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는 신라가 당나라의 대군을 불러들여 강압적인 힘으로 몰아붙여 망하게 된 나라다. 삼국사기에는 백제가 망할 사유가 여러 가지 나오지만 그것은 핑계 일뿐 한반도의 인구에 비례하여 중국의 월등한 군사적인 힘에 의해 망한 것이다.
그 중추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김유신이다. 그리고 김유신의 사당이 전주에 있다. 그곳이 완산사(完山祠)다.

완산동 용머리 고개 아래에 있는 완산사 입구
어떻게 전주에 김유신의 사당이 세워지게 되었을까?
전주시 완산구 완산동에 있는 완산사(完山祠)는 용머리 고개 아래 있다. 이곳은 신라군을 이끌고 백제로 쳐들어온 김유신 장군이 완산사 자리에서 잠시 머무르다 갔다고 하여 후손들이 사당을 짓고 위패를 모시어 그를 기리고 있는 곳이다.
어찌 보면 이상할 것은 없다. 이성계가 오목대에서 잠시 머물러 간 것을 기념하는 것이나 김유신이 완산사에서 잠시 머물렀다 간 것을 기념하는 것은 같은 의미다. 굳이 이성계는 되고 김유신은 안 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김유신의 후손들이 사당을 짓고 김유신을 기리는 것은 당연하다.
전주에 살면서 김유신 사당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보다 알고 있는 것이 좋은 것 같아 찾아가 보았다.
시내에서 김제, 정읍으로 나가는 길목인 완산교를 지나 용머리 고개를 향하여 잠시 가다 보면 버스 정류장 부근 길가에 가락전북종친회에 대한 표지석이 하나 서 있다. 표지석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 들어가면 길가에 큰 제각이 하나 나오는데 이것이 완산사다.
완산사로 올라가는 계단 옆 길가에 완산사 중건헌성록(重建獻誠錄)과 김용태, 김영배 기념비가 서 있고 그 옆에 김모범 기념비가 서 있다. 오른쪽으로는 조금 높은 곳에 완산사중건기실비(完山祠重建記實碑)가 웅장하게 서 있고 계단 끝에는 일원문(一元門)이 높다랗게 서 있다.

완산사 입구에 서 있는 중건기실비
일원문을 들어서면 숭모문(崇慕門)이 나온다. 안으로 들어서면 강수재(講修齋)가 있다. 그리고 김유신을 공적을 기록한 순충장열흥무대왕비(純忠壯列興武大王碑)와 비각(碑閣)이 있다. 한쪽에 영정각(影幀閣)이 있고 흥무왕묘(興武王廟)가 있다. 흥무대왕은 김유신에게 내린 삼국통일의 공에 대한 보상이다.
김유신(595~673년)은 김해 김 씨 가문으로써 패망한 가야국 사람이다. 가야의 마지막 왕이었던 구형왕의 손자인 왕족이었다. 가야는 신라와 백제 사이애서 49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사직을 유지해 온 나라다.
법흥왕 19년인 532년에 가야의 구형왕이 신라에 항복함으로써 구형왕의 손자인 김유신도 신라 사람이 되었다.
어찌 보면 이방인이다. 그러나 김유신은 화랑에 들어가 맹활약을 한다. 고구려나 백제에 비하여 국력이 약했던 신라는 ‘화랑’이라는 제도를 통하여 인재를 길러내었다. 화랑이라는 말은 ‘꽃처럼 아름다운 남자’라는 뜻이다. 요즘 같으면 아이돌인 것이다.

화랑으로서 최고의 자리에까지 오른 김유신
15세에 화랑이 된 김유신은 화랑 중에서도 뛰어난 화랑으로 활약을 하였다. 후에 태종 무열왕이 된 김춘추와 여동생을 결혼시킴으로써 권력에 접근하였다.
선덕여왕 때에 비담이 난을 일으키자 이를 평정하여 명성을 얻고 승승장구하게 된다. 선덕여왕 이후 진덕여왕이 자식을 낳지 않고 세상을 떠나자 후임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당시 최고 권력기관이었던 화백회의의 결정을 뒤집고 김춘추를 왕으로 추대할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김춘추 무열왕은 자신을 왕으로 추대해 준 김유신에게 고마워했을 것이고 모든 일을 김유신과 상의했을 것이다.
김유신은 무열왕을 도와 삼국통일에 큰 공을 세우게 되었고 승자의 대장군이었던 만큼 전쟁이 끝나고 신라의 재상이 되어 왕에 버금가는 영화를 누렸고 대접도 받았다.
그래서 사후 얻은 명성이 흥무왕(興武王)이었던 것이다.

완산사에 있는 김유신을 기리는 숭모문
김유신은 79세까지 살면서 왕에 못지않은 부귀영화를 누렸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도 김유신에 대해서는 칭찬 일색이다.
그러기에 그가 잠시 머물다간 자리인 완산동 완산사에 김유신의 위패를 모신 것은 후손으로서는 당연하다 할 것이다.
길가 한쪽에 높다랗게 서 있어서 그냥 지나갈 수도 있기는 하지만 용머리 고개를 지나가는 길목에서 한 번쯤 완산사를 눈여겨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