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의 도서관은 어디를 가나 입구에서 문을 열고 들어서면 탁 트인 공간에 커피 향이 피어오른다. 도서관을 처음 들어온 사람들은 어리둥절한다. 이곳이 도서관 맞아? 잘못 들어온 게 아냐? 그래서 한참을 두리번거려야 한다.
도서관에는 커피 향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도서관에는 미술관도 자리를 잡고 있다. 미술 작품 전시가 일 년 내내 이어진다. 이름하여 ‘도서관 내 미술관’이다.
무더운 여름을 맞이하여 도서관 안에 시원한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넓은 초원 가운데를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 속에서 코끼리가 물장난을 하고 있다.
이곳은 전주시 금암동에 위치한 금암도서관.
전시회 이름은 “정원-꿈”, 작가는 이용석이다.
작가는 상징적인 색을 이용해 그만의 정원을 만들어 가꾸고 있다. 그가 그리는 자연물들은 보이는 그대로의 실제의 모습이 아니라 그가 만들어낸 세계에서 존재하는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의 세계에서 만들어진 자연의 모습이 세상 밖으로 나오니 신비하고 몽환적이다. 이번 전시회의 그림에는 코끼리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넓은 초원의 한가운데를 흐르는 강물 속에 코끼리가 있다. 작은 코끼리 두어 마리가 초원의 이야기를 리드하고 있다. 달빛이 비치는 숲속에 구불구불 강이 있고 코끼리가 유유히 강물을 따라 걸어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강 밖으로 나와 벌판을 걸어가고 있는 코끼리도 있다.

달빛 속에서 숲 가운데를 흐르는 강을 따라 걷는 코끼리는 환상의 세계다
우리 조상들은 오래전부터 자연의 산수를 통하여 정신을 수양하고 위안을 찾았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연을 바라볼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정원을 만든다. 정원은 일정한 장소에 자연의 모습을 꾸며놓고 인위적으로 자연의 정취를 느껴보는 장소다.
이번에 열리는 전시회는 세속적인 삶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 은거하는 도피처로써 정원을 만들고 자연과의 조화와 순리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융화를 보여주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강을 따라 걷고 있는 코끼리는 희망의 상징이다
화면 전체를 이루고 있는 붉은색은 태양, 따스함, 생명의 에너지를 나타내며 미래의 희망을 상징한다. 그리고 꿈틀거리는 숲은 현실의 불안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담았다.
화면 위에 떠 있는 것은 달인데 힘들고 어려운 현실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주는 희망이요, 이상향이다.
전체적으로 현대인의 불안한 마음을 심리적 상황과 연결하여 이미지화하였으며 구속과 억압에서 벗어나 이상적 공간으로 가고자 하는 열망을 표현하였다.
강 위를 유영하는 코끼리는 신성한 존재, 힘과 행운을 상징하는 종교적인 상징이 아니라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작가 자신과 현대인들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8월 8일(화)부터 9월 3일(일)까지 전시되는 “정원-꿈”은 전날인 9월 2일(토)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작가가 직접 나와 강의를 한다. 강의 제목은 “영혼의 미술관”이다. 알랭 드 보통이 쓴 “영혼의 미술관”을 가지고 강의를 한다. 미술을 통한 치유가 널리 보급되고 있는 요즈음, 이번 강의에서 작가는 치유로서의 미술을 그의 작품 이야기에 곁들여 들려준다고 한다.

현대인의 고민과 번뇌를 안고 걸어가고 있는코끼리
작가 이용석은 홍익대학교 미술학과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원광대학교 미술과 교수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하여 각박해져 가는 현대인들의 삶 속에서 작은 정원을 만들고 잠시의 휴식과 안락을 누릴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