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이 아름다운 집, 이오당 뜰에 앉아서
“성아, 전주 한옥마을에서 가장 멋있는 집이 어디일까요?”
“음, 그런 생각을 한 번도 안 해 보았는데 그곳이 어디일까?”
“오늘은 내가 특별 서비스로 전주 한옥마을에서 가장 멋진 집을 안내해 줄게요.”
늘 신선한 충격을 뿌리고 다니는 사람, 재야 인문 사학자 천판욱 선생.
그가 특별 서비스를 하겠다니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대부분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것이니 많은 기대는 하지 말아야지 생각하며 그의 뒤를 따랐다.
“이 집입니다.”
그가 안내하여 도착한 집이 바로 이오당(梨梧堂)이었다.
이오당(梨梧堂)은 결코 기대가 무너지지 않은 멋진 집이었다. 넓은 정원이 아기자기 오밀조밀 참 예쁘게 꾸며진 집인데 아늑하기까지 하였다.
넓은 마당은 760평이나 된단다. 그런데 어디 하나 빈 곳이 없다. 310년짜리 감나무에는 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나무를 타고 오르는 덩굴들이 나무줄기를 새파랗게 이끼를 입혀놓은 듯이 감싸고 있다. 잔디 위에 듬성듬성 놓여 있는 돌다리는 연자매 돌이다.

별채에 걸려 있는 『조경이 아름다운 집』이라는 나무 현판의 글이 전혀 과장되지 않은 집이다. 나무 한 그루, 화초 한 포기도 정성을 들여 가꾸어 놓아 예쁘고 아름답다. 담도 아름답고 굴뚝도 예쁘다.
마당의 벤치에 앉으니 아늑하다. 편안하다.
무엇보다도 동쪽 멀리 승암산이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 유별나다. 그 승암산 중턱에 있는 동고사의 절과 서 있는 불상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남쪽으로는 고덕산과 남고산성과 학산이 보인다.
조용한 뜰에 앉아 눈을 감으면 한벽루 누각 아래를 휘돌아 온 전주천 물소리가 재잘재잘 들려온다. 이곳은 오목대 바로 아래다. 옆에 향교가 있고 전주 한벽문화관이 있다. 결코 조용한 곳이 아니련만 이곳 이오당 뜰에 들어서면 조용하고 아늑하다.

집안으로 들어서도 온통 한옥 맛이다. 한지로 발라놓은 창문으로 햇살이 반투명으로 들어온다. 널따란 괴목 뿌리로 다듬어 놓은 큼지막한 탁자가 천연의 붉은색을 내뿜는 산속 깊숙한 맛을 낸다. 작은 탁자들도 색깔이 짙은 나무 공예품들이다.
이곳은 한옥 게스트하우스다. 예약을 하면 하룻밤 묵으면서 한옥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주차장도 넉넉하다. 이왕이면 이런 곳에서 하룻밤 유숙하는 것도 정서적으로 큰 수확이 될 것이다.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가서 구경을 할 수 있다.

과연 전주 한옥마을 최고의 집이라 이름 지을 만하다. 넌지시 농담을 섞여 말을 꺼냈다.
“이 집 사려면 얼마나 주어야 할까?”
“ 뭐 형님이 사신다면 본래 30억은 받아야 하는데 25억에 주지요 뭐”
마치 제집인양 인심을 쓰는 그 재야 인문 사학자 천선생도 마음에 여유를 품고 사는 멋을 아는 사람이다.
“저기 승암산 풍경이 보이는 집이니 1억은 더 얹어 주지 뭐”
이래저래 구경꾼인 우리도 마음 넉넉한 부자가 되어 있었던 이오당 구경하는 날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