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Wind. Zoe Akins (1886-1958)
I Am the Wind
Zoe Akins (1886-1958)
I am the wind that wavers,
You are the certain land;
I am the shadow that passes
Over the sand.
I am the leaf that quivers,
You, the unshaken tree;
You are the stars that are steadfast,
I am the sea.
You are the light eternal―
Like a torch I shall die.
You are the surge of deep music,
I but a cry!
나는 바람입니다.
조이 에이킨즈
나는 흔들거리는 바람이고,
당신은 굳건한 대지입니다.
나는 모래 위를 스쳐 지나가는
그림자입니다.
나는 떨리는 나뭇잎이고,
당신은 흔들리지 않는 나무입니다.
당신은 결코 변하지 않는 별이고,
나는 바다입니다.
당신은 영원한 빛이고,
나는 횃불처럼 스러지게 됩니다.
당신은 깊은 음악의 파동이고,
나는 고작해야 외마디 외치는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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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당신”과의 다양한 대조를 통해서 이 시는 그 의미를 찾을 수가 있습니다. 우선 나는 흔들거리는 바람으로 소개되며, 그와는 대조적으로 당신은 확고부동한 대지로 표현됩니다. 바람의 존재는 대지에 전적으로 의존합니다. 이어서 대지는 모래로 구체화되며 바람은 그 실체가 불분명한 그림자로 더욱 희미해집니다. 바람은 변화무쌍하며 항상 다른 존재에 의존적입니다. 우리가 바람의 존재를 알 수 있는 것은 나뭇잎이 흔들리거나 흙먼지가 부옇게 날리는 것을 통해서입니다.
두번째 시연에서 바람의 흔들림은 더욱 분명한 이미지로 떨리는 나뭇잎으로 묘사됩니다. 그에 반해서 당신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 나무로 표현됩니다. 나뭇잎과 나무의 관계는 서로 대조적이긴 하지만, 반대로 아주 밀접하기도 합니다. 서로는 서로를 필요로 하고 어느 한 쪽이 없으면 쓸쓸하거나 죽어가게 됩니다. 물론 타격이 더 큰 쪽은 나무보다는 나뭇잎일 것입니다. 그만큼 나의 존재는 당신에게 온 몸을 맡기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나와 당신의 관계는 별과 바다의 관계로 변합니다. 별은 먼 하늘에서 반짝거리며 지상의 존재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라면, 바다는 시시각각 변하며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불안한 존재로 묘사됩니다.
마지막 연에서는 빛과 소리의 대조를 통해서 당신과 나의 차이와 거리를 다시 설정합니다. 당신은 영원한 빛으로 묘사된 것에 반해서 나는 언제 꺼질지 모르는 횃불로 표현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신은 깊은 음악의 파동이지만 그것에 비해서 나는 보잘 것 없는 외마디 외침 소리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그 외침 소리는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간절하고 절실한 나만의 표현 방식이라는 것이 이 시의 마지막의 소리이며, 그 소리는 느낌표로 강조됩니다.
이 시에서 당신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연을 향한 인간의 겸허하고 순수한 마음가짐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고, 또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을 향해서 진솔하게 숭배하는 마음을 다양한 자연 환경의 묘사를 통해서 그려낸 것으로 볼 수도 있고, 자신의 깊은 신앙의 대상인 절대자를 향한 믿음의 표현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하나에만 “나”와 “당신”의 관계를 한정시키는 것은 이 시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제한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가능성을 모두 동원하여 시를 읽는 것이 이 시의 의미를 확장시키는 것입니다.
한용운 시인도 「군말」이란 시에서 “님”의 존재를 한정시키는 것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경계하면서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모든 것은 님이라고 강조합니다.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 중생(衆生)이 석가(釋迦)의 님이라면 철학(哲學)은 칸트의 님이다 장미화(薔薇花)의 님이 봄비라면 마시니의 님은 이태리(伊太利)다. 님은 내가 사랑할 뿐 아니라 나를 사랑하나니라”
그림: 김 분임
갈거 계곡 53.0 x 40.9 Watercolor on pa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