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2023년 7월 10일.
전주초등학교 개교 126년이 되는 날이다.
전주초등학교는 전라북도에서 맨 처음 세워진 학교다.
그때가 1897년 7월 10일이었고 이름은 전북공립소학교였다. 장소도 지금의 이 자리가 아니고 양사재 자리였다.
그 후 1906년에는 이름을 ‘전주공립보통학교’라 했고, 1914년에는 ‘전주제일보통학교’라 했으며 1940년에는 ‘전주상생공립초등학교’라 했다.
해방이 되고 난 1946년에는 ‘전주공립초등학교’라 했으며, 1950년에는 ‘전주초등학교’라 했고 1997년에 지금 부르고 있는 ‘전주초등학교’라 했다.
전주초등학교는 그동안 수많은 이야기들을 간직하면서 긴 세월의 이야기들을 안고 지내온 학교다. 전북을 대표하는 교육기간으로써 많은 일들을 겪었고 많은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있다. 학교 여기 저기 있던 문화적 가치가 있는 유물들이 있었다. 해방후 일제의 잔재라 하여 국립전주박물관을 비롯한 다른 기관으로 이송되어 갔고 남은 것들은 거의 없다.
그런데 한 가지 돌탑만은 지금도 교정 한쪽에 우뚝 솟아 있다. 그것이 “독립기념비(獨立紀念碑)”다. 전면에는 “獨立紀念碑(독립기념비)”라는 전서 형태의 글자가 쓰여 있고 옆면에 ‘단기 4278년 11월 15일’이라는 글자가 한문으로 쓰여 있을 뿐 다른 글자들이 없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알 수는 없다.
추측으로는 당시 교회의 선교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청년결사대가 세운 것이 아닌가 파악되고 있다.
‘독립기념비’라는 글씨를 쓴 사람은 전서의 글씨 형태로 보아 김제 출신 서예가 설송 최규상일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전주초등학교에 세워진 이 독립기념비가 전국 최초의 독립기념비라 한다
“형님, 빅뉴스입니다.”
“뭔데 빅뉴스라는 것인가?”
“최초의 독립기념비가 우리 전라북도에 있답니다. 어디일까요?”
“전주초등학교가 아닐까?”
“땡! 틀렸습니다. 김제 성덕 근방이랍니다.”
큰소리 친 사람은 재야 인문 사학자 천판욱 선생.
그런데 얼마 후 다시 소식이 왔다.
“최초의 독립기념비가 있는 곳이 전주초등학교가 맞답니다.”
그렇다면 당장 달려가 보아야 한다.
전주초등학교 교정에 서 있는 독립기념비.
돌계단 위에 기단을 만들고 별다른 장식이 없고 단순하고 간결하게 네모 기둥으로 만들어진 이 독립기념비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독립기념비라는 것이다.
1945년 8월 15일에 해방이 되고 1948년 8월 15일에 독립을 선포했으니 그 사이 3달이 지났는데 어찌 그때까지 독립기념비를 세울 생각을 못했는지 다소 의심이 가기도 하지만 해방의 들뜬 마음과 혼란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전국에서 처음으로 세워진 독립기념비라니 자랑스럽고 마음 뿌듯하다.
본래 이 자리는 천황 숭배의 자리로 어린 학생들에게 천황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기 위하여 세워진 요배소(遙拜所) 자리였다. 요배소란 거룩한 곳이어서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멀리서 절을 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곳에는 돌로 몇 단의 기단을 쌓고 그 위에 조그만 집의 형태를 갖춘 곳에 일본 천황의 사진을 걸어 놓았다. 그것을 봉안전(奉安殿)이라 했다.
일제는 어린 학생들에게 일본 식민지 국가의 국민으로 세뇌시키기 위하여 교문이 들어서면 이곳을 향하여 손바닥을 세 번 치고 공손하게 절을 하게 하였던 것이다.

전주초등학교에 있는 독립기념비와 요배소 자리에 대한 안내문
일제는 또 다가산 정상에 참배단을 만들어 인근의 학생들을 다가산에 올라가 일본 천황께 참배를 하게하기도 하였다.
해방이 되자 전주초등학교에서는 요배소를 헐고 그 자리에 독립기념비를 세운 것이다. 이것이 전국 최초의 독립기념비가 되었다니 우리 전북 사람들의 투철한 나라 사랑과 독립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증거라 할 것이다.
2015년 5월 14일에 전주초등학교에서는 독립기념비 제막식이 있었다.
전주시에서는 그동안 세월이 흘러가면서 낡고 허름해진 부분을 말끔히 수리하여 다시 제막식을 한 것이다.
아울러 독립기념비 주변에 있던 일제의 정원석이었던 지성원, 대화원, 인애원, 충효원의 4개의 돌은 국립 전주박물관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순창초등학교 교정에는 자그마한 돌비가 하나 서 있다.
거기에 “해방(解放)‘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다. 단순히 해방이라는 글자 외에 아무런 다른 표식이 없어서 이 비를 세운 사람과 시기를 알 수 없고 주변에 보호막도 없이 홀로 서 있지만 해방을 맞이한 감격을 돌에 새긴 것이니 누가 언제 어떻게 세웠는지 알 수 있다면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진 귀한 유물이 아닐까 한다.
전에 전주초등학교에 남아 있던 몇 개의 기념비들은 국립 전주박물관으로 옮겨 갔다.
전국 최초로 세워진 유일한 기념물인 ‘독립기념비’를 잘 관리하고 간수하여 어린이들로 하여금 나라 잃은 설움이 얼마나 큰지 알려주고 나라의 독립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우쳐 주는 교훈적 상징물로 길이 보존하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