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시한부 인생 여명(餘命)

너무나 다른 남은 인생 잘 보내기

작성일 : 2022-09-02 04:09 수정일 : 2022-09-02 08:32 작성자 : 이용만 기자

 

 

 

두 사람의 췌장암 환자가 있었다.

나이도 비슷하고 환경도 비슷했다. 남은 생명의 기간도 거의 같았다.

그런데 남은 인생을 살다가 간 방법은 너무나 달랐다. 이것은 앞으로 세상을 살아갈 사람들에게 하나의 표본이 될 것이라 생각되어 소개를 하려 한다.

 

한 사람은 치료하면 좋아진다는 의사의 말에 따랐다. 그래서 치료를 시작했다. 정기적으로 약을 먹고 음식도 철저히 가려서 먹었다.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고 몰골이 앙상해졌다. 창피하다고 면회도 사절했다. 얼마 동안만 참으면 정상인이 되어 거리를 활보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참고 또 참으며 병원생활을 했다. 1인실이어서 병실이 넓기는 한데 말을 할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생각대로 병이 나아지지 않는 것이었다. 자꾸 수척해지더니 몸무게가 40kg 이하가 됐다. 결국은 그대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마지막에 남긴 말은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밖에 나가 돌아다니며 가고 싶은 곳이라도 가보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도 만나볼 걸 그랬다고 후회하며 갔다.

 

또 한 사람은 그 상태에서 깊이 생각해 보았다. 그동안 돈도 많이 못 벌어다 주었는데 생명 조금 연장하겠다고 많은 치료비 들여가며 고생하고 마지막까지 가족들을 힘들게 할 것이 아니다. 어차피 가는 인생 조금 앞에 가는 것이니까 지금부터라도 그동안 못해본 것 해보면서 지금과는 다르게 살아보자.

그는 즉시 퇴원을 하고 친구들을 불렀다. 자기가 한턱낼 테니 모이라는 것이었다. 건강검진을 했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놀러 가자고 했다. 매일 모여서 가까운 곳에서 산책을 하자고 제의했다. 다음 날부터 친구들과 산책을 하며 맛있는 점심을 돌아가면서 샀다. 고향에도 다녀오고 친척들도 만나러 다녔다. 지금까지 말이 별로 없던 그가 말을 참 많이 했다. 친구들을 만나면 빙그레 웃기만 하던 그가 ‘헤이 친구!’ 큰 소리로 인사말을 건넸다. 중학교 때 짝꿍을 만나러 강원도에도 다녀왔다.

 

 

그는 지금까지 살아오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것이었다. 가족들도 깜짝 놀랄 만큼 변했다. 가족들도 모두 모르는 체 눈을 감아줬다. 사실 병실에서 링거 줄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것보다 나았다.

그는 경로당에 가서 밥도 사고 청소도 하고 어려운 사람도 도왔다.

마약파스라는 것이 있다. 그것을 가슴에 붙이면 언제 아팠냐는 듯이 고통을 잊는다. 의사 처방 없이는 구입이 안 된다. 그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마약파스를 붙이고 고통을 잠시 잊고 하고자 하는 일을 부지런히 하면서 그렇게 몇 달을 살았다. 갈날이 가까와 오자 친구들에게 멀리 여행을 다녀온다고 당분간 못 만날 것이라고 말하고는 며칠 있다가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부고 소식을 받은 친구들은 깜짝 놀랐다.

“아하! 그랬었구나. 마지막을 멋지게 살다가 갔구나.”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었다. 자기들도 그렇게 살다가 가겠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같은 병을 앓았는데 두 사람은 너무도 차이가 난다.

어차피 왔다가 가는 인생이다. 시한부 인생이라 생각하면 못할 것도 없다.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을 버리고 다르게 살다가 가보기도 할 만하다.

 

종구백년 살 것이라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버르장머리를 내가 고쳐주려 하지 말자. 내 것을 나도 못 고치는데 남을 어떻게 고쳐준단 말인가. 어차피 고치지 못할 것 그대로 두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자.

 

어차피 모두가 시한부 인생이다.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한 번 지금까지 살아온 것과 다르게 살아보자. 그리고 어느 게 좋은 삶인지 선택하면 된다.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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