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봄 내음에 괜시리 마음 한 켠이 몽글몽글 부풀어 올라
경상도 상주에 살고 있는 지인부부가 전주에 볼 일이 있어서 오게 되었는데 잠깐 얼굴 보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마침 얼마 전에 아는 분이 한옥마을 너머 벽화 마을에 카페를 개업해서 거기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고 자만벽화 마을로 향했다.
덕분에 올 해 첫 한옥마을 방문은 벽화 마을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한 때는 도시 빈민들이 고달픈 삶을 영위하던 달동네였지만 이제는 한옥마을 필수 관광 코스가 된 벽화 골목으로 유명한 자만마을이다.

자만벽화마을은 한옥마을 주차장에 주차하고 큰 길을 따라 올라가면 마을 아래 도로가에 주차 구역이 마련되어 있고, 버스정류장이 있어 접근성이 편리하다.
자만벽화마을에 도착하니 새롭게 단장한 그림들이 산뜻하다. 벽화 마을로 올라가는 초입 담벼락에 그려진 커다란 용이 구름 속을 힘차게 날고 있는 그림에서 희망찬 기운이 전해져 온다.
조금 올라가니 여자는 보름달에 남자는 초승달에 앉아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벽화는 제목이 무얼까 생각하게 만들어 잠들어 있던 상상력을 깨어나게 해 준다. 이 벽화의 제목은 ‘견우와 직녀’란다.

언덕 배기를 다 오르면 길 왼쪽에 제주 화산돌로 꾸며진 벽과 작은 마당이 있는 아담하고 정감있는 카페가 나오는데 이곳이 약속 장소인 '꿈꾸는 날개'다.
안에 들어서니 하얀 석회바탕에 까만 서까래가 드러난 한옥 천장이 운치있다.
카페 전면에 크게 나 있는 통창으로 멀리 무형문화유산원까지 한옥마을 일대 전경이 한 눈에 다 들어온다.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는데 지인 부부가 오지 않아서 마중을 나갔다. 올라왔던 길과 반대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벽화들을 감상했다.
작년 여름에 왔을 때는 코로나로 폐업 상태에 있었던 카페들이 새 단장을 하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풍경에서 이제 코로나가 다 물러가고 일상이 회복되어가는 것 같아 다행스러운 마음이다.
골목길로 내려가는 길에 샛노란 바탕에 바람에 흔들리는 수양버들 가지가 그려진 그림에서 성큼 다가온 봄 내음이 살포시 느껴져서 괜시리 마음 한 켠이 몽글몽글 부풀어 오른다

강연숙 작가의 ‘고무신, 꽃길을 걷다’는 제목의 벽화는 커다란 꽃잎으로 뒤덮인 담벼락위에 고무신으로 꾸민 액자를 살포시 얹어 놓으니 소박한 고무신이 멋진 예술 작품으로 변신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군단도 있는데 사자의 생뚱맞고 맹한 표정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귀엽다.
지인부부를 만나 카페로 돌아와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잠깐 카페 마당에 나가 사진을 찍었다. 카페이름이 ‘꿈꾸는 날개’여서인지 카페 한 쪽 벽에 커다란 천사날개가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그 아래 서서 사진을 찍으면 마치 어깨 위에 날개가 달린 것처럼 나오는 특수효과를 볼 수 있다.

사진 찍기 놀이를 끝내고 들어오니 카페 사장님이 직접 개발한 피자떡볶이를 만들어 내왔다. 다양한 야채를 베이스로 만든 소스가 중독성 있는 맛이다.
신선한 딸기를 듬뿍 넣어 만든 딸기 라떼 맛도 일품이니 자만벽화마을 오시면 들러서 한 번 맛보시길 추천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