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숲을 이룬 전주 숲정이 성지

천주교 6성인과 12복자 순교지

작성일 : 2022-12-12 07:40 수정일 : 2022-12-12 08:53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숲에는 나무가 많다. 나무가 많은 곳은 산이다. 숲정이는 나무가 많은 큰 산이어야 맞다.

 

그러나 전주시 진북동에 있는 숲정이는 현재 나무도 없고 숲도 없고 산도 없다. 도시 한복판이다. 그러나 ‘숲정이 성지’에는 셀 수 없을 만큼 가득한 것이 있다.

바로 순교자들의 순교의 피다. 세상의 어느 것보다 소중하고 존귀했던 믿음을 위하여 기꺼이 목숨을 내놓았던, 한국 천주교 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소중한 피를 많이 흘린 곳이다.

 

전주는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곳이다. 최초의 순교자가 전주에서 나왔고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목숨을 초개처럼 버렸다.

그 대표적인 곳이 숲정이 성지다.

 

전주시 덕진구 공북로 19번지에 있는 이곳 숲정이 성지는 여섯 명의 성인과 열두 명의 복자가 순교한 곳이다.

이곳은 바로 옆에 전주진북초등학교와 동국아파트가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전주성의 북쪽, 한적한 곳이었다.

 

이곳은 전주의 북쪽이 터져 있어 전주의 기운이 빠져나간다는 풍수지리설에 의해 전주의 기운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관찰사 이서구가 1794년 무렵에 많은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어 놓았던 곳이다. 그래서 ‘숲정이’, 혹은 ‘숲머리’라고 불렀다. 조선시대에는 군사훈련 지휘본부인 장대(將臺)가 있던 곳이다.

 

그러나 천주교인에 대한 박해가 시작되면서 신앙을 끝까지 지켜가려는 천주교인들의 참수 형장이 되고 말았다. 그들은 하나님을 믿지 않겠다는 말 한마디만 하면 살려준다 하였으나 끝내 그 말을 하지 않고 기꺼이 목숨을 바쳤다.

 

전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순교터가 있는 곳이다.

1791년 12월 8일, 복자 윤지충(바오로)과 복자 권상연(야고보)이 지금의 전동성당 터에서 참수를 당함으로써 한국 최초의 순교지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5번의 종교박해가 일어났는데 모두가 전주와 관련이 깊다.

이곳 숲정이 성지에는 천주교 박해가 심해지던 1801년 신유박해로부터 믿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쳤던 6명의 성인과 12명의 복자에 대한 기념비들이 있는 곳이다.

 

신유박해 때인 1801년 10월 24일, 복자 유항검(아우구스티노)과 복자 윤지헌(프란치스코), 유관검이 능지처참되고, 김유산(토마스)과 이우집이 이곳에서 참수되었다.

같은 해인 1801년 12월 28일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순교자인 유항검의 가족 중 그의 처인 신희, 제수 이옥희, 맏며느리 이순이(루갈다), 조카 유중성(마태오) 등이 순교를 했다.

 

 

 

기해박해 때 인 1839년 5월 29일에는 13년 동안 옥고를 치루고 있던 신태보(베드로), 이태권(베드로), 이일언(욥), 정태봉(바오로), 김대권(베드로) 등 5명이 순교했다.

 

병인박해 때인 1866년 12월 13일에는 소양면 대성동 신리골에 살던 정문호(비르돌로메오), 손선지(베드로), 한재권(요셉), 소양면 성치동에 살던 조화서(베드로), 이명서(베드로), 정원지(베드로) 등 6명이 순교했다. 이들은 성인의 칭호를 부여받았다.

 

그리고 1791년 신해박해 때의 우리나라 최초의 순교자인 전동성당에서 순교한 윤지충(바오로)과 권상현(야고보)의 기념비도 있다.

 

1827년 정해박해 때에 전주 감옥에서 순교한 이경언(바오로)의 기념비도 있고 1866년 병인박해 때에 서천교에서 순교한 성인 조윤호(요셉)의 기념비도 있다.

 

이곳 숲정이 성지에는 “십자가의 길” 코너가 있는데 거기 “주 예수님, 저희를 위하여 온갖 수난을 겪으신 주님의 사랑을 묵상하며 성모님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걷고자 하나이다.”라는 문구와 함께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선고 벋으심을 묵상합니다.”부터 제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니다.” 까지 예수님이 걸으셨던 십자가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

 

이곳 숲정이 성지에는 전주 카토릭신학원이 있다. 믿음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성인들과 복자들의 성지에서 공부하는 원생들은 성지의 터를 밟고 강의실로 들어서면서 이미 마음의 각오와 동기유발이 되어 있어 학습효과가 충만할 것이다.

 

숲정이 성지는 비록 좁은 터에 조성된 성지지만 믿음만은 어느 큰 공원에 뒤지지 않는 넓고 큰 믿음의 성지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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