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 선생 생가를 찾아서

전형적인 한국식 부잣집 가옥

작성일 : 2023-05-03 22:59 수정일 : 2023-05-04 09:14 작성자 : 이용만 기자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서산마루의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 달이 별과 함께 나오더라

 

달은 넘어가고 별만 서로 속삭인다.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한 어느 게요

잠자코 홀로 서서 별을 헤어보노라

 

가람 이병기 선생의 시조 「별」이다.

 

중‧고등학생 시절, 가람 이병기 선생의 이 시조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교과서에 나와 있던 시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외우고 있는 시 중에 이 시조가 들어 있다.

 

전북을 대표하는 문인이나 학자 중에서 가람 이병기 선생의 위치는 참으로 크다. 그는 한국의 시조를 현대화시켰고 국문학 연구에 크게 공헌하였으며 전북의 인물들을 많이 길러낸 사람이다.

 

그의 생가가 익산시 여산면에 있다.

가람 이병기(1891~1968) 선생은 본이 연안(延安)이며 이곳 익산시 여산면 원수리 마을 진사동에서 태어났다. 그의 생가는 전형적인 한식 건물로 마을 부잣집으로써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이 건물은 1973년에 시도기념물 제6호로 지정되었다.

 

 가람 이병기 선생 생가. 앞쪽에 보이는 건물이 정자인 승운정이다

 

이 생가는 1901년에 지어진 건물로써 안채와 사랑채, 고방채, 정자 등 여러 채의 초가로 이루어져 있다. 안채 뒤에는 광, 안변소, 헛간 등이 있다. 집 입구에는 ‘승운정’이라는 단칸 규모의 작은 모정이 있다. 그리고 작은 연못도 만들어 놓았다. 옆에는 전라북도 기념물 112호로 지정된 오래된 탱자나무가 있다.

 

이 탱자나무는 높이가 5m가 넘으며 지름이 20cm에 이르고 지상 1.6m 지점에서 6개의 큰 가지를 하늘로 벋어 올린 형태를 취하고 있다. 탱자나무로써는 큰 나무다. 수령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이병기 선생의 고조부가 충남 연산에서 이곳으로 내려와 정착할 때에 심어진 나무로 보아 200년 정도로 추정한다.

 

 이병기 선생 생가에 심어져 있는 수령 200살의 탱자나무 

 

그 밖에도 생가에는 이병기 선생 동상과 연혁비와 기념비가 있고 시조 조형물도 있다.

가람 선생은 시조에 대한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 그동안 어렵게 생각했던 시조를 현대적인 감각의 시조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시조 부흥 운동을 일으켰다.

 

이병기 선생의 호는 강의 순우리말인 가람이다. 혹자는 이병기 선생의 호를 ‘嘉藍’이라고 한자로 적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이다. 순수한 우리말이기 때문에 한자가 없다.

 

이병기 선생은 한성사법학교를 졸업한 후 연희전문학교, 보성전문학교에서 강사로 있었으며 중앙대, 서울대, 전북대에서 교수생활을 했다. 특히 한국전쟁 때에 전주로 내려와 전북대학교에 재직하면서 많은 제자들을 길러내었다. 전북문단의 지도자 가운데 이병기 선생의 제자들이 많다. 지금도 이병기 선생이 전북대학교 교수 재직 시절 기거하였던 양사재가 전주한옥마을 향교 부근에 보존되어 있다.

그는 1930년 조선어 철자법 제정위원으로 활동했으며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재야 인문 사학자 천판욱, 그는 가람 선생님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

 

이병기 선생은 술복, 난초복, 제자복을 꼽아 스스로 삼복지인(三福之人)이라고 했다. 그만큼 술을 좋아했고 난초를 좋아했으며 붓글씨 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또 하나 소문난 것은 이병기 선생의 가문에서 빚었다는 ‘호산춘’이 맛 좋은 술로써 유명하다.

 

전북대학교에서는 가람 이병기 전집을 발간 중이다. 2017년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 총 30권 중에서 15권까지 간행을 하였으며 이후 계속하여 발간할 계획이다.

 

 

이용만 기자 ym60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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