋아난 바위가 거북 등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 사람들은 이 바위를 진짜 거북바위라 부른다. 그리고 자칭 1호 주민 지정 문화재라는 지정석을 세워놓았다.

 

 금암동 주민들이 만들어 세운 '제1호 주민지정 문화재' 표지석

 

형제바위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슬픈 이야기가 숨어 있다.

오래전에 전주의 남쪽 마을에 의좋은 형제가 있었다.

그런데 나라에 난리가 났다. 북쪽의 오랑캐가 쳐들어온 것이다.

나라에서는 젊은 청년들에게 징집명령이 내려졌다.

형이 여기에 해당되어 징발되어야 했다. 그런데 형은 몸이 몹시 아팠다. 할 수 없이 동생이 형 대신 군대에 갔다.

세월이 흘러 난리가 가라앉았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동생은 돌아오지 않았다.

궁금한 형은 아픈 몸을 이끌고 동생을 찾으러 나섰다.

가던 길에 금암동 언덕배기에 이르렀다. 아픈 몸으로 가파른 언덕을 오르던 형은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 이 바위가 모래내에서 바라본 언덕배기 거북바위다.

 

 전쟁터에 나간 동생을 찾아 나섰다가 죽어 바위가 된 금암동 비탈에 있는 거북바우

 

한편 동생은 전쟁이 끝나 집을 향하여 달려왔다. 형이 기다리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마침내 고향 마을이 보이는 금암동 언덕 위에 도착하였다. 급하게 달려온 동생은 언덕 위에 이르자 기진맥진하여 더 이상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동생은 형을 부르면서 마침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하늘에서 이 모습을 본 옥황상제께서 두 형제를 거북바위로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두 개의 거북바위가 생겨난 것이다.

 

 고향의 형을 향해 달리던 동생이 숨을 거두어 바위가 된 금암동 언덕 위의 거북바우 

 

거북은 장수의 상징이다.

보통 200년을 산다고 하는데 실제로 150년에서 250살까지 살았던 기록이 있다.

무거운 철갑에 짓눌려 있는 느려터진 거북이 하늘을 자유롭게 훨훨 날아다니는 새들보다 더 오래 산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전설은 그 지역 사람들의 정서를 대변한다.

전주의 북쪽을 지켜온 금암동의 두 개의 거북바위는 전주를 지키고 무병장수와 자손들의 부귀영화를 꿈꾸는 사람들의 소망이 담긴 그야말로 진짜 문화유산이 아닐 수 없다.

 

 

 
이용만 기자 ym60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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