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물, 알프레드 로드 테니슨

The Brook. Alfred, Lord Tennyson

작성일 : 2026-08-08 11:07 수정일 : 2026-08-08 15:31 작성자 : 정석권 기자

The Brook

Alfred, Lord Tennyson

 

I come from haunts of coot and hern,

I make a sudden sally

And sparkle out among the fern,

To bicker down a valley.

 

By thirty hills I hurry down,

Or slip between the ridges,

By twenty thorpes, a little town,

And half a hundred bridges.

 

Till last by Philip's farm I flow

To join the brimming river,

For men may come and men may go,

But I go on for ever.

 

I chatter over stony ways,

In little sharps and trebles,

I bubble into eddying bays,

I babble on the pebbles.

 

With many a curve my banks I fret

By many a field and fallow,

And many a fairy foreland set

With willow-weed and mallow.

 

I chatter, chatter, as I flow

To join the brimming river,

For men may come and men may go,

But I go on for ever.

..........

 

ㅡㅡ

시냇물

알프레드 로드 테니슨

 

나는 물닭과 왜가리의 보금자리에서 와서,

갑자기 튀어나와

고사리 숲 사이로 반짝이며

계곡 아래로 재잘거린다.

 

서른 개의 언덕을 지나 서둘러 내려가

거나 산등성이 사이로 미끄러지듯 나아가고,

스무 개의 작은 길과 작은 마을,

그리고 오십 개의 다리를 지나

 

마침내 필립의 농장을 지나

넘실거리는 강과 합류한다.

사람들은 오고 가지만,

나는 영원히 흐른다.

 

나는 돌길 위를 재잘거리며,

높고 날카로운 소리를 내면서,

소용돌이치는 만으로 들어가고,

조약돌 위에서 졸졸거린다.

 

굽이굽이 강둑을 따라 흐르며

수많은 들판과 묵은 땅을 지나고,

버드나무와 아욱이 만발한

요정의 숲을 지나간다.

.

나는 재잘거리며 흘러

넘실거리는 강과 합류한다.

사람들은 오고 가지만,

나는 영원히 흐른다.

............

ㅡㅡ

이 시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대표적인 시인 알프레드 로드 테니슨(Alfred, Lord Tennyson)시냇물(The Brook)’의 시작 부분으로, 의인화된 시냇물이 발원지에서 바다까지 흐르는 자신의 여정을 이야기하는 극적 독백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시의 주제는 생동감 넘치는 서술적 이미지와 성찰적인 반복을 통해 변화 속의 영원함, 자연의 연속성, 인간 삶의 덧없음, 즉 자연의 영원함과 인간의 유한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에서 시냇물은 화자가 되어 자신의 여정과 자연의 영원함을 노래하며, "인간은 왔다가 가지만, 나는 영원히 흐른다"라는 유명한 후렴구를 담고 있습니다.

이 시에 대해서 많은 사람이 테니슨이 어린 시절 집 근처를 흐르는 작은 림 강에 관해서 쓴 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테니슨 자신은 특정 시냇물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으며, 시 전체를 읽어보면, 시가 말하는 것은 특정 지역의 특정한 강이 아니라 강물의 지속적인 흐름에 대한 묘사를 통해 인간의 삶을 대조적으로 성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이 시의 의도는 자연에 인격성을 부여해서 그로부터 인간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도록 하는 것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냇물에 인격성의 부여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하는 것은 시냇물의 흐름이 목적의식 있고 꾸준하게 흐르지만, 사람들의 인생 여정은 변덕스럽고 불확실하다는 점을 극명하게 대비시키기 위한 장치로 보입니다.

이 시는 연속성과 덧없음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흐르는 시냇물의 움직임과 덧없이 사라지는 인간 삶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줍니다. “사람은 오고 가지만, 나는 영원히 흐른다라는 구절의 반복은 인간의 시간성에 아랑곳하지 않는 영원한 자연의 힘을 강조합니다. 자연은 관찰자이자 화자로서 의인화되어, 빅토리아 시대 자연시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풍경에 능동성을 부여한다. 시냇물의 여정은 시간에 대한 은유로 작용하며, 강물로 상징되는 자연의 순환적인 회귀는 인간 존재의 비연속성과 대조를 이룹니다.

테니슨의 더 잘 알려진 작품인 인 메모리엄이나 율리시스보다 철학적 무게감이 덜한 이 시는 테니슨이 자연의 목소리에 관심을 가졌음을 보여주면서, 가벼운 어조와 음악적 강조가 돋보입니다. 그의 다른 짧은 서정시들과 달리, 이 시는 지속적인 의인화와 반복적인 후렴구를 통해 서정시의 접근성을 보여주는 독특한 특징을 지닙니다. 그의 다른 애가 작품들과 달리, 이 시는 슬픔에 잠기지 않고 인간의 감정 투영 없이 자연의 지속성을 주장합니다. 따라서 이 시는 인간의 필멸성에 대한 절망이 아닌 위로가 되는 세계관을 제시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변화와 상실은 더 크고 지속적인 자연의 과정에 내재하여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 삶의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도 영속적으로 이어지는 시냇물의 흐름으로 표현되는 자연의 인내는 인간에게 주는 위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 정석권

 

 
정석권 기자 skcheong@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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