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봄맞이 모임

2월 초하루 ‘오수글모임’ 개강식

작성일 : 2023-02-01 21:49 수정일 : 2023-02-02 08:48 작성자 : 이용만 기자

 

 

 

봄을 오래 동안 기다려온 사람은 입춘이 오면 봄이라 부르고 5월 31에도 아직은 봄이라 말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먼저 봄을 기다려온 사람들이 있다. 봄이 시작되는 입춘을 미리 맞이하자는 것이다.

그 사람들이 바로 ‘오수글모임’ 회원들이다. 2월 4일이 입춘인데 입춘이 들어 있는 달인 2월 초하룻날 벌써 봄맞이 모임을 가졌다.

2023년 올해 첫 모임을 시작한 것이다. 

‘오수글모임’은 지금부터 5년 전인 2017년 3월 8일 임실군립도서관이 있던 오수 도서관에서 어르신 글쓰기 강좌에서 수강생으로 만난 사람들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짝수 달 첫 수요일이면 만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그날이 오면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만사 제켜두고 글 모임에 참석한다.

모임 장소는 임실치즈테마파크 파크방이다. 여기는 오수글모임 회원인 엄난희 선생님이 전통예절을 가르치는 곳이다.

 

파크방에 들어서면 한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겨온다. 사방을 전통 기구와 물건들로 장식을 했고 예쁜 방석에 앉게 하며 전통차를 대접한다. 차를 한 잔 마시고 고개를 들면 차에 대한 글을 적은 족자가 눈에 들어온다.

다연 김덕귀 서예가가 쓴 글씨다.

 

“한 잔의 차는 한 조각 마음에서 나왔으니

한 조각 마음에 한 잔의 차가 있네.

마땅히 한 잔의 차 맛을 보면

한 맛에 무량한 즐거움을 얻는다네.”

 

“꽃은 꽃 그대로가 아름답다.

너도 너 그대로가 아름다움인데

왜 다른 사람에게서

너를 찾으려 하는가.”

 

“첫 잔을 마시면 목과 입술이 적시고

두 잔을 마시면 외로움과 고민이 부서지며

석 잔을 마시면 차 기운이 마른 창자를 찾아가서 입에서 시 오천 수 술술 풀리고

넉 잔을 마시면 몸에서 가벼운 땀이 나서 평생의 고단함 땀구멍으로 모두 흩어지네.

다섯 잔을 마시면 뼈와 살이 맑아지고

여섯 잔을 마시면 신선과 통하게 되며

일곱 잔은 미처 다 마시기 전에 겨드랑이에서 솔솔 바람이 이는 것을 느낀다네.

신선 사는 봉래산 어디 있는가.”

 

오늘은 남원시 대강면 출신 계정화의 시, ‘내 고향 대강 가는 길’을 낭송하고 감상하였다.

이 시는 ‘오수글모임’ 회원 중 한 사람이 이 시를 감상하다가 감정이 북받쳐서 강의실을 뛰쳐나갔던 작품이기도 하였다.

 

“그곳에

나의 그리움, 사랑, 아픔, 연민 묻어두고

돌아 돌아 나올 적에

울며 울며 뒤돌아보던

내 고향 대강 가는 길”

 

 

‘오수글모임’ 사람들은 지난번 만나고 이번에 다시 만나는 두 달 동안을 한 세월이라 부른다. 그 한 세월 동안에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장소를 제공한 엄난희 선생부터 시작된 2달 동안의 세월 이야기는 다양하면서도 진지하게 펼쳐져 나갔다.

자기가 만들어놓은 예절방에서 낮에만 근무하고 밤에는 비워놓기가 미안하여 때로는 그곳에 가서 밤을 새우기도 한다고도 하였고, 강아지 3마리가 새로 태어나 이름을 해, 달, 별이라 이름 지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남편이 감추어둔 묵은 편지들을 정리하다가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며 내가 사는 동네 이야기를 중심으로 엮어지는 공정관광 사업을 바쁘게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동안 살던 곳에서 좋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서 살게 되니 너무 감사하다는 이야기도 했으며 남자들은 좋은 말로 달래면 말을 잘 듣는다는 비결을 말하기도 하였다.

자작시 가시나무새를 낭송하고 그 시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으며 그동안 혼자 외롭게 지내다가 마을회관에 나가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놀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번 설에 자식들이 다 모여 온 가족들이 화기애애한 설 명절을 잘 보냈는데 용돈도 많이 받고 세뱃돈도 많이 나갔다는 사람도 있었다.

또 날씨가 너무 추워서 집안에만 있었더니 몸이 쇠약해진 것 같아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사람도 있었고, 몸이 아파 서울을 네 번이나 다녀왔는데 남편이 집안일을 다해주어서 너무도 고마웠다고도 했다.

오늘 처음 나온 황희정 회원은 이금례 회원이 이곳에 가자고 했는데 오늘 복지관에서 행사가 있어서 선물도 준다기에 거기로 가자고 했더니 이금례 회원이 펄쩍 뛰면서 이곳으로 가야 한다기에 얼마나 좋은 곳이면 저럴까 하고 따라왔는데 이곳으로 오기를 잘했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오늘은 임실군 신활력 마을 공동체에서 주관하고 엄난희 선생님이 주최하는 “옳고바른마음으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인성교육을 겸한 전통 예절에 대한 강의가 이루어졌다.

 

‘오수글모임’ 사람들은 오전의 일정을 마치고 치즈테마파크 내의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한 후 다시 파크방에 모여 진하게 우려낸 우리차를 마시며 지나간 이야기에 꽃을 피우기도 하였다.

 

회원들은 다음 모임 때까지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4월 첫 주 수요일인 5일에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며 아쉬운 작별을 하였다.

이들로 인하여 임실치즈테마파크에는 벌써 봄이 오고 있었다.

 

이용만 기자 ym609@hanmail.net
"정확하고 빠른 전라북도 소식으로 지역공동체의 건강한 내일을 위한 건강한 정보를 전달드리겠습니다."
저작권ⓒ '건강한 인터넷 신문' 헬스케어뉴스(http://www.hcnews.or.kr)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봄맞이 #초하루 #오수글모음 #개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