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시로의 초대) 나무들에 대한 꿈, 메어리 올리버

A Dream of Trees, Mary Oliver (1935- )

작성일 : 2023-04-05 05:44 수정일 : 2023-04-05 09:05 작성자 : 정석권 기자

A Dream of Trees

Mary Oliver (1935- )

 

There is a thing in me that dreamed of trees,

A quiet house, some green and modest acres

A little way from every troubling town,

A little way from factories, schools, laments.

I would have time, I thought, and time to spare,

With only streams and birds for company,

To build out of my life a few wild stanzas.

And then it came to me, that so was death,

A little way away from everywhere.

 

There is a thing in me still dreams of trees.

But let it go. Homesick for moderation,

Half the world's artists shrink or fall away.

If any find solution, let him tell it.

Meanwhile I bend my heart toward lamentation

Where, as the times implore our true involvement,

The blades of every crisis point the way.

 

I would it were not so, but so it is.

Who ever made music of a mild day?

 

나무들에 대한 꿈

메어리 올리버

 

내 맘속엔 꿈이 있었지.

소란스러운 모든 도회지에서 얼마간 떨어져 있고

공장, 학교, 탄식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나무들, 조용한 집, 소박한 푸른 마당에 대한 꿈이.

시간을 가져보리라 생각했지. 여유 있는 시간과

오로지 시냇물과 새들만을 벗하는 한가한 시간을 가져

거칠게나마 내 삶에서 우러나온 시 몇 구절 짓고 싶었지.

그러다가 문득 그건 죽음이 아닐까 싶더군.

모든 것으로부터 얼마간씩 떨어져 있는다는 건.

 

지금도 여전히 나무들에 대한 꿈이 내 안에 있어.

하지만 그만 두자. 절제된 삶을 그리워하여

세상의 예술가 절반은 움츠려들거나 멀어져 가고 있어.

누구라도 해결책을 찾은 사람이 있으면 말해보라지.

그동안 난 탄식이 들리는 곳에 내 마음을 쏟겠어.

그곳에선 시대가 우리의 진솔한 참여를 애타게 바라고,

모든 위기의 풀잎들이 저마다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런 걸 어떡해.

화창한 날들의 음악은 도대체 누가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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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의 제목인 “A Dream of Trees”는 물론 “나무들의 꿈”이기보다는 “나무에 대한 꿈”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즉 나무를 갖고자 하는 또는 나무들과 함께 살고 싶은 사람의 꿈이란 말이고, 여기에서 나무는 고통과 번잡함과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난 편안한 생활에 대한 상징으로 쓰였습니다. 아마 그런 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회가 만들어지면서 사람들이 꾸게 되는 꿈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그리스 시대의 장르인 “목가”(Pastoral)는 전원생활의 아름다움과 양치고 피리 부는 목동의 한가로움을 찬미하기 위해 쓰여 진 시이지만, 실은 도시생활의 황폐함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라는 도피적인 성향을 많이 보여줍니다. 실제로 시골에 가서 생활하는 방법을 노래하는 시의 장르를 말하는 “죠직”(Gerogic)도 목가처럼 도피적인 것은 아니지만 목가에서 파생된 장르라고 보여 집니다.

 

  동양에서도 널리 알려진 중국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그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급관리로서 한 달에 쌀 다섯 말 되는 봉급을 타기 위해 윗사람에게 굽실거리는 것이 싫어서 도시를 떠나 시골에 가서 살겠다는 의지를 담은 노래입니다. (“자, 돌아가자. 고향 전원이 황폐해지려 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느냐....”) 그러한 “나물 먹고 물마시고 팔 베게 하는” 생활은 고대, 현대를 불만하고 동, 서양을 막론하고 서로 모여 부대끼며 사는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라도 가져보고 싶은 꿈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이 시는 편안하고 소박한 생활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런 도피적인 생각의 부정적인 면을 드러냅니다. 그런 안빈낙도의 생활은 어떤 면에선 모든 것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는 결핍된 생활일 수도 있다는 것이고, 그건 어떤 면에선 죽음과 같은 생활이라는 의견을 드러냅니다. 항상 우리가 그리는 꿈은 그것이 현실이 되면 오히려 현실보다 더 부족한 것이 많은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닐까 싶군요. 농촌이 좋아서 시골로 집을 옮겼더니 파리에, 모기에, 하루살이에 못 견뎌서 다시 도시로 도망친 사람처럼.

 

  그렇다고 이 시의 화자는 나무에 대한 꿈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거나,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꿈은 그대로 간직하지만, 현실이 두려워서 도피하는 방식이 아닌, 오히려 현실의 어려움과 슬픔에 정면으로 맞서는, 혹은 그 자체를 인정하고 함께 사는 것을 택하는 것이 화자의 자세입니다. 현실을 피해 시골로 가는 것보다, 어떤 의미에선 더욱 긍정적인 자세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시연의 “위기의 풀잎”이라고 번역한 부분의 “blade”는 풀잎도 되지만, “칼날”이라는 뜻도 되니, 그 “위기의 칼날”이 가리키는 곳은 함은 위험하고 중대한 삶의 순간순간을 선택하고 참여해야 한다는 급박한 현실세계를 표현한 듯합니다.

 

  그래서 이 시는 꿈을 꾸는 대로 삶이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인정과 함께 화창한 날들의 음악을 만든 사람이 누구일까, 하는 질문으로 끝을 맺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시를 쓴 사람과 같은 예술가일 것입니다. 어렵고 고통스런 삶을 위로해주는 화창한 날들의 음악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그러나 그건 현실도피적인 죽음과 같은 것이니 다시 창작을 통해서 위기의 풀잎/칼날을 현실의 여러 방향으로 제시해 주는 예술가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 김 분임

여름 노래 53.0 x 40.9 Watercolor on paper 

 

 
정석권 기자 skcheong@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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