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는 한국 관광의 일번지다.
전주 한옥마을을 한 번도 와보지 않은 사람은 한국관광에 대하여 말할 자격이 없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빠뜨리고 가는 관광코스가 있다. 바로 전주역 첫마중길이다. 이곳도 전주 관광의 중요한 코스다.
전주역은 작은 역이 아니다.
기차가 전주역에 도착하면 사람들이 떼로 뭉쳐 나온다. 한참 동안 나와야 다 나온다. 수도권의 어느 역에 못지않게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다. 주말이면 가중된다.
전주역은 몰려드는 관광객 수요에 걸맞게 기존의 한옥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2024년까지 새롭게 단장하여 최신의 시설을 갖춘 “전주 한옥 풍경역”으로 신축할 계획이다.
전주역에서 내려 역 광장에 서면 확 트인 전주역 첫마중길이 기다리고 있다. 전주에 와서 바로 자동차를 타고 한옥마을로 갈 일이 아니라 첫마중길을 들렸다가 가는 것도 전주의 새로운 관광 맛이다. 아니면 기차 시간보다 조금 먼저 와서 둘러보고 갈 수도 있다.
시내 관광을 조금 미뤄두고 첫마중길을 둘러보자.
전주역 첫마중길은 전주시 우아동에 위치한 전주역에서부터 출발한다. 이 길은 전주의 중심을 관통하여 서부 시가지를 돌아 전주 남쪽인 평화동 사거리까지 이어지는 백제대로 출발점이다.
전주역 첫마중길은 명주골 사거리까지 약 1km에 달하는 길공원이다. 자동차가 다니는 길을 양쪽으로 돌리고 가운데를 광장으로 꾸몄다. 자동차 길도 그냥 직선으로 달리는 게 아니고 구불구불 곡선으로 되어 있다. 공원길을 보면서 천천히 달리라는 암시다.
먼저 첫마중길 안내판부터 들여다보자.

전주 첫마중길에 대한 안내판과 나무 기증자 명단
“전주 첫마중길은 자동차보다는 사람의 도시, 콘크리트보다는 생태의 도시, 직선보다는 곡선의 도시를 지향하는 전주 시민의 길이자 전주의 첫인상을 심어주는 길입니다.
길과 광장, 사람과 자연, 예술과 문화가 어우러지도록 시민들의 마음으로 닦은 길입니다. 고사리손 아이들의 저금통부터 먼저 떠난 아들을 기억하는 엄마의 마음까지 수많은 시민들의 진심을 나무에 담았습니다. 그 진심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 숲이 우거지는 곳, 이곳은 가장 인간적인 도시로 가는 길, 전주 첫마중길입니다.”
첫마중길 안내판 옆에 수백 명의 나무 기증자들의 이름이 적힌 안내판이 또 하나 서 있다. 참으로 전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귀한 이름들이다.
이곳 첫마중길 공원은 야생화 정원, 담장 정원, 물의 정원, 숲 정원, 이벤트 정원 등 다양한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는 곳곳에 아름드리 느티나무, 팽나무 등의 거목이 줄기 식물에 싸여 높이 솟아 있고 둘레에 작은 나무와 꽃들이 있다. 요소요소에 조형물과 조각품들이 있다.
아름드리 거목과 많은 나무들에는 수천 개의 작은 전구가 달려 있어 밤이 오면 찬란하게 빛을 발하며 나무와 조형물과 바닥에서도 휘황찬란하게 반짝인다.

전주 역 앞에 있는 전주 첫마중길 공원
버스 정류장도 전주에서는 유일하게 1차선에 있으며 지붕에 여행자들의 여러 모습을 조형물로 만들어 세웠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공원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곳에는 붉은색으로 만들어 놓은 여행자 도서관이 있다. 전주는 책의 도시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서관이 있는 도시다. 큰 도서관과 작은 도서관이 140여 개나 있다. 동네마다 작은 도서관이 있다. 길을 가다가 잠시 들려 책을 읽고 갈 수 있다. 잠시 여행자 도서관에서 전주에 대한 사전 지식을 얻어갈 수 있다.

전주 첫마중길에 있는 여행자 작은 도서관
바닥에는 물도 있고 징검다리도 있고 분수도 있다. 군데군데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가 있다. 의자의 모양도 여러 가지다. 고정된 의자도 있고 흔들흔들 그네 의자도 있다.
크고 작은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데 골고루 구색을 맞추어 심어놓았다. 몇 아름드리 고목도 있고 아직 어린 나무도 있다. 그런데 유심히 보면 나무 옆에 기증자의 이름이 적힌 작은 팻말이 세워져 있다. 팻말에는 멋진 명구가 쓰여 있고 그 아래 기증자의 이름이 쓰여 있다. 명구도 가지가지이고 기증자의 이름도 구구각색이다.
한 사람만 쓰여 있는 곳도 있고 두 사람, 세 사람, 네 사람… ○○가족이라고 쓰여 있기도 하고 어느 단체나 기업체의 이름도 있다. 어느 곳에는 한 팻말에 스무 명이 쓰여 있는 곳도 있고 마흔 명이 넘는 이름이 쓰여 있는 곳도 있다.
기증자의 이름과 함께 쓰여 있는 명구도 참 좋은 말들이 많이 있다.
“사람, 자연, 예술, 문화가 어우러진 가장 인간적인 도시로 가는 길 전주 첫마중길입니다. - 전주시장 김승수”
이 팻말을 위시하여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나무 기증자들 이름이 쓰여 있는 팻말이 나무 아래 서 있다.
“꿈은 도전할 때 이루어진다.”
“국민 곁에 더 가까이 다가갑니다.”
“가족의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당신을 위해 든든한 국민 생활 파트너 ○○이 함께 합니다.”
“하루하루 세월의 어깨가 쌓인 제품은 결코 변하지 않고 흐름도 타지 않으며 은은히 우리의 눈과 발길을 붙듭니다.”
“이 작은 나무가 커다란 묘목으로 성장하듯 우리 가족의 화목과 건강이 가득하길… 1대 ○○○, 2대 ○○○, 3대 ○○○, 4대 ○○○”라고 쓰여 있고 완산동 연탄집 가족이라고 쓰여 있기도 한다.
“최고보다 최선이 아름다워 보이는 세상을 꿈꾸며…”
“큰 꿈을 가져라. 너의 행동을 낮게 하고 너의 희망은 높게 하라. 큰 꿈을 가지고 성장하여 큰 포부를 가지고 성장하길 바란다.”
손녀 탄생 기념으로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가 공동으로 나무를 기증한 가족도 있다.
꽃심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스물두 명의 이름이 쓰여 있기도 하고 도시재생이네 가족이라고 쓰여 있는 곳에는 43명의 이름이 쓰여 있다. 나무 한 그루 심어놓고 나무의 열매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아래에는 덕진경찰서장과 덕진구청장 이름이 쓰여 있고 아들과 딸들 이름이 여럿 쓰여 있다. 한 가족인 것이다.
“나무는 숲이 되고 우리는 서로의 희망이 된다.”
이 명구처럼 여러 사람들의 정성이 모아져서 전주역 첫마중길은 아름다운 공원이 된 것이다.
이곳 첫마중길 공원에서는 각종 문화 행사가 열린다.

이벤트 행사가 열리고 있는 전주 첫마중길
때로는 노란 우산들이 주욱 펼쳐지며 프리마켓 행사가 열리기도 하는데 각종 생활용품, 건강식품, 의류, 액세서리, 애완용 간식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등장한다. 또 음악소리 요란하게 노래자랑이나 장기 자랑이 펼쳐지기도 한다.
마치 작은 광화문 광장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전주역에서 출발한 첫마중길은 명주골 사거리에서 멈춘다. 이곳에 오면 토끼들이 놀고 있는 토끼 공원이 있다. 이곳에서 둥글게 공원길이 끝난다. 다시 돌아서 가면서 올 때에 보지 못하였던 풍경을 구경하면 된다.
이런 곳이 있는 줄 알았으면 나도 헌수를 할 걸 그랬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주의 첫마중길을 아름답게 꾸미는 일이라면 기꺼이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주는 한국 제일의 관광도시요 인심이 후한 도시가 되었다.
전주를 관광하는 사람들은 일부러 시간을 내어 전주역 첫마중길을 꼭 한 번 둘러보고 갈 것을 권해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