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덩어리를 파묻은 여인

금덩이보다 더 좋은 것을 잃어서는 안 된다

작성일 : 2023-01-14 05:37 수정일 : 2023-01-16 08:46 작성자 : 이용만 기자

 

 

 

조선시대에 어느 여인이 집을 사서 이사를 했다.

남편을 일찍 여의고 두 아들을 데리고 있었는데 아들이 서당에 갈 나이가 되어 서당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온 곳이다.

 

비가 내리는 어느 여름날이었다. 두 아들은 서당에 가고 여인이 마루에 앉아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고 있었다.

“쪼르륵 톡!”

그런데 잠시 후부터 빗방울 소리가 이상하게 들렸다.
“쪼르륵 텅!”

무언가 금속에 닿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여인은 호미를 가지고 와서 처마 밑을 파보았다.

뜻밖에도 주먹만 한 황금덩어리가 나오는 것이었다.

여인은 깜짝 놀라 황금덩어리를 다시 묻었다. 그리고 서둘러 다음 날 이사를 가버렸다.

 

그 집으로 새로 이사를 온 사람도 남편 없이 혼자서 두 아들을 키우는 사람이었다. 그 여인도 비 오는 날 마루에 앉아 있다가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들었다.

“쪼르륵 텅!”

여인도 호미를 가져다가 처마 밑을 파보았다. 그리고 금덩이를 찾아내었다. 여인은 그 금덩이를 팔아 집을 크게 짓고 논밭을 사서 잘 먹고 잘 살게 되었다.

 

세월이 흘렀다.

처음 금덩이를 발견한 여인은 두 아들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여 과거에 급제하고 높은 벼슬을 하게 되었다.

어느 날, 옛 생각이 나서 어머니를 모시고 전에 살던 집을 찾아가 보게 되었다. 전에 자기들이 살던 집에 큰 집이 들어서 있었다. 그런데 집을 건수를 하지 않아 허술하기 이를 데 없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마당에 풀이 수북하고 빈집처럼 보였다. 그런데 안방에서 사람의 기척이 들렸다. 주인을 부르니 병색이 완연한 노인이 나왔다. 자기들에게서 집을 샀던 사람이었다.

어찌 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금덩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 금덩이를 팔아 집을 새로 짓고 논밭을 사서 부자가 되었는데 두 아들이 그때부터 공부를 하지 않고 술 마시고 노름판을 드나들더니 병이 들어 일찍 죽고 말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노인 혼자서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두 아들에게 언뜻 스쳐가는 일이 있었다.

갑자기 어머니가 서둘러 이사를 갔던 일이었다.

“어머니, 그때 어머니께서 금덩이를 발견했던 것 아니었던가요?”

어머니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글쎄다.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황금덩어리보다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여인이었다. 그래서 그 아들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었고 훌륭한 인재가 되었던 것이다.

 

황금덩어리에 대한 이야기는 또 있다.

의좋은 형제가 길을 가다가 황금덩어리 한 개를 주웠다. 형제는 그것을 사이좋게 나누어 가지기로 하였다. 그런데 그 후로 형제는 입을 굳게 다물고 말을 하지 않았다. 혼자 가다가 주웠더라면 금덩이가 자기 것이었을 것인데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얼마 후 형이 말을 꺼냈다.

“아우야, 그 금덩어리 도로 제자리에 갖다 놓고 오자.”

“예, 형님 그렇게 하십시다.”

형제는 금덩이를 제자리에 갖다 놓고서야 마음이 개운해졌다.

 

 

 

우리 고장 남원에도 착한 아내가 찾아낸 금덩어리 이야기가 있다.

가난한 아내가 밭에서 일을 하다가 금덩어리를 찾아냈다. 남편이 서울 가서 팔아서 돈 백 냥을 가지고 오다가 백 냥을 못 갚아 물에 뛰어들려는 남편을 말리는 아내의 딱한 사정을 알고 그 돈을 주어버렸다.

장마철에 잠시 쉬어가던 스님이 어느 대밭에 가보라 하여 그곳에 가보니 칠성당을 모시고 돈 백 냥을 준 사람을 만나게 해달라고 빌고 있었다. 그 집에서 많은 재산을 나누어 주어 잘 살았다는 이야기다.

 

황금보다 더 좋은 것을 잃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흔히들 꿈은 반대라고 하는데 금덩어리에 대한 꿈은 그대로 나타난다. 꿈에 금덩어리를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 재물이 들어오고 시험에 합격하고 아들을 낳을 태몽이 되기도 한다. 금덩어리와 색깔이 비슷한 똥 꿈도 덩달아 길몽이다.

 

부귀영화(富貴榮華)라는 말이 있다. 돈이 명예보다 먼저 나온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돈이란 꼭 필요한 것이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은 필수 조건이다. 그렇지만 돈이 전부는 아니다. 그리고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한지도 한계가 없다.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돈이 사람을 타락시키는 요물이 되기도 한다. 친구를 속이고 배반하며 부모형제도 몰라본다. 황금덩어리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자라나는 자녀들에게만은 황금덩어리 보다 더 좋은 것을 잃지 않도록 제대로 가르쳐야 할 것이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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