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us, Rabindranath Tagore (1861-1941)
Lotus
Rabindranath Tagore (1861-1941)
On the day when the lotus bloomed, alas, my mind was straying,
and I knew it not. My basket was empty and the flower remained unheeded.
Only now and again a sadness fell upon me, and I started up from my
dream and felt a sweet trace of a strange fragrance in the south wind.
That vague sweetness made my heart ache with longing and it seemed to
me that is was the eager breath of the summer seeking for its completion.
I knew not then that it was so near, that it was mine, and that this
perfect sweetness had blossomed in the depth of my own heart.
연꽃 피던 날, 슬프게도, 내 마음은 방황했었지.
그래서 알지 못했지. 내 바구니는 비었고 꽃은 보지도 못했네.
간간히 슬픔이 날 덮쳤을 따름이었지. 난 꿈에서 깨어
남풍에 실려 온 신비로운 향기의 달콤한 흔적을 느꼈네.
그 알 수 없는 달콤함은 내 마음을 그리움으로 아프게 했고, 그것은
완성을 찾는 여름의 뜨거운 숨결처럼 여겨졌네.
그것은 그토록 가까이 있었고, 내 것이었으며, 이 완벽한
달콤함이 내 가슴 깊은 곳에서 피어났다는 걸 난 그 때는 몰랐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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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은 6월에 피기 시작해서 8월까지 핍니다. 1년 중 가장 뜨거운 때에 피는 셈입니다. 게다가 아침에 꽃이 피어나기 시작해서 한낮에 활짝 피고 저녁이면 오므라듭니다. 다시 말하면 한해의 가장 뜨거운 시절에 하루 중 가장 뜨거운 때에 꽃을 피운다는 말입니다. 연꽃은 여름의 꽃, 뜨거움의 꽃이며, 연꽃의 달콤한 향기에는 아픔과 슬픔이 배어 있는 듯합니다. 그 뜨거움 속에서 피어나는 여름의 숨결을 견뎌내는 인고의 고통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타고르의 시는 화자가 슬픈 마음을 달래려고 연꽃이 피어있는 곳을 배회하다가 문득 꿈에서 깬 듯 연꽃의 향기를 맡는 정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꿈에서 깨어나서 연꽃 향기를 맡았는지, 아니면 연꽃 향기를 맡고 꿈에서 깨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연꽃의 향기는 그의 슬프고 아픈 마음의 전환을 가져다줍니다. 아니면 슬픔과 아픔의 현실에서 연꽃 향기로 인해 꿈의 세계에 젖어들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장자가 전하는 나비의 꿈 이야기처럼, 우리가 꿈속에서 나비를 보는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꿈속에서 우리를 보는 것인지 생각하기 나름일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다가 연꽃 향기를 맡는 꿈을 꾸는 것인지, 연꽃 향기를 맡다가 세상을 사는 꿈을 꾸는 것인지 그 인식은 상대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꿈과 현실의 몽롱한 경계선에서 연꽃의 향기는 화자를 그리움으로 아프게 합니다. 연꽃은 아름답게 승화시킨 고통의 상징이요, 연꽃의 향기는 부재의 그리움을 극대화시킨 것으로 그려집니다. 연꽃의 향기를 한순간 맡는다는 것은 그 향기가 다음 순간 사라진다는 것이고, 그것의 실체를 확인하려 하는 순간 희미하게 스러지는 것이니까요. 연꽃의 향기의 실체는 역설적으로 그 부재를 강조하는 셈이 됩니다.
이 시의 마지막은 그 연꽃의 아련한 향기가 결국은 화자와 가장 가까이 있었던 것이었으며, 또 화자의 것이었으며, 마침내는 그의 가슴 깊은 곳에서 피어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었다는 인식을 말하며 끝을 맺습니다. 여름도, 연꽃도, 그 향기도 결국은 우리의 마음속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곱게 피어나고, 신비로운 향기를 낸다는 것을 우리는 언제나 제대로 알게 될까요. 언제나 제대로 알고 염화시중처럼 피어난 꽃 한 송이를 보며 빙긋이 웃게 될까요.

그림: 김 분임
수련 33.4 x 24.2 Watercolor on pa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