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보 스님이 개창한 일붕선교종(一鵬禪敎宗)
건지산은 전주 시민의 심장이다. 조선시대에는 조선의 심장이었다.
그래서 조경단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참으로 크다. 건지산에는 조경단 외에도 갖가지 의미를 지닌 사적들이 많다. 장덕사도 그중 하나다.
앞산과 뒷산으로 둘러있어 두 개의 산처럼 보이기도 하는 건지산의 뒤쪽 산 서쪽 자락에 작은 절이 하나 있다. 장덕사이다.
장덕사는 특이한 절이다.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종파가 아니라 서경보(1914~1996) 스님이 창건한 “대한불교 일붕선교종(一鵬禪敎宗)”이라는 독특한 종파를 이루고 있다.
일붕선교종을 창건한 서경보 스님은 창건 이념을 “대중 포교를 위해 진력하는 종단”이라고 내세웠다. 그래서 장덕사 절을 창건할 때에도 고도 100m도 안 되는 건지산(99,4m)에 자리를 잡았다. 그것도 시내와 맞닿아 있는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 장덕사는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2가인 오송로 24-29번지다. 송천동에서 건지산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된다. 일반 시민들과 가까이 있기 위해서다.
장덕사 입구에는 이 절을 창건한 일붕 서경보 스님의 흉상이 약천수(藥泉水) 샘물 옆에 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시설과 유물들이 있다. 대웅전을 오르는 돌계단 양쪽에는 아래에는 석등이 있고 위쪽에는 사자상이 있다. 마음을 여미고 경건하게 대웅전을 오르라는 의미일 것이다. 대웅전 뒤쪽으로는 삼신각이 있으며 대형의 미륵불이 서서 장덕사를 찾아온 중생들을 굽어보고 있다. 대웅전 옆에는 부처님을 등에 태운 12 지신 상을 거느린 관세음보살이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대웅전 앞 한쪽에는 종각과 법고가 있는 대종고각이 있다. 그리고 대웅전 앞에는 배불띠기 포대화상이 앉아서 근심 걱정을 놓으라고 웃고 있다.

건지산 서북쪽에 있는 장덕사 대웅전
대웅전 아래 뜰에는 5층 석탑이 있고 세 개의 비석이 서 있다.
하나는 “평화통일 기원탑 일붕시비”이고 “이길상화보살 장덕사 창건공덕비”가 있으며 “장덕사 창건 낭정대선사 공덕비”가 서 있다.
“평화통일 기원탑 일붕시비”에는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일붕 스님의 시가 새겨져 있고 공덕비에는 장덕사를 창건하기 위한 내력들이 적혀 있다.
평화통일 기원탑 일붕시비에는 다음과 같은 시가 적혀 있다.
건지도장 장덕사(乾止道場 將德寺)
지도조국 헌향화(至禱祖國 獻花花)
남북강산 기통일(南北江算 期統一)
평화일월 만민가(平和日月 萬民歌)
그리고 한쪽에는 낭정선심가(朗禎善心歌) 노래비가 있다.
“내 맘에 고향일세. 아~아 여기는 서천제국
건지산 장덕사 내 고향 여기일세.
꽃향기 환류하고 눈 녹아 낙화 지는
해지고 달이 떠도는 법풍(法風)은 끊임없어라.
목탁 소리 산천을 울리고 법 향기 감도는
여기가 고향일세.”
“당신이 오심은 우연이지만 마음을 나눔은 영원입니다.”
정원의 한쪽에 나무판자에 새겨놓은 이 말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장덕사에서는 49제와 천도재를 드리며 평생 위패 모심과 집안 제사 모심도 행하고 있다. 월중행사로는 음력 초하루와 보름에 법회를 가지며 첫째 주 일요일에는 일요법회가 있다.
사람은 작은 몸뚱이 하나 가지고 이 세상에 오지만 정신세계는 우주보다 넓다. 하나의 종파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심오한 깨달음과 각고의 수련과 엄청난 기도가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경지다.
일붕선교종을 세우고 장덕사를 창건한 일붕 서경보 스님의 중생을 향한 마음이 깃들어 있는 건지산 장덕사를 무심히 지나치지 말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