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익산시 금마의 미륵산 산자락에 있는 구룡마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대밭이 있다.
전체 면적이 50,000제곱미터로 대부분이 왕대여서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쭉쭉 벋어 올라가고 있다.

멀리서 바라본 구룡마을 대밭
대밭이라면 담양에 죽녹원이 있고, 울산에 태화강 십리대밭이 있다. 그러나 이 대밭들은 이미 널리 알려져서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라 길이 이리저리 나 있어서 대밭다운 아늑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구룡마을 대밭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 본래의 대밭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에는 이곳에서 생산된 대나무가 5일장으로서는 전국 3대장이었던 강경장을 통하여 전국으로 팔려 나갔다고 한다. 이제는 죽제품의 수요가 많지 않고 그나마 중국에서 대량으로 들어와 국산대의 수요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래서 대밭 관리가 더욱 어렵게 되었다.

우물터가 있는 구룡마을 대밭
구룡마을은 구룡(九龍), 또는 구룡(龜龍)이라고 부른다.
이 마을은 독징이, 독정이, 독점, 국골이라고도 부른다. 마을 한쪽 국골 바위에 구룡동천(龜龍洞天)이라 새겨진 글이 있는데 여기에서 마을 이름이 유래되지 않았나 싶다.
또한 ‘구룡’이라는 발음이 깊은 골짜기인 ‘구렁’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 아닌가도 싶다. 독징이는 도자기 굽는 곳을 말한다. 국골은 굽이가 많은 골짜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어느 것에서 마을 이름을 따왔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구룡마을에는 전주 이 씨 이독진이라는 사람이 처음 이곳에 들어와 터를 잡았다고 한다. 전에는 음력 초사흘이면 용화산 산왕대신에게 산제를 지냈으며 칠월칠석에는 술멕이를 하였으며 기세배 놀이도 하였다.

너무 넓어 길을 잃을까 봐 서 있는 안내판
마을에는 뜬바위가 있는데 두 개의 바위가 포개져 있다. 섣달그믐날 밤에 명주실을 양쪽에서 잡고 지나가면 실이 통과된다 하여 뜬바위라 불렀다고 한다.
구룡마을 대밭은 이러한 마을의 유래를 안고 형성이 된 것이다.
대밭으로써의 원시적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구룡대밭에서는 영화촬영도 여러 번 이루어졌다. 방송 드라마 “추노”와 영화 “최종병기 활”이 대표적이다.
KBS2에서 방영된 드라마 ‘추노’는 조선시대 도망친 노비를 쫓는 노예 사냥꾼 이야기다. 아버지의 죽음이 전 주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믿는 이대길(배우 장혁)이 원수를 쫓아다니는 드라마다. 장혁, 오지호, 이다해, 이종혁 등이 열연을 했다.
2011년 한국 PD대상 TV 부문에서 작품상과 탤런트 상을 획득했다.
‘최종병기 활’은 그동안 전쟁터에서 주역은 못되었던 활이 주역으로 등장한다. 조선 백성 50만 명이 청나라로 끌려갔던 병자호란 때에 역사가 기록하지 못했던 신궁을 등장시켜 청나라 대륙 최고의 활잡이와 대결을 벌인다.
90억 원의 제작비를 들였고 동원된 말이 최다 80 필이었으며 연 400 필의 말이 등장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관객 740만 명을 동원했다.
감독 김한민이 메가폰을 잡았고 박해인, 류승룡, 김무열, 이한위 등이 출연했다. 출연자들이 반년 이상 활쏘기 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드라마나 영화로 성공을 한 두 편이 구룡대밭에서 촬영을 하였다.
대밭 주인을 만나보면 보이는 대밭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숨겨진 이야기도 들을 수 있을 것인데 주인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은 나보다 재야인문 사학자 천판욱 선생이 더 클 것이다. 그는 구룡대밭에 대한 자료를 보내주고 이 넓은 대밭을 관리하는데 얼마나 힘이 들까를 미리부터 걱정하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구룡마을 대밭에 나 있는 산책길
이곳에서는 한여름 밤에는 반딧불을 볼 수 있다. 깨끗한 곳이 아니면 살지 않는 반딧불이여서 이곳이 얼마나 청정한 곳인가를 알 수 있다. 모기에 대한 염려를 각오한다면 한여름 밤의 대밭 체험도 괜찮을 것이다.
이곳에는 깊고 그윽한 대나무 그늘이 있어 밖이 보이지 않으므로 혼자만의 아늑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어렸을 때에 집 뒤에 있었던 대밭으로 들어갔을 때의 신비하고 호젓한 기분을 이곳에서 다시 느낄 수 있다.
소설이나 영화 속에 속에 등장하는 대밭은 이런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