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양로원인 전주의 기령당(耆寜堂)

426년의 역사와 전통 그대로 간직

작성일 : 2022-08-19 01:09 수정일 : 2022-08-19 08:53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전주를 상징하는 완산의 용두봉 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높다란 곳에 나이 드신 어른들이 편안히 쉬실 수 있는 경로당이 자리 잡고 있다. 완산동 용머리 고개를 오르는 부근인데 완산동이 환히 보이는 곳이다.

다소 높은 곳이니 나이 드신 분들이 올라오기가 다소 힘이 들 수도 있는데 그 곳에 자리를 잡아야 하는 이유가 있어 거기에 세운 것이다.

 

이곳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경로당인 기령당(耆寜堂)이다. 기령당의 기(耆)는 늙은이라는 말이고 령(寜)은 편안하다는 말이니 노인들이 편안히 쉴 수 있는 집인 것이다.

 

전주 기령당에 대한 기록은 1597년 정유재란 때 전주성이 함락되어 관련 문건들이 불에 타 소실되어 정확한 연대를 알 수는 없으나 1597년의 운영기록이 있다. 이때를 기준으로 해도 금년 426년이 되는 것이다.

기령당은 적어도 426년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938년에 세워진 기령당 사적비에 의하면 1899년 전주부중의 인사들이 모여 전주부사청 건물에 양로당을 창설하였다고 한다. 그러던 중 1921년 진사 이건호가 완산동에 가옥과 대지를 기증하여 완산동으로 옮기고 기령당이라 명명했다. 1929년 인창섭이 옛 군자정 건물과 터를 기증하여 자리를 이전하였다. 전주부성 밖 빙고리 부근 군자정 자리 최초의 활터에 있었다.

1759년부터 1899년까지 6차례의 보수가 이루어졌으며 이때 관찰사 조한국과 군수 이참응이 재물을 지원하고 관내 유지들이 4,000금을 모금하여 사용하였다 한다.

 

그런데 조선 영조 43년인 1767년 3월 21일 오전에 서문 밖 민가에서 불이 났다. 이 불이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번져 천여 가호를 불태웠다. 그때에 서천 너머 군자정에까지 불길이 번져 군자정의 현판이 바람에 날아갔다가 떨어진 곳이 지금의 기령당이 있는 곳이었다. 사람들은 이것은 예삿일이 아니고 지신(地神)이 군자정을 옮기라는 예지라 생각하고 이곳에 정자를 세웠으니 그것이 바로 오늘날의 기령당(耆寜堂)이다.

 

 

기령당에는 희귀한 문서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그리고 계속 기록이 되어가고 있다. 고려 말부터 조선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라감사와 관찰사, 도지사의 명단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것도 본인 자신이 기입을 한 방명록인 것이다. 이것이 “전라도선생안(全羅道先生案)이다.

그리고 또 하나가 있으니 전주부윤으로 부임한 사람이나 시장으로 부임한 사람이 문안차 와서 적어놓고 간 전주부선생안(全州府先生案)이다. 이에 따라 전라북도 도지사로 부임한 사람과 전주시장으로 부임한 사람은 이곳에 들려 방문록을 기입하는 것이 관행이 되었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전의 도지사나 시장들이 대부분 이곳 기령당 회원으로 있으니 선배님을 찾아뵙는 것이 도리라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는 것이다.

 

2018년 10월 17일에 세워놓은 기령당 마당 한쪽에 새겨진 ‘인명록 비’를 보면 조상들의 충(忠), 효(孝), 예(禮) 정신을 이어받아 역대 기령당 임원과 제172대 임원 및 당원의 이름을 새겨 후세에 전하고자 ‘인명록 비’를 건립한다고 쓰여 있다.

 

 

그 옆에 많은 이름들이 새겨져 있는데 제172대 후반기 임원들이다. 당장(堂長) 이상칠(李相七), 부당장(副堂長) 최규석 등 5명과 이사장, 사무장, 관리장, 상임이사, 교육원장, 역사관장, 감사, 홍보이사, 대외이사, 재정이사, 여성이사, 기록이사, 일반이사 등의 방대한 조직 책임자들의 이름이 있다.

그리고 172대 전반기 임원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상임고문과 명예당원들의 명단도 있다. 여기에는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도와 시의회 의장도 있고 도지부장, 시지부장의 이름도 있다. 참으로 막강한 인물들이 기령당 회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니 신출내기 도지사나 시장이 이곳에 와서 인사를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현재 대문에 걸려 있는 기령당(耆寜堂)이라는 편액은 설송 촤규상의 글씨다.

기령당 한쪽에는 기념비가 몇 개 서있다. 전주 기령당 사적비, 전라북도지사 최용복 송덕비, 전주시장 이상칠 송덕비, 참봉 박규호 기념비, 의암 인창섭 송혜비, 남강 유종진 송덕비 등 6기의 기념비가 서 있다.

 

기령당 위쪽으로는 정자 송석정이 있고 인근에는 마시면 오래 산다는 연수정(延壽亭)이 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한 가지는 기령당 뒤뜰에 살구나무가 있는데 살구 한두 개만 먹어도 배부를 만큼 열매가 주먹만 하게 크다는 것이다. 물론 따먹으면 안 되고 떨어진 것을 주워 먹어야 한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정확하고 빠른 전라북도 소식으로 지역공동체의 건강한 내일을 위한 건강한 정보를 전달드리겠습니다."
저작권ⓒ '건강한 인터넷 신문' 헬스케어뉴스(http://www.hcnews.or.kr)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양로원 #기령당 #가장오래된양로원 #전주 #전주기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