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하게 들려주는 전주 옛 이야기꾼 한마당 열려

반세기 전의 갖가지 전주 이야기 들려줘

작성일 : 2022-10-04 06:45 수정일 : 2022-10-04 10:47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올해의 전주독서대전이 시끌벅적하게 펼쳐지고 있는 한옥마을 동남쪽에 위치한 전주한벽문화관 전통혼례식장인 화명전은 시끄러운 외부와 차단된 조용하고 아늑한 곳이다.

 

이곳에서 2022년 10월 2일(일) 오후 2시부터 전주 옛이야기꾼들의 전주 옛이야기가 펼쳐졌다.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주관으로 열린 이날 전주 옛이야기 한마당에서는 지난 6월에 9일에 개최되었던 60세 이상의 전주 시민을 대상으로 전개된 ‘제1회 전주 옛이야기 대회’에서 입상한 사람들이 전주 독서대전 현장에서 펼치는 전주 옛이야기 한마당에 출연하여 전주 시민에게 전주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전주의 옛이야기는 이야기꾼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많았는데 지금부터 50년~60년 전의 전주 이야기여서 젊은이나 어린이들에게는 그대로 옛날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이야기의 형태도 다양했다.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들려주는 말 그대로 투박한 말투로 전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동화구연대회에서 하는 것처럼 실감 나게 들려주는 사람도 있었으며, 실감은 안 나도 진솔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도 있었다.

 

청중들은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전주에 얽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며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어서 신기한 표정을 짓기도 하였다.

 

이야기 가운데는 “용머리 고개에 얽힌 이야기”가 많았는데 용머리 고개 근방에 있는 여의주 마을에서 살았던 한 이야기꾼은 눈이 하얗게 쌓이던 날에는 완산칠봉 내리막길에서 비료부대를 깔고 미끄럼을 탔던 이야기를 구수하게 들려주었다. 옷이 젖은 것은 괜찮으나 옷이 찢어져 집에도 못 가고 추위에 떨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또 아버지의 낡은 구두인 된장 구두를 썰매로 이용하여 미끄럼을 탔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였으며 용머리 고개의 대장간과 대보름에 달집을 태웠던 이야기도 곁들여졌다.

 

“내 고향 신기리 마을 이야기”는 지금 전주역 부근을 말하는데 전부터 지우산을 만들어 오던 장재동 마을을 비롯하여 대부분이 밭농사를 지었던 곳인데 밭 모서리에 파놓은 똥통에 빠져버린 것을 군대에서 돌아오던 청년이 건져서 우물에 데리고 가서 물을 붓고 또 부어서 씻어내어 살려내었던 아이가 바로 자기라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금암동 두 개의 거북바위”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모래내 시장에서 북서쪽을 바라보면 깎아지른 절벽이 있는데 교통센터와 거성타워 아래 벼랑에 검은 바위가 있다. 그 바위가 거북바위인데 사람들은 그 옆에 정자를 짓고 구암정이라 이름을 붙였으며 안내석에 “주민 지정 문화재 제1호 거북바위”라는 안내석을 세워놓았다.

그 벼랑길 위에 또 하나의 거북바위가 있는데 “전주 미래문화유산 제10호 거북바우”라는 안내판이 있다. 후백제를 세운 견훤이 전주의 북쪽을 지키기 위하여 만들어 세운 바위라 한다. 모래내 사람들은 두 개의 바위를 형제바위라 부른다. 그리고 두 개의 바위에 얽힌 슬프고 애달픈 형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하였다.

 

“조경단 설화”에는 전주 이 씨 이한에 대한 설화를 전해주고 있으며 태조 이성계가 왕이 될 수 있었던 조상들의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건지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던 사람이 지관이 왕이 나올 자리라는 말을 하면서 달걀을 묻어두면 삼일 만에 병아리가 될 거라는 말을 엿듣고 곤달걀을 구하여 바꿔치기하여 자기 조상의 뼈를 이장하여 이성계가 조선의 왕이 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전주 옛 이야기꾼 한마당에 출연했던 사람들

 

전주 옛이야기 한마당이 펼쳐지고 있는 전주한벽문화관 길 건너 동네인 옥류동에서 살고 있었던 조선의 3대 명필 이삼만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이삼만 아버지가 승암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뱀에 물려 세상을 떠나게 되자 이삼만은 뱀만 보면 잡아 죽였는데 그 후, 이삼만이라는 글자만 보면 뱀이 무서워 벌벌 떨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부채가 안 팔려 한벽루에서 낮잠 자고 있는 부채 장사의 부채에 일필휘지 글자를 써넣어 부채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전주를 굽어보고 있는 모악산 수왕사의 쌀 바위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수왕사 절에서 필요한 만큼의 쌀을 내주는 쌀 바위를 욕심을 부려 쌀이 더 나오라고 막대기로 쑤셨더니 쌀 대신 물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 물이 수왕사의 물이라는 것이었다.

 

한국인의 영원한 노래, 고복수의 짝사랑 노래의 배경이 전주천 매곡교 아래라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고복수가 전주 공연을 왔는데 일행들이 골려주려고 여자 팬의 목소리로 전주천 매곡교 아래에서 만나자고 전화를 했다고 한다. 순진한 고복수는 그 말을 곧이듣고 빨간 장미를 호주머니에 꽂고 전주천에서 기다렸는데 그 모습이 안타깝고 애절하여 김능인이 가사를 쓰고 손목인이 작곡을 하여 고복수가 불러 고복수의 대표곡이 되었다는 것이다.

 

2022 전주독서대전 행사의 일원으로 열린 전주 옛이야기 한마당은 이야기꾼들의 구수한 이야기와 청중들의 열렬한 박수와 환호 속에서 이어졌으며 전주독서대전의 밥상 한쪽을 맛있게 수놓았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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