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는 책의 도시다.
아울러 도서관의 도시이기도 하다. 가는 곳마다, 골목마다 도서관이 있다.
도서관의 종류도 가지가지이고 모양도 가지가지다.
전주시에는 시에서 운영하는 대형도서관이 ‘전주 시립도서관 꽃심’을 포함하여 12개가 있고 공립 작은도서관이 27개가 있으며 사립 작은도서관이 106개가 있다. 거기에 특성화 도서관이 있다.
특성화도서관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도서관으로써 건지산 숲속도서관, 다가 여행자도서관, 서학 예술마을도서관, 시청 책기둥도서관, 첫마중길 여행자도서관, 학산 숲속시집도서관, 모롱지 작은도서관, 덕진연못 연화정도서관 등이 있다. 거기에 한옥마을 동문길에 “헌책도서관”이 새로 만들어졌다.

전주 헌책도서관 내부의 기증 받은 책들
“전주 헌책도서관”은 2022년 하반기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만들어진 특성화 도서관으로 전주시 완산구 동문길 51번지에 있다.
이곳 동문길은 50년 전까지만 해도 전주의 가장 번화한 거리였고 문화의 거리였다. 각종 빵집과 다방이 있었고 미원탑과 우체국, 공보관까지 이어지는 곳이었다. 그리고 책방이 있었는데 헌책방들이 즐비했다. 부모님께 새 책 값을 타다가 헌책을 사고 남은 돈으로 호야빵을 사먹던 곳이었다. 그때를 돌아보기 위하여 동문길을 찾는 사람들이 지금도 많이 있다.
거기에 헌책 도서관이 생겼다는 것은 의미가 깊은 것이다.
도서관 안으로 들어서면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책 보물찾기 지도”다. 시작점을 출발하면 ‘만화야 섬’이 나온다. 그리고 ‘찬란한 기억섬’ 도 나오고 ‘그때는 반짝반짝’, ‘가슴이 콩닥콩닥’, ‘내 마음이 두근두근’, ‘역사 어린이 영화 원작’, ‘수상작, 추천작’, ‘착한 여행 쉼터’, ‘늘사랑’, ‘관심 집중 코너’를 거쳐 ‘발견의 기쁨섬’에 도착한다.

헌책도서관 입구에는 책 보물찾기 지도가 있다
전에 읽었던 책 중에서 감명을 받은 그 책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이것은 보물인 것이다. 그래서 보물찾기로 안내도를 그려놓은 것이다.
1층 전시실에는 “헌책은 과거와 현재가 만나 미래로 나아가는 다리입니다”라는 표제 아래 기증자 이름과 기증한 책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주시에서는 헌책 도서관을 만들기 위하여 사전에 각계 각지에 도움을 요청하여 많은 사람들이 책을 보내왔다.
‘시대의 명사, 내 인생의 책’ 제1호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대통령도 책을 보내왔다. 문재인 정부의 5년의 기록을 담은 『위대한 국민의 나라』가 있고 사회 미래적인 주제를 다룬 방송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책으로 출간한 『명견만리』도 있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등 10권을 기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증한 헌책들
전주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이창동 감독도 책을 기증하였다. 이창동 감독에게 영화에 대한 영감을 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등 3권을 기증했다.
조수미, 박지성, 김봉연, 한승헌, 설경구, 문소리, 박용만, 조정래, 김훈, 신경숙 등 많은 저명 인사들이 기증한 책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들이 기증한 책은 전시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누구나 열람이 가능하다. 책을 가져다 편안한 독서실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
종류도 소설, 시집, 수필집, 동화책, 칼럼집, 잡지, 만화 등 다양하다. 특히 옛날에 눈에 익었던 만화책을 볼 수 있어서 왈칵 반가운 마음이 든다.
시대별 베스트셀러나 절판된 책도 있고 금서들도 있어서 옛 추억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의 유명 인사들이나 지식인들이 기증한 책들이 있으며 ‘인생을 바꿀 내 인생의 책’도 만날 수 있다.

헌책도서관에 진열된 기증 받은 옛날 책들
2층에 가면 편안히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서대가 있다. 주제별로 벽면서가가 있어 책을 꺼내어 가져다 읽을 수 있다.
지하에는 북콘서트 등이 가능하며 책과 관련된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옥상에는 휴식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밝고 쾌적한 독서실이 있어 전시된 책을 가져다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볼 수 있다. 이곳에서도 여느 도서관과 똑같은 일을 한다. 다만 책이 새 책들이 아니라 헌책들이라는 것이다.
운영 시간도 다른 도서관처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한옥마을이기는 하지만 중심부에서 약간 떨어져 있어서 조용하고 한적한 기분이 든다. 예전 추억이 어려 있는 텔레비전이나 DVD 등의 소품들로 분위기를 내었고 짙은 컬러의 나무 바닥에 동그란 패브릭 방석이 깔려 있어 편안함이 느껴진다. 창이 넓은 통창이어서 햇살이 그대로 들어와 밝고 환하다. 작은 정원도 있어 물소리 바람소리도 들린다.
이곳은 전주성의 동쪽인 동문거리다. 1970년~1980년대에는 헌책방들이 가득하여 헌책방골목이라고도 불렀다. 지금은 헌책방이 딱 2곳만 남았다.
전주는 책의 도시요 도서관의 도시다. 해마다 많은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전주의 도서관을 보기 위해 찾아온다. 새로 리모델링한 널찍한 도서관에 들어오면 문 옆에 카페가 있어 커피의 향이 코를 간지럽게 하는 것도 전주에 있는 도서관의 특징이다.
전주시민은 누구나 자기가 서 있는 곳 어디에서나 10분 정도면 도서관에 닿을 수 있는 곳이 전주다. 길거리마다 골목마다 도서관이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행여 책의 도시, 도서관의 도시인 전주에 살면서 최근에 도서관에 가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부끄러울 일이다. 도서관에서는 책만 읽는 곳이 아니다. 많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지금 당장 나에게 맞는 프로그램이 무엇이 있는지 찾으러 도서관을 향하여 나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