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앞 입구에 서 있는 개인 사적비

순창군 인계면 산직동 마을

작성일 : 2022-08-13 12:34 수정일 : 2022-08-16 08:42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순창군 인계면 소재지에 인접해 있는 산직동 마을 입구에는 별난 돌비석이 하나 서 있다.

마을 입구에 개인 사적비가 서 있는 것이다. 마을 입구에는 마을을 상징하거나 안내하는 공적인 비가 서 있기 마련인데 개인 사적비가 서 있다는 것이 뭔가 이상하기는 하다.

거기 서 있는 사적비에 의하면 주인공은 남원 양 씨(南原楊氏) 석연(錫演)이다.

“무학 남원 양공 석연 사적비(舞鶴南原楊公錫演事蹟碑)”라 쓰여 있고 사적비가 거기 서 있게 된 연유도 쓰여 있다.

그 묘소가 인계면 도사리 선영에 있는데 그 곳에는 묘비를 세울만한 터가 없고 그 옆에 작은 골이 있어 비가 많이 올 경우 침몰될 염려가 있어 부득이 그가 처음으로 터를 잡은 이곳 산직동 마을 앞에 공의 사적비를 세우기로 합의를 하고 사적비를 세운다는 것이었다. 비를 세운 날은 1991년 3월이었다.

 

남원 양 씨(南原楊氏)는 전북 남원을 본으로 하는 성씨다 시조인 양경문(良敬文)은 고려시대 지영월군사(知寧越郡事)를 지냈다. 그 후의 족보가 전해지지 않아 9세손인 양이시(楊以時)를 중시조로 삼는다. 양이시는 고려 공민왕 때에 급제하여 지신사(知申事)가 되어 집현전 대제학(集賢殿大提學)을 지냈다.

 

남원 양 씨가 순창 구미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중시조 할머니가 가세가 빈한하여지자 거처를 옮겼는데 남원에서 순창 쪽으로 넘어가는 비홍재에 이르러 바라보니 무량산이 사람이 살만한 곳이라 여겨져 무량산 아래 구미에 터를 잡았다고 한다. 그곳에서 자손들이 번창하여 구미 양 씨라는 말까지 나왔다 한다.

 

 순창군 인계면 산직동에 있는 남원 양 씨 선영 

 

남원 양 씨 석연(錫演)은 자를 仲五, 號를 무학(舞鶴)이라 했는데 천성이 온순하고 겸직하여 청빈하게 살았으며 몸소 논밭에 나가 갈고 씨를 뿌려 농작물을 가꾸면서 일을 하셨다. 그는 남이 알아주는 것을 구하지 않으시고 근검하게 사셨다.

평소 말씀하시기를 빈천한 처지에 있을 때에는 빈천하게 행함이 옳다. 무릇 가정을 다스리는 일은 분수에 맞추어 편안하고 족함을 알면 스스로 구차함과 비루함이 없다 하셨다.

 

조상의 제사를 받들고 부모를 섬기며 자손을 잘 가르치고 형제끼리 우애하고 종족끼리 화목하는 도를 알아 스스로 근검을 실천한다면 대과는 없을 것이라 하셨다. 공은 9대조 이하의 제사를 모심에 있어서 정성을 다하셨다.

후손에 훈계하기를 비록 먼 조상의 제사라 하더라도 삼가지 않으면 안 되며 넉넉하고 간략함은 있고 없음에 있으니 제사를 받드는 책임이 더욱 무거움을 알아 정성을 다하라 하셨다.

 

혼인에 있어서는 부귀를 좋아하지 말고 겉모양으로 사람 가리지 말고 됨됨이를 보라 하셨으며 혹 재물을 논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은 말로써 거절하며 나의 분수에 과하다 하라 하셨다. 그래도 계속 권하면 단호하게 오랑캐의 풍습을 나에게 유인하라 하는가 하고 거절하라 하셨다.

 

짚신을 삼아 돈으로 바꾸어 생가 양위분의 제사에 정성을 다하셨으며 늙어서도 효를 다하시니 집안에는 물론이고 이웃 마을에서나 종가에서도 우러러 공경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평소에 무병하시다가 8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다. 부인 전주 최 씨는 공에게 정성을 다 하시다가 70세에 세상을 떠나 남원 양 씨 선영에 묻혔다.

아들은 3명을 두었으며 손자는 11명이고 증손은 20명이며 4대 손은 34명, 5대는 25명이었다. 옛말에 사람에게는 반드시 응보가 있다 했는데 공의 후손이 번창함은 공의 효성을 다하고 매사에 정성을 다한 보상이라 할 것이다.

 

후손들 역시 선조의 행실을 본받아 평소에 청렴하고 근면하였으며 위로는 조상을 잘 받들고 이웃이나 후손들에게도 모법을 보였으니 마을 입구에 사적비를 세울 만한 것이었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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