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 사람들도 잘 모르는 오수리 석불

천년의 세월을 오수를 지켜온 고려 전기의 불상

작성일 : 2022-07-20 06:21 수정일 : 2022-07-20 08:56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전북 임실군 오수면의 오수(獒樹)라는 이름은 오수 개의 설화로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이름이다. 어쩌면 군 소재지인 임실이라는 이름보다 오수라는 이름이 더 많이 알려진 곳이다.

 

그래서 한때는 오수군을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오수면을 중심으로 인근의 삼계면, 지사면, 성수면과 순창군 동계면, 장수군 산서면, 남원군 덕과면과 보절면을 합하여 오수군을 설치하자고 했다. 그때만 해도 오수가 임실군 소재지가 있는 임실읍과 맞먹는 인구와 면세를 가지고 있었을 때였다. 기차를 타고 내리는 승객이 임실역보다 오수역이 훨씬 많았다.

 

지금도 굴뚝이 하늘 높이 솟아 있는 오수 제사공장이 있어 직공들이 1,300여 명에 이르고 오수 장날이면 사람들이 붐벼 돌아다니기가 어려울 지경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오수군 이야기는 하나의 설화로 묻히고 말았다. 전라북도 금산군을 빼앗아 갈 만큼의 충청남도처럼 정치적인 세력을 행사할 권력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수군 설치 이야기는 하나의 설화 속에 묻히고 말았지만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는 또 하나의 설화가 있다. 그것이 바로 ‘오수리 석불’이다.

오수리 석불은 오수 사람들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오수 부근의 명소인 해월암과 신포정은 잘 알면서도 바로 옆에 있는 오수 석불은 모르고 있다.

 

오수리 석불(石佛)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86호로 지정되어 있는 고려시대에 제작된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서 있는 불상이다. 불상 높이만 392cm이며 아래 받침대까지 5미터가 넘는 불상이다.

조선시대에 들어오면서 불교가 탄압을 받아 인근의 밭에 절반만 드러내고 방치되어 있다가 지금은 자리를 잡고 제대로 서 있다.

 

오수리 석불은 오수의 서쪽 관월리 남서쪽에 서 있다. 이 석불은 배 모양의 광배를 갖추고 있으며 광배 중앙에 조각되어 있다.

오수리 석불의 좁고 긴 광배 모양은 고려 전기에 호남 지역에서 사용하던 형식이다. 이러한 모양으로 미루어 볼 때 오수 석불이 제작된 시기를 고려 전기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오수리 석불은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하여 머리 뒤에서 표현한 원광인 광배가 일체형이며 밋밋한 두상에 부처의 머리 위에 혹처럼 살이 돋아 올라온 육계가 있다. 이목구비는 단순한데 이는 오랜 세월 풍파에 마모되어 그렇게 보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배 모양의 광배에는 연꽃무늬의 부처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인 두광과 불꽃 무늬가 새겨져 있어 화려한 편이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른 새벽에 우물로 물 길러 오던 아낙네가 뒷산인 저라산을 바라보니 커다란 바위가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아낙네가 “바위가 걸어오고 있다!”라고 소리를 치는 바람에 걸어오던 바위가 깜짝 놀라 그 자리에 멈춰 섰는데 그 바위가 바로 오수리 석불이었다 한다. 아낙네에게 들키지 않았더라면 마을 입구에 와서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을 터인데 제 자리에 서지 못하고 한쪽에 서 있게 되어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함께 문화재 탐방에 나선 임실을 좋아하고 임실을 사랑하는 임실 사람 엄난희 선생님은 오수리 석불에 대하여 알게 되어 정말 기쁘다며 여기저기 임실군에 분포되어 있는 문화재에 대하여 더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지사 사람 영희 언니는 빙그레 웃고 있고 있는 것으로 봐 '나도 그래' 그런 뜻인 것 같다. 

 

오수리 석불이 서 있는 곳이 석불암인데 내려오다가 보니 한쪽에 약왕보살((藥王菩薩) 에 대한 안내판이 있다. 그 안내판에 의하면 중생들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병들어 있는데 그래서 중생인 것이라 한다.

그래서 유마거사(維摩居士)인 자기도 중생처럼 병들어 신음하면서 병의 뿌리를 뽑아 중생들의 병을 고치고자 하시는 분이 자신의 몸을 남김없이 태워서 부처님께 바쳐서 소신공양을 한 약왕보살이니 약왕보살께 정성껏 기도하여 병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오수리 석불은 바로 옆에 있는 해월암과 신포정에 들리는 사람들이 한 번 다녀가야 할 소중한 문화재인 것이다.

오수에는 오수 의견공원을 비롯하여 독립운동의 역사가 깊은 원동산이 있고 오포 소리가 십리 밖까지 들렸다는 망루가 있으며 높이 솟아 있는 제사공장 굴뚝이 있다. 또 옛 오수역과 옛 장터가 있어 한 바퀴 돌아보면 그리웠던 옛 추억을 새록새록 들추어낼 수 있는 곳이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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