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구할 일념으로 총을 잡은 전몰 학도 지원병
한국전쟁은 우리 민족의 전쟁사에서 가장 치열하고 비참한 전쟁이었다.
40여 년을 일제의 탄압 속에서 모질게 살아온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직 나라의 법과 질서를 비롯한 기강마저 세우지 못하고 있을 때에 어이없게도 우리끼리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치러야 했으니 기가 막힐 일이었다.
그런 와중에 국가의 힘으로는 적을 막아낼 수 없게 되자 국민들이 자원하여 적을 막기 위하여 전선으로 달려갔으니 참으로 거룩하고 장한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
그중에 학도병이 있었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던 학생들이 조국의 위기를 보다 못해 전쟁터로 달려갔던 사람들이다. 훈련된 군인들도 열악한 무기로 제대로 싸울 수가 없었던 당시에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학도병들은 의기 하나만으로 적을 향하여 달려 나갔던 사람들이다. 그들이야말로 의인이요 애국자들이다.
기린봉 밑에 자리 잡은 전주 노송동의 전주제일고 교정에는 한국전쟁 때 학도병으로 나가 전사한 모교의 학도병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달래기 위한 충혼탑이 서 있다. 본관 서쪽 정원에 서 있는 이 충혼탑은 당시 전주상업고등학교 학생의 신분으로 학도병으로 나가 전사한 이효석 등 22명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하여 ‘전상 충혼탑 건립위원회’가 2000년 2월에 세운 것이다.

전주제일고 교정에 세워진 학교 상징탑과 충혼탑
충혼탑(忠魂塔)
- 6‧25 참전 전몰 학도 용사 영전에 -
감쪽같이 밀어닥친 붉은 무리 쳐부수어 막으시려고 조국 구할 일편단심으로 낙동 ‧ 안강 ‧ 마부동 전투에서 불꽃으로 지시었다. 반세길 허공을 맴돌으신 꽃다운 불멸의 충혼!
동창의 뜻을 모아 이제야 빛나는 공훈을 돌탑에 새겨 모교 교정에 모시오니 못다 푼 배움의 원을 해마다 무궁화 꽃망울로 피우소서.
구름재 박병순 짓고 별뫼 정운염 쓰다.
- 전몰학도 지원병 -
이효석, 이석민, 허풍규, 김형기, 이화형, 배병수, 김찬영, 원두생, 주영진, 서장열, 허점철, 김남주, 이시우, 유재옥, 박창규, 김종진, 김락구, 오종환, 장명철, 심종열, 백찬종, 김범찬
전주제일고 정원에 세워진 본교 출신 학도병의 넋을 달래기 위한 충혼탑
충혼탑 뒷면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다.
“전주상업고등학교 재학 중 6‧25,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조국과 민족을 위해 장렬히 산화한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이들의 충절을 영원히 기리며 계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교 교정에 이 탑을 세운다.
2000년 2월 일
전상 충혼탑 건립위원회
발기인 이양구 외 8명, 학교장 박승기, 협찬인 전정구 외 30명
전국적으로 많은 학교에 학도병들이 있었다. 노태우 대통령은 한국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지원하여 헌병학교에 입교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학도병들의 애국정신을 기억하고 기리고자 하여 충혼탑이나 기념비를 만들어 놓은 학교는 많지 않다.
경상남도 진해중‧고등학교에 학도병 참전비가 서 있고 이것을 소재로 영화 ‘잊혀진 영웅들’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특별한 것은 여성 학도병들도 있었다.
여성이라고 하여 조국의 위기를 앉아서 보기만 할 수 없다는 의기로 학도병에 지원한 여성 학도병이 2,400명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그중에서 600여 명은 간호업무나 행정업무가 아닌 총을 잡은 군인으로 활약을 하였다고 한다.
학도병!
그들의 국가를 위한 충성스러운 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선구자요 영웅이다. 국가보다는 개인 이기주의가 팽배한 요즘 학생들에게 학도병들의 이야기는 살아 있는 애국심 교재요 큰 교훈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