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요란한 소리의 주인공 맹꽁이

전주 기린봉 아래와 삼천 도서관 뒤의 맹꽁이 서식지

작성일 : 2022-08-14 22:24 수정일 : 2022-08-31 17:19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삼복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제 말복이다.

이때 무렵이면 귀창이 찢어지게 소리를 높이는 것들이 있다. 왕매미와 맹꽁이다.

“왕매미가 소리 높여 우는 걸 보니 곧 여름이 가겠구나.”

어머니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금방 여름이 갔다.

 

매미는 낮에 운다. 아침 해가 서서히 중천을 향하여 올라가면 매미가 울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요란하게 울어댄다. 매미는 그의 생애를 살펴보면 저렇게 악을 쓰면서 울만하다. 7년을 땅속에서 굼벵이로 살다가 땅 위로 올라와 겨우 7일 정도 살다 간다니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큰 소리로 토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저렇게 울어대는 녀석은 수컷이란다. 암컷은 울지도 못한단다. 수컷이 울면 그 울음소리를 듣고 암컷이 찾아가서 종족 번성을 위한 씨를 받는단다. 울어보지도 못하고 일찍 세상을 떠나야 하는 암컷이 가엽다.

 

맹꽁이는 밤에 운다. 요즘에는 저녁밥 먹고 슬슬 산보 삼아 삼천동에 있는 삼천 도서관 뒤로 나가면 “맹꽁맹꽁 맹꽁!” 맹꽁이 울어대는 소리로 귀가 먹먹하다. 이곳은 맹꽁이더러 이곳에 살면서 마음껏 울어대라고 허가 난 곳이다. 그래서 맹꽁이에게 울지 말라고 야단을 치거나 돌을 던지면 혼난다. 맹꽁이 보호구역이기 때문이다.

 

맹꽁이 보호구역이 또 하나 있다. 동쪽의 기린봉 북쪽 산기슭 아래 습지다. 이곳도 맹꽁이 보호구역이다. 풀도 수북하게 자라 있고 안내판도 세워놓았다.

 

  기린봉 북쪽 산기슭에 있는 맹꽁이 서식지  

 

맹꽁이는 날씬한 개구리에 비하여 몸이 둥글고 둔하다. 주둥이가 짧고 작으며 끝이 뾰족하다. 몸통이 통통하게 부풀어 있고 등은 약간 노란색에 청색을 띠는데 작은 돌기 주변은 검은 색이다. 배는 노란색이다. 뒷다리의 물갈퀴도 개구리처럼 발달하지 않고 약하다. 그래도 그 뒷다리로 굴을 파고 낮에는 숨어 지내다가 밤이 되면 밖으로 나와서 지렁이나 작은 벌레들을 잡아먹는다. 그래서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를 않는단다.

 

 

 

맹꽁이의 특징 중 하나가 특이한 울음주머니가 있어 “맹꽁 맹꽁” 하는 소리를 잘 낸다. 그런데 그 소리는 “맹”하고 우는 녀석과 “꽁”하고 우는 녀석이 있는데 두 소리가 합쳐서 “맹꽁”하고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기린봉 아래 맹꽁이 서식처에는 맹꽁이 말고 또 하나 소중한 귀물이 숨어 있다. 전주에만 있는 “전주 물꼬리풀"이다. 지금 빨갛게 꽃이 피기 시작하였다.

 

  전주에만 있는 "전주 물꼬리풀의 꽃- 기린봉 아래 습지에 있다. 

 

전주 물꼬리풀은 전주에만 있는 물꼬리풀이다. 일제 강점기 때에 일본 식물학자가 찾아내어 “전주 물꼬리풀”이라고 이름 붙였다. 다른 물꼬리풀과 다른 점은 끝이 굽어 있다는 것이다.

 

전주 물꼬리풀은 여러해살이풀로 30~50cm 정도 자라며 잎이 4장씩 돌려나기를 하고 양끝이 좁으며 길이 3~7cm 정도이고 넓은 선형이다.

꽃은 8월부터 피기 시작하여 10월까지 핀다. 색깔은 연한 홍색이고 원줄기 끝에 원주상 이삭 꽃차례에 매달리며 꽃자루가 없이 꽃잎이 5개로 갈라져서 핀다.

열매는 달걀모양이고 흑갈색이며 길이는 0.7mm로 작게 열린다.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보호종인데 송천동의 오송제와 인후동의 기린봉 산기슭에 심어져 있다. 지금 연한 홍색으로 피어 있으니 일부러라도 찾아가서 살펴볼 일이다.

 

맹꽁이도 이제 얼마 있으면 울음을 그칠 것이다. 전에 듣던 맹꽁이 소리가 그립거든 미루지 말고 저녁 식사 후 삼천도서관으로 나가 뒤뜰에 있는 방죽으로 가서 시원하게 한 번 들어볼 일이다.

 

“맹꽁맹꽁 맹꽁!”

그 소리에 2022년의 여름이 가고 있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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